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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과 역사의 한 때 '1987'에 대한 생각
신상인 기자  |  dailie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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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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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신상인 기자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보수가 전두환 정권 당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영화 '1987'을 보고 눈물을 흘린 사실을 언급하며 문재인 정부가 이를 독점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전두환 정권에서 일어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실상을 밝히는 데 다름 아닌 '전두환 정권'이 가장 큰 힘을 보탰다는 이야기 때문에 영화관을 쫓아갔다. 눈물이 나고 화가 났다. 왜 일까?

필자가 386세대에 대한 지분이 있어서도 아니다. 최소한의 시대공감일뿐이다.

곽 의원 말대로 보수가 영화 '1987'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는 주장은 자유한국당(전신인 민주자유당(민자당), 새누리당) 관계자들이 연루가 확인된다.

그러나 그것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3당 합당 때문이다.

박종철이 죽음으로 지킨 박종운은 2000년 새누리당에 입당해 총선에 3번 출마했다. 독재타도를 부르짖다가 후배 박종철을 잃었지만 독재의 딸과 정치를 시작했다.

1987년 6월 항쟁의 전초전이었던 5ㆍ3인천항쟁(1986년)의 김문수는 1994년 민자당에 입당해 지금도 가끔씩 이해 할 수 없는 '기득권형 발언'으로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영화에 나왔듯이 영등포교도소에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밖으로 전한 이부영은 1997년 한나라당에 입당해 원내총무와 부총재를 지냈다.

이부영으로부터 소식을 들고 천주교에 사실을 알린 김정남은 1993년 김영삼 정부 당시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냈다.

또 정치 전문매체 '시사오늘'에 따르면 경찰 공안세력의 사건 조작을 온 몸으로 막아섰던 최환 부장검사는 16대 총선 때 자유민주연합(자민련, 김종필 총재) 후보로 출마한 이력이 있으며, 최환의 지휘를 받아 부검을 실시했던 안상수는 한나라당 대표·원내대표를 역임하고 현재는 창원시장이다.

마지막으로 YS는 1990년 노태우, 김종필과 3당 합당 후 1993년 14대 대통령에 당선됐고 김대중(DJ)은 1997년 김종필과 손잡고 1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정치지도자의 오판으로 인해 민주화를 염원했던 세력에겐 군부 독재의 생명줄을 쥔채 상처로 남았다. 1987년 하반기의 양 김(YS와 DJ)의 단일화 실패는 노태우 정부를 탄생시켰고 YS는 서거직전까지 "단일화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최초로 보도한 '중앙일보' 기자 신성호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특보로 일한 바 있다. 1987년 당시 100% 야권이었던 인사들은 YS를 따라 호랑이 굴이든 YS의 대권 욕심이든 이런 것 때문에 색이 바랬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는 보수는 이렇게 야성을 훼손시키면서 색깔을 변모시킨 사람들이다. 1987년 당시 100% 야권이었던 인사들은 YS를 따라 호랑이 굴이든 YS의 대권 욕심이든 이런 것 때문에 색이 바랬다.

YS를 따라 청와대와 여의도에 입성한 사람들은 인재 영입이라는 미명아래 머구잡이로 섞였다. 3당 합당으로 보수와 진보의 '벽'은 보이지 않게 됐다.

결국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게 됐다. 보수나 진보보다 오히려 '민주 대 반민주'의 경계가 더 큰 문제다. 반민주 세력도 이 나라의 민주화에 수저를 얹고 있다.

이 때문에 곽상도 의원의 발언은 언어도단(言語道斷)이 아니라 역사를 훼손하는 무지를 드러냈다.

이후 민주당과 한국당은 서로 피를 섞어가며 보수 연합 틀 내에서 정권을 교체하고 있다. 하지만 6ㆍ29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형성된 '1987년 체제'는 소멸하고 있다.

최루탄을 마시며 꽃병을 던진 '1987' 시간의 소유자들은 가슴 한 켠에 386훈장을 기억하며 어제, 오늘, 당분간 극장에서 회한의 눈물만 훔치고 있다.

'1987'을 전후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체제가 시작되면서 많은 피를 뿌렸다. 이후 민주와 반민주가 혼탁해지는 와중에 감시 받지 못한 '자본 대 반자본' 구도는 현재의 사회ㆍ경제적 문제로 자리했다.

최저 임금, 비정규직, 각종 노동의 문제 등으로 이어지는  절대 다수의 국민들은 제대로 된 '2017 체제'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보수나 진보(제대로 된 진보가 뭔지 모르겠지만...)는 왜 통합하려는가를 알 수 없는 정치 공학적 문제도생겨났다. 이런 보수, 저런 진보가 병존하면 나라가 망하는 건 아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공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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