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미래 범죄에 용기는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간절함"
서지현 검사…"미래 범죄에 용기는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간절함"
  • 강수연 기자
  • 승인 2018.02.05 0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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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보다 인맥인 '적폐', 징계ㆍ처벌 불가 가닥…부당 인사만 직권남용 혐의

[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창원지검 통영지청 소속 서지현 검사가 지난 2010년 당시 안태근 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검찰 안팎으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서 검사는 지난달 29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e-Pros)에 "과거 법무부 간부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지난 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서 검사는 이프로스에 이런 글을 적으면서 "미래의 범죄에 용기는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간절함으로, 이렇게 힘겹게 글을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4일 서울동부지검에 꾸려진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피해 회복 조사단'은 서 검사를 상대로 검찰 내 성추행 및 은폐, 인사 불이익 등 의혹과 관련한 당사자 진술을 들었다.

조사단은 향후 사건 관계자들을 차례로 불러 사실관계를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다.

서 검사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과 만나 "모든 것을 사실대로 진술했다"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자유롭게 앞으로 나오고, 미래의 가해자들이 없어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서 검사가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직접 출석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밤 9시 20분께까지 11시간 넘게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서 검사의 폭로로 파문이 확산되자 서울동부지검장인 조희진 검사장을 단장으로 한 조사단을 구성해 서 검사 사건을 비롯한 검찰 전반의 성범죄 사건 실태 조사 및 진상 규명에 착수했다.

조사단에는 성폭력 분야의 공인 전문검사와 감찰본부 연구관 등이 참여했다. 부단장은 박현주 부장검사가 맡았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조사단은 서 검사로부터 청취한 상세한 피해 주장을 토대로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검사들이나 법무부 직원 등 주변 목격자들을 차례로 부를 계획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안 전 기획단장은 물론 이귀남 전 법무부장관과 사건 은폐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최교일 의원(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8년 전 사건이라 가해자에 대한 징계나 처벌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성추행 혐의는 이미 고소 기간 1년이 지나 가해자로 지목된 안 전 단장을 고소할 수 없다.

지난 2013년 6월 법령 개정으로 피해자가 고소해야만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가 폐지됐지만, 그 이전에 일어난 사건은 친고죄로 고소 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에 사건 발생일 1년 후인 2011년 10월29일까지만 고소를 할 수 있어 '공소권 없음' 처분이 된다.

또 안 전 단장이 지난해 이른바 법무부 감찰국장으로서 '돈봉투 만찬 사건'에 연루돼 면직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부 징계도 불가능하다.

다만 서 검사에 대해 실제 부당 인사가 있었는지에 따라 인사에 관여한 관련자들에게 직권남용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직권남용 혐의는 인사 불이익 시점을 기점으로 공소시효가 7년이다.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인사 불이익을 줬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인사권자의 '재량' 영역도 있기 때문에 해당 인사 발령이 검찰 내에서 통상적으로 부당하다고 인지되는 이례적 인사라거나 찍어내기 인사라는 등의 객관적 증거가 입증돼야 한다.

한편, 서 검사의 이프로스 글에 따르면 2010년 10월 30일 서울북부지검 소속 당시 한 장례식장에서 이귀남 당시 법무부장관을 수행했던 안 전 단장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서 검사의 허리와 엉덩이를 감싸안고 수차례 만지는 심각한 추행을 벌였다는 것이다.

그로부터 약 두 달이 지난 같은 해 12월께 서 검사는 당시 법무부에서 근무하던 임은정 검사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았다. 임 검사는 서 검사에게 "장례식장에서 안태근 단장이 모 여검사를 추행했다는 제보가 있으니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서 검사는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소속청인 북부지검 간부 등과 상의한 결과 안 전 단장의 사과를 받기로 했지만 안 전 단장은 아무런 연락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임 검사가 당시 최교일 검찰국장에게 불려가 "당사자가 문제삼지 않겠다는데 네가 왜 들쑤시고 다니냐"는 질책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들렸고, 이후 부당한 사무감사와 검찰총장 경고 결과 2015년 8월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등 인사 불이익을 겪었다는 게 서 검사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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