
시드니 대학 연구팀, 단일 원자로 양자 코드 해독 성공
시드니 대학교 나노 과학 기술 연구소의 양자 제어 연구실 과학자들이 단일 원자에 숨겨진 양자 코드를 해독하여, 양자 컴퓨터 개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양자 컴퓨터의 연산 단위인 ‘큐비트’에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양자 논리 게이트를 세계 최초로 시연한 것입니다.
양자 컴퓨터의 난제: 큐비트 오류와 확장성
대규모 양자 컴퓨터를 구축하기 위해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큐비트가 작동 중에 만들어내는 자발적인 오류 문제입니다. 현재 기술로는 유용한 결과물을 생성하는 소수의 ‘논리적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수많은 ‘물리적 큐비트’를 오류 억제용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유용한 논리적 큐비트의 수가 증가할수록 필요한 물리적 큐비트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이러한 확장성 문제는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 제작에 있어 거대한 공학적 악몽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양자 컴퓨팅의 ‘로제타석’, GKP 코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수년간 이론적으로만 제시되어 온 것이 바로 ‘고테스만-키타예프-프레스킬(Gottesman-Kitaev-Preskill, GKP)’ 코드입니다. 이 코드는 양자 컴퓨팅의 ‘로제타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연속적인 양자 진동을 깔끔한 디지털과 유사한 이산 상태로 변환해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오류를 더 쉽게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으며, 논리적 큐비트를 매우 압축적으로 인코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GKP 코드는 효율성을 얻는 대신 복잡성이 매우 높아, 이를 제어하고 실험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극도로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단일 원자의 조화 진동을 이용한 최초의 실험 성공
시드니 대학교 나노 과학 기술 연구소의 시드니 호라이즌 펠로우인 팅레이 탄(Tingrei Tan)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GKP 코드의 복잡성을 극복하고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 결과는 8월 21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게재되었습니다.
연구팀은 ‘폴 트랩’이라는 레이저 기반 장치를 이용해 단일 이터븀(ytterbium) 이온(전하를 띤 원자)을 포획한 후, 이온의 자연적인 조화 진동을 정밀하게 제어하여 GKP 코드를 저장하고, 사상 최초로 이들 사이에 양자 얽힘 게이트를 구현했습니다.
탄 박사는 “우리의 실험은 GKP 큐비트를 위한 보편적 논리 게이트 세트를 최초로 구현했음을 보여주었다”며, “포획된 이온의 자연적인 진동을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개별 GKP 큐비트를 조작하거나 두 개를 얽히게 만들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수십 년간 이론으로만 논의되던 GKP 코드가 실험실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입니다. 이는 단일 원자만을 사용하여 복잡한 양자 논리 게이트를 구동함으로써, 막대한 양의 물리적 큐비트가 필요했던 기존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양자 컴퓨터 기술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