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칼럼] 사이비 진보의 도덕불감증이 문제다
[장기표 칼럼] 사이비 진보의 도덕불감증이 문제다
  • 장기표 대표
  • 승인 2017.11.1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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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장기표 대표]

본 칼럼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의 양해를 직접 구하고 게재한다. 장 대표는 과거 유신 체제와 군부 독재에 대항했던 민주화운동의 대표적인 재야 정치가. 특히 민족 통일, 진보 정치, 경제ㆍ복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말하고 있다. <편집자 주>


홍종학 씨 같이 ‘내로남불의 결정판’, ‘위선의 극치’인 사람을 장관 후보로 내세워놓고도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왜 자꾸만 도덕성을 따지느냐’, ‘법적으로 잘못이 없는데 왜 문제삼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권력의 심장인 청와대를 차지하고 있으니, 이 정권의 앞날은 보나마나다.

도대체 이런 사람을 장관 후보자로 내세우는 그 (도덕불감증의) 강심장도 문제지만, 이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데도 무엇이 잘못이냐고 말하는 저 강심장은 더 심각한 문제다. 그래서 저런 사람들은 이미 개선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비판의 대상으로 삼는 것조차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백보를 양보하여 청와대 관계자 말대로 부의 대물림을 비판해놓고도 장모가 주는 돈을 받을 수 있고, 또 위선으로 지탄받을 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국정을 책임지는 장관이 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홍종학 씨의 경우 또 백보를 양보하여 격세상속을 비판하고도 격세상속을 받을 수도 있고, 또 자기는 실천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 옳다고 생각하는 주장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했으면 한 시민으로 조용히 살 일이지 그런 짓을 해놓고도 장관 등 정부 고위직을 맡겠다고 해서는 안 된다.

지금 온갖 지탄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버티고 있는 저 강심장을 보노라면 무서운 생각이 든다. 도덕성이 저 정도로 마멸되었으면 못하는 짓이 없을 것 같아서 말이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현상이 생길까?

자칭 진보세력의 도덕성이 마멸되었기 때문이다. 홍종학 씨나 홍종학 씨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미 도덕불감증이 자칭 진보세력의 속성(DNA)가 된 것이 문제다.

진보의 생명은 도덕성에 있는데도 도덕성을 상실했으니 이미 진보일 수가 없는데도, 이들이 진보 행세를 하니 진보도 망치고 나라도 망치게 생겼다.

도덕은 그 어떤 능력보다 중요함을 왜 모를까? 도덕성이 없는 데서는 능력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왜 모를까? 도덕성이 없는 데서 나오는 능력(?)은 국민을 기만하는 능력, 국민을 수탈하는 능력임을 왜 모를까 말이다. 사실은 모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고 있는데, 내가 그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지만 말이다.

나는 이미 오래 전부터 한국의 진보는 사이비(似而非) 진보로 참된 의미의 진보가 아님을 밝히며, 이것을 혁파하지 않고는 한국 진보의 앞날은 있을 수 없음을 지적한 바 있다. 한심한 일이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 이런 사이비 진보가 안하무인의 부도덕한 짓을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해도 이들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멍청한 ‘진보 지식인’, ‘진보 시민운동세력’, ‘진보 대중’이 있기 때문이다. ‘내 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방은 무조건 틀렸다’는 편가르기 의식 때문이겠는데, 이들이 바로 홍종학 씨 사건과 같은 일이 나오게 하는 토대이다.

그런데 여기에도 이유는 있다. 그래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보다는 낫고, 그것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면 자칫 한나라당을 도와주는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리가 없기도 하지만 일리가 있기도 하다. 나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한나라당보다는 나은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때가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나라당보다는 낫다는 것으로 부패한 진보를 계속 지지하고 옹호해서야 어떻게 이 땅에 부정부패를 몰아낼 수 있겠는가?

물론 도덕불감증에 사로잡혀 있는 자칭 진보세력이 문제지만 국민도 문제다. 홍종학 씨 같은 사람을 장관 후보자로 내세운다는 것은 국민을 완전히 깔보는 행위인데도, 이것을 단호하게 거부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의 우리 국민인 것만 같아서 말이다. 지금까지 홍종학 씨 같은 사람을 내세워도 그만두게 하지 못하고 장관이 되게 한 일이 많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저런 사람을 내세워놓고 밀어붙이고 있으니 말이다.

지금 ‘적폐청산’이 나라를 온통 뒤흔들고 있는데, 적폐청산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도덕불감증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적폐를 청산한들 얼마나 할까 싶은 것도 문제지만, 청산되는 구적폐보다 새로 생기는 신적폐가 더 많을 것 같아서도 문제다.

그 나라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국민의 수준에 의해서 결정된다. 홍종학 씨 같은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하려 하는 것을 보고도 이것을 막아내지 못하는 국민이라면 청렴한 나라를 기대할 자격이 없다. 국민적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푸념이 부끄럽다. 모든 것이 내 탓이고 국민 탓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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