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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들의 '외유성 출장'…문물 탐방 내세운 新 신사유람단?[기자수첩] 공직 vs 기업, 출장 관리 차이는 엄연한 차이가 있는 이유
강정욱 기자  |  dailie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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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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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강정욱 기자

1880년 근대문물을 수용하기 위한 기구로 통리기무아문은 서구문물의 조사를 위해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을 파견했다.

이들은 일본 도쿄에 도착해 74일간 체류하면서 일본 정부의 각 분야를 시찰하고 귀국 즉시 각자의 여행기인 견문 기록과 함께 시찰보고서를 작성해 고종에게 제출했다.

이들의 결과물은 당시 자주적인 국내 개화정책을 추진해나갈 수 있는 정치세력을 등장하게 했고, 개화정책을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데도 기여했다.

최근 한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당 지역에 최악의 물난리가 난 상황에서 해외 연수에 떠났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조기 귀국했다.

하지만 이런 '연수'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국회의원ㆍ지자체 의원ㆍ공무원의 공무 다른나라 외유(外遊)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추경예산안 처리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족수가 부족해 소동이 벌어졌다.

본회의에 불참했던 여당 의원 26명 중 상당수가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월에도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임시 국회 도중 유럽으로 떠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정기국회가 열린 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한 데다, 단말기통신법 개정안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민생법안이 산적한 시기여서 이들의 처신이 문제가 됐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소위 '의원 외교' 명목으로 해외에 다녀온 의원은 278명이었고 이들 중 90%인 252명이 회기 중에 다녀왔다. 국회 일정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19대 국회 4년간 351차례의 의원 외교에 세금 121억 원(비공개인 국회의장은 제외)이 들어갔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정족수 파동처럼 '부적절한 시기'에 떠나는 외유성 연수가 논란이 된다.

전남 6개 지역 군수는 모내기를 하지 못할 만큼 가뭄이 심각했던 지난달 5박 6일 일정으로 러시아 극동 지역 연수를 강행했다.

아울러 지난 2월 AI(조류인플루엔자)와 구제역이 잇따라 발생해 축산 농민들의 시름이 컸던 지역에서는 시의회 의원과 수행 공무원 등이 8박 10일간 유럽 4개국을 돌았다.

지난 5월 한 지역 구의원과 의회 직원들은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해 일반 관광객 10여 명과 섞여 스페인과 프랑스를 8박 10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이들의 이른바 '해외연수'는 지난 1989년 해외여행 자율화 이전 '선진 문물 견학과 탐방'이라는 취지로 장려돼 왔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해외여행을 자유롭게 다니는 최근과는 맞지 않는 구시대적인 정책이고 관행이다.

더욱이 일반 기업체에서는 외유성 출장이 사실상 없어진 지 오래된 점을 감안하면 공직 사회에만 남아 있는 이런 관행은 시대착오적 정책이고, 세금 낭비만 가중되는 것이다.

각 지자체별 광역ㆍ기초의원과 시ㆍ도의회 의원들은 관할 의장의 결재로 1인당 최대 250만 원까지 지원받는다.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은 기관장이나 국회의장의 결재 아래 일비, 항공료, 식비 등을 별도 기준으로 지원 받는다.

이들의 '사실상 외유'는 국민적 혜택이나 국가지역 정책과 관련이 없다.

그래서 일부 지자체는 관련 조례에 단순 목적의 국외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지만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반면 대기업에서는 연수 제도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업무가 아닌 연수 개념의 단기 해외 출장은 없다.

삼성전자의 한 직원은 "출장 중 관광을 한 사실이 적발되면 문책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의원, 공직작와 기업체 직원의 차이는 간결하다. 목적성의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과이다. 그 차이는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누구나 연수를 다녀오면 15~30일 안에 보고서를 의장 혹은 기관장에게 내야 하지만 이를 어기거나 연수 내용이 비슷한 기존 보고서를 짜깁기하는 수준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

대부분 선진 도시의 행정 복지 사례를 활용하겠다는 등의 취지를 밝히고 떠났지만 "현지 공공기관 방문은 사전 교섭이 잘되지 않았다"는 궁색한 말만 한다.

한 관계 전문가는 "해외여행이 막혀 있던 시절 공무원들에게 해외 선진 문물을 배워 오라고 장려했던 것인데, 의미가 퇴색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우리나라가 1980년대 말 대한제국처럼 쇄국으로 발전적인 선진 문물을 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나라에게 모범을 보이거나 해외연수를 당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구 시대적인 신사유람단이 새로운 목적과 혈세를 낭비하지 않는 방안은 입법기관인 국회, 지방의회부터 먼저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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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자본'을 감시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눈은 작아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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