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최순실 도운 '이상화 본부장' 인사 압력…박근혜 지시 확인
하나은행, 최순실 도운 '이상화 본부장' 인사 압력…박근혜 지시 확인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7.09.04 2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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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ㆍ정찬우 외압 증언, 안종범 통해 "이상화 승진 '대통령 관심'" 전달 받아

[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KEB하나은행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주 은행으로 역할을 한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의 승진에 개입한 정황이다.

이 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에 따르면 최순실이 독일에 체류하며 삼성 측의 승마 지원을 받는 과정에서 계좌 개설 등을 도와주고 최순실의 영향력으로 인사 혜택을 본 것으로 의심받았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뇌물수수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증언이 이를 증명했다.

정 전 부위원장의 증언에 따르면 "이상화 승진은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는 청와대의 압력을 받았다고 증언한 것.

검찰은 최순실이 이 씨의 인사 민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요청했고, 이후 안 전 수석과 정 전 부위원장을 통해 이 내용이 하나은행 측에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부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시절 안종범 등과 정책보좌를 했고 지난 18대 대선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도운 바 있다.

그는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인 2015년 9월쯤 안 전 수석을 통해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며 하나은행이 유럽 총괄법인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설립하면 이 씨를 총괄법인장에 앉혀달라는 지시를 받았다.

정 전 부위원장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지만, 하나은행의 유럽 총괄법인 추진 계획취소로 인사청탁이 무산됐다.

이어 안 전 수석은 정 전 부위원장에게 이 씨를 그룹장으로 승진시키라고 지시했고, 김 회장은 부장급인 이 씨를 부행장급인 그룹장으로 승진시키기 어렵다고 짜증을 냈다는 것.

그러자 안 전 수석은 같은 해 11월쯤 다시 정 전 부위원장에게 이 씨를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라고 지시했고, 이를 전달받은 김 회장은 '정기인사에 맞춰 승진시키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결국 하나은행은 당초 이 씨를 지점장으로 발령냈다가 지난해 1월 본부장급 자리 2개를 만드는 조직 개편을 거쳐 2월 1일 자로 이 씨를 신설된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씨가 승진하자 안 전 수석은 정 전 부위원장에게 "이상화가 잘 됐으니 고맙다"고 인사했다고도 증언됐다.

독일에서 최순실의 금융업무를 도운 이 씨는 최순실 → 박 전 대통령 → 안종범 → 정찬우 → 김정태 등을 거쳐 결국 승진하게 된 것이다.

다만 정 전 부위원장은 "수석이 말하면 저로서는 전달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제수석 말씀은 좀 무겁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위치"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 전 부위원장은 법정에서 안 전 수석이 이 씨의 인사를 지시하며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했다"고 말해 박 전 대통령의 인사 개입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또 사실상 2차례나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거절한 하나은행으로써는 "매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이날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2차 승진청탁 거절 이후 정 전 부위원장이 "고집이 세다고 한 적 있는 것 같다"며 이 씨의 승진 과정에 대해 증언했다.

또 3차 승진청탁 당시 안 전 수석이 직접 전화해 "내 이득을 위해서 합니까?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 갑니까"라고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 씨의 승진에 대해 "조직개편이 원래 검토됐던 것이고, 통합 이후 외환은행 직원들의 강화를 위해서 추진됐고, 안 수석의 말도 들었으니 여건을 만들어봐야 했다"며 '겸사겸사(兼事兼事)식 인사'였다고 증언했다.

한편, 앞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사건을 심리한 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박 전 대통령이 이 씨의 인사 문제에 개입한 것을 최순실과의 공모 증거로 꼽기도 했다.

재판부는 "대통령이 승마 지원이 이뤄지던 시점에 최 씨로부터 이상화에 관한 얘기를 듣고 인사에 관한 부탁을 들어줬다는 사실은 공모 관계를 추단할 수 있는 유력한 간접사실"이라고 판결문에 적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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