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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은 다 그런가?...DB 김준기 이어 금호아시아나 박삼구까지
전은솔 기자  |  dailie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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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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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전은솔 기자

#미투(Me Too)라는 이름으로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사람들은 '반짝' 관심을 보이다가, 어느덧 시간이 지나면 기억은 잊혀진다. 피해 당사자들의 삶은 계속되고 가해자들 역시 ‘사과’를 방패삼아 시간의 무게로 눌러버린다.

김준기 DB그룹 회장, 여비서 '상습 성추행' 추문 논란

지난해 9월 김준기 DB그룹(전 동부그룹) 회장이 자신의 30대 여비서를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당시 과거 사실에 대한 그 동안 감춰진 진실과 왜 뒤늦게 고소사건이 터졌나에 대한 의혹 등에 대해 주목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회장으로부터 상습 성추행 당했다는 김 회장 비서 A씨의 고소를 접수했고, A씨는 비서로 3년간 재직하는 동안 김 회장이 지난 2월부터 7월까지 약 6개월에 걸쳐 수십 차례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는 등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말 회사를 나와 김 회장이 사무실에서 자신의 몸을 만지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 증거자료를 고소장과 함께 제출하면서 경찰은 피해자 진술 확보와 A씨가 제출한 김 회장의 추행 영상과 녹취록 등 증거를 분석했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김 회장은 이틀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전 회장은 지난해 10∼11월 경찰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신병 치료 때문에 미국에 머물고 있어 출석하기 곤란하다”며 응하지 않았다.

이어 경찰은 계속된 출석 요구에 불응한 김 전 회장의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회장은 본안 소송과 함께 외교부 처분의 효력을 중단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냈지만 지난달 법원에서 기각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외교부로부터 여권이 무효화 됐다는 회신을 받았다. 김 전 회장은 미국 비자가 만료되는 지난달 말까지 귀국하지 않는다면 불법체류자가 됐다.

아울러 동부그룹 측 관계자 "의도적으로 성추행ㆍ성희롱으로 몰아가기 위해서 사적으로 주고받은 대화의 특정 부분만 끊어서 전체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김 전 회장의 불법체류자 신세를 감안하면 신빙성은 떨어진다.

이어지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氣 받으러 왔다"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승무원 성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최근 직장인들의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박 회장이 거의 매달 첫째주 목요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찾아 여승무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이들을 껴안거나 손을 주무르는 행동을 했다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특히 파트장이나 본부장 등 아시아나항공 관리자들은 박 회장이 승무원들을 향해 양팔을 벌리면 ‘달려가 안겨야 한다’고 교육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이외에도 연례 가을행사인 '아시아나 플라자'에서도 승무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는 등 장기자랑에 동원됐으며, 매년 1월 열리는 등산 행사에서도 박 회장이 음식점 별채에서 여승무원들에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건네는 행위를 지속하면서 승무원들을 성희롱 피해에 노출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 측은 "일부 승무원들의 불만 섞인 말이다. 순수한 '직원 격려 행사' 자리에 승무원들은 박 회장과 악수와 포옹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인데 그 의미가 퇴색돼 안타깝다"고 에둘러 정리했다.

하지만 익명게시판에 '나도 당했다'는 글은 100여건이 넘었고, 박 회장의 여승무원 성희롱에 대한 고용노동부 민원제기 운동을 시작한다는 제목의 글에는 벌써 3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은 "결국 터질 것이 터졌다"며 “여성 노동자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 경영진은 쇄신하라”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7일 금호아시아나 30주년 행사자리에서 김수천 사장은 "회사와 경영 측에서 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더 깊게 살펴볼 계획이다.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했을 뿐이다.

그러다가 닷새 후인 12일박 회장은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 여승무원 신체접촉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트라넷에 회사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글을 올리며 "전적으로 내 불찰이고 책임”이라면서 “불편함을 겪은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틀 후 퇴진한 DB그룹 김 전 회장과는 좀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회피 보다는 인정하고 사과하는 쪽을 선택했다.

박 회장은 "매월 첫째 주 목요일 타운을 방문해 새벽에 출근하는 승무원들과 타운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교육받고 있는 훈련생을 만났다"며 "승무원은 비행 전 브리핑 룸 외에는 만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많은 직원을 만날 수 있는 오전 6시 40분경을 방문 시간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보도를 보면서 나의 타운 방문으로 비행 준비에 불편함과 마음의 불편함을 입은 직원이 있었다는 것은 전적으로 나의 불찰이고 책임"이라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검찰 내 성범죄 피해 사실을 폭로해 파장이 이어지면서 우리 사회가 어떤 잣대로 이 문제를 다룰 지에 대해 지켜봐야 하느냐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성범죄 피해사실을 알리는 여성에 대해 습관적으로 '꽃뱀이냐 아니냐' 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했다. 꽃뱀 프레임은 가해자들이 선호하는 기법이라고 한다.

DB그룹 김준기 전 회장이 그러했고 대다수의 한국사회 지도층은 성추문 논란이 커질수록 피해여성이 유독 부끄러워하고 심적 부담을 강조하고 있다. 물론 '꽃뱀'으로 불리는 여성에게 피해를 보는 사례도 분명 있다. 하지만 그 문제는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따지면 그만이다.

금호아시아나의 한 여직원은 "미투 운동을 계기로 그동안 부당하다고 느꼈지만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똑바로 평가하고, 조직문화를 건강하게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모든 회장들이 이와 같은 구설수에 휘둘리지 않는 것처럼, 각별한 관심으로 회사의 이미지마저 추락시켜 노동자들은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오너 리스크'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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