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철수 내막…산은 '잿밥' 관심 두는 사이 GM 본사는 '먹튀'
한국GM 철수 내막…산은 '잿밥' 관심 두는 사이 GM 본사는 '먹튀'
  • 신중한 기자
  • 승인 2018.02.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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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중한 기자]

한국GM 사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단순한 공장 철수에 따른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공장 수용과 한국 정부의 선자구후지원 정책 충돌,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의 제네럴모터스 본사가 경영난을 겪는 한국GM에 대한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오는 5월 말까지 한국GM의 군산공장을 완전히 폐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GM과 한국GM은 5월 말까지 군산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 약 2,000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GM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인도 등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판매가 부진한 곳에서는 잇따라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와중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공장 폐쇄는 힘든 결정이지만 한국에서의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20일 SBS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출시된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는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디자인과 배터리 기술개발에 한국GM이 6,000억 원이나 투자했음에도 한국GM의 로열티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술에 대한 특허권은 미국 본사와 공동 소유하게 되는 경우라 로열티 수입이 늘어나야 하는데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은 입을 굳게 닫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국책은행으로서 기업 구조조정 역할을 맡은 KDB산업은행은 한국GM의 주식 7만706주(지분율 17.0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그런 산은이 이미 지난해 GM이 한국에서 철수할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보유 지분에 대한 '출구전략'에 고심한 것으로 나타났는 의혹이 첫번째다.

산은이 지난해 7월 작성한 '한국지엠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를 보면 산업은행은 "해외시장 철수 단계적 실행, 자체생산 축소, 수입판매 증가, 기타 구조조정 움직임 등 철수 징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 전북 군산시의회 의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지역경제를 파탄시킨다'면서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GM은 지난 2013년 호주를 시작으로 러시아(2014년), 유럽(2017년), 남아프리카공화국(2017년) 등에서 연이어 철수를 결정했다.

산은은 보고서에서 "GM 지분 매각제한이 해제되는 2017년 10월 이후에는 본행도 출구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제반 매각여건 등을 감안해 매각 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적시했다.

하지만 보고서 어디에도 GM 철수에 따른 '후폭풍'을 염려하기보다는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매각이 관심사항이었을 뿐이다.

그런 산은은 지난 2010년 12월 미국 GM 본사와 체결한 '기본합의서'를 토대로 GM이 만약 한국에서 철수해도 독자 생존이 가능할 정도의 약속을 받아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GM이 보유한 기술이 해외에서 사용되면 로열티를 받고, 미국 본사와 공동 개발한 기술에는 공동 소유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과 달리 한국GM 독자기술의 기술 사용료 수익은 80% 가까이 줄었다.

게다가 2012년부터 5년 동안 국내 생산량은 20만 대나 줄었지만, 한국 GM이 미국에 송금한 기술 사용료는 해마다 700억 원대로 비슷했다.

이에 따라 당시 발표와 달리 한국GM에 불리하게 체결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지만, 산은 측은 비밀유지 협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입을 다물고 있는 것.

이런 와중에 GM의 배리 엥글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이동걸 산은 회장을 만나 한국GM에 대한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영이 어려워져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기정화된 사실을 내세웠다.

이에 정부는 한국GM 지원 여부는 경영 실사 결과를 토대로 원칙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범정부 TF 구성과 특단의 대책을 주문했다.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도 "GM이 중ㆍ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가져와야 한다"며 "한국GM에 대한 정부 지원 가능성과 관련해 GM이 그 동안 불투명했던 경영에 대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GM은 호주에서는 1조7,000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받고도 공장을 폐쇄한 만큼 정부는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다.

한국에서도 GM 본사는 한국GM에 빌려준 자금 중 지난달 만기 도래한 3억8,000만 달러(약 4,000억 원)를 회수한 점을 꼽을 수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M 본사는 자금난에 빠져 있는 한국GM의 대주주로서 자금지원을 해줘야 할 상황에 오히려 대출을 회수한 셈이다. 한국GM은 지속적인 손실로 지난해 1분기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는 상태다.

한국GM은 3억8,000만 달러의 상환을 위해 산은에 대출을 요청했지만 산은이 이에 응하지 않자 GM 본사는 한국GM으로부터 3억8,000만 달러를 회수하고 원화대출금 7,220억 원의 만기는 2월말까지 1개월 연장했다.

또 정부 측과 GM 간 협상이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한 보상은 세계무역기구 규범에 맞춰봐야 한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에 따라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집단인 GM이 조금이라도 손해를 보면 당연히 한국 시장을 버릴 것으로 생각한다는 분석이다.

정부 지원을 전제로 경영 계획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GM이 가지고 나올 내용을 봐야 한다며 GM이 어떤 카드를 갖고 올지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배리 엥글 사장이 조만간 다시 방한해 정부 당국자를 면담할 예정이다. 군산공장 폐쇄 결정 발표 후 첫 방한이어서 GM측의 구체적인 제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편, 정치권에도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GM의 일방적인 군산공장 폐쇄는 자신들의 경영부실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는 천박한 경영행태”라고 지적했다.

노 원내대표는 한국GM의 경영사정 악화에 대해 GM본사의 유럽시장 철수에 따른 한국GM의 수출물량 감소와 국내용 신차생산 부재에 따른 내수부진 등 GM본사의 경영전략을 이유로 꼽았다.

또한 한국GM의 부채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은 2012년~2013년 주주들에게 기존 투자금을 반환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반조립차의 이전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는 의혹, GM본사로부터 차입금을 들여오면서 고율의 이자를 지급해온 경영행태의 문제점, R&D 투자금의 비용처리문제점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고 있는 만큼 한국GM의 이러한 경영행태에 대해 정부차원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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