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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탈북‧이산 가족 이야기
가족ㆍ친척 볼모된 탈북자…북한 보위부, 잇따라 재입북 회유하는 이유
강정욱 기자  |  dailie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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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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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강정욱 기자

국내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등에 출연해 활동하던 북한이탈주민(탈북자) 임지현 씨(본명 전혜성)가 연일 이슈가 되면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임 씨가 북한 선전매체에 등장해 우리 정부와 일부 언론사를 비방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 당국이 탈북자에게 직접 연락해 간첩 활동을 종용하거나 재입북을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탈북한 이후 남한 방송이나 언론에 노출된 탈북자들이 그 대상이다. 아울러 가족이 북한에 남아있는 경우도 대상이 되기 충분했다.

아울러 임 씨가 국내에서 음란방송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경찰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달 검거된 인터넷 음란방송 탈북 여성은 임지현 씨와 동일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경기 파주시 판문점에서 본 '돌아오지 않는 다리' ⓒ뉴시스

20일 수원지법과 수원지검 등에 따르면 북한의 재입북 권유에 다시 북으로 넘어가려는 탈북자까지 생기면서 탈북자에 대한 우리 정부의 실질적ㆍ체계적인 관리 및 보호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지난 2010년 함경북도 온성군 미산리 인근 두만강을 넘어 탈북한 A씨는 2015년 9월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북한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보위성) 간부로부터 4통의 전화를 받았다.

보위부 간부는 A씨에게 "네가 탈북한 것이 조국을 배신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한에 있는 가족을 생각해서 우리를 도와줘야겠다"며 "나중에 상급자가 전화를 할테니 받으라"고 권유했다.

이틀 뒤 또 다른 보위부 관계자는 "그쪽(대한민국)에서 나쁜놈(국정원)들이 우리 회사(북한)에 대해 나쁜 행위를 하기 위해 사람들을 파견(북파간첩)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알아보라"며 A씨에게 구체적인 지령까지 내렸다.

북한은 북에 두고 온 가족을 빌미로 탈북자를 협박해 재입북을 권유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10월 탈북한 B씨는 지난해 4월 북에 두고 온 아내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B씨의 아내는 안부를 물으며 "지금 탈북자들이 다 북한으로 들어오고 있다"며 "당이 다 받아준다니 여기 와서 모두 함께 살자"고 말했고, 아내의 말이 끝나자 보위부 직원이 전화를 넘겨받아 "당 정책이 좋아져서 사람도 안 죽이니 북으로 넘어오라. 돌아올 의향이 있다면 안전한 길을 알려주겠다"고 재입북을 권유했다.

여성 탈북자 C씨는 북한의 권유에 넘어가 재입북을 시도하려다 적발돼 처벌까지 받기도 했다. C씨는 중국에 있는 브로커를 통해 국내에서 번 돈을 북한 가족에게 송금하며 생활하다 지난해 6월 보위부의 회유를 받았다.

몇 차례의 고민 끝에 재입북을 결심한 C씨는 중국을 통해 북으로 넘어가려다가 공항에서 우리 수사당국에 적발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앞서 사례가 된 A씨는 "그럴 능력이 되지 않는다"고 거절하며 상황을 모면한 뒤 번호를 바꿨지만 북한이 A씨에게 재입북을 권유하는 데는 같은 탈북자 D씨가 관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D씨는 북한의 전화를 피하는 A씨 등에게 보위부 직원을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전화 통화까지 주선하기도 하고 북한이 확보한 탈북자의 개인정보가 맞는 것인지 확인하거나 북한의 메시지를 직접 탈북자에게 전달하는 역할도 했다.

북한은 D씨의 아들이 함경북도 온성군에서 브로커 활동을 하는 점을 이용해 겁을 준 뒤 탈북자와 연락하는데 협조하라고 요구, D씨는 아들을 위해 지난해 탈북자 11명에게 접촉, 재입북을 회유하기도 했다.

결국 꼬리가 잡힌 D씨는 국가보안법(회합ㆍ통신 등)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수원지법은 D씨가 아들 때문에 북측에 협력한 사정을 유리한 정상으로 인정해 D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기구 '우리민족끼리'에 모습을 드러낸 재입북자는 여러 명이다. 사정당국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2011년 12월 17일 이후 '우리민족끼리'에 출연한 재입북자는 임 씨를 비롯한 총 8명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7차례에 걸친 회유와 협박 끝에 2015년 9월 24일 다시 북으로 넘어간 E씨는 두 달 뒤 '조국을 떠나서 살 수 없는 우리 운명의 품'이라는 제목의 영상에 출연했다.

E씨는 영상을 통해 "대한민국에서의 생활을 후회한다"며 대한민국 체제를 비난하고 북한체제를 찬양하는 인터뷰를 했다. 그러나 영상에 출연하지 않은 재입북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보고있다.

북한이 탈북자의 개인정보를 입수한 경로에 대해 사정당국 관계자는 "탈북자들의 개인정보가 어떻게 북으로 넘어가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같은 탈북자가 북한에 정보를 넘기다가 적발된 사건이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탈북자 관리를 맡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으로 넘어온 탈북자의 일거수 일투족을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의 역할은 탈북자들이 국내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정도이지 이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감시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국내 정서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들이 북한으로 넘어가거나 난민 신분으로 영국, 캐나다 등 해외로 떠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며 "북한이 탈북자에게 재입북을 권유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여성 탈북자의 대부분은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술집 등에 나가서 돈을 벌고, 남자 탈북자는 공사판을 돌아다니며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탈북자들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이나 편견을 없애고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할 수 있게 지원을 하고 행복하게 사는 대표사례를 만들어 홍보한다면 재입북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편, 관계 당국은 지난 17일 국내 종편에 출연했던 임지현 씨가 북한 선전매체에 등장한 것과 관련해 재입북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1994년 탈북한 강명도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본인이 소유했던 통장의 돈도 그대로 있고 살고 있던 고시원에 보증금도 그대로 두고 간 것으로 봐서는 (임지현 씨의 재입북 과정에)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중국인 브로커를 통해 북한의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온 임 씨가 북한 정권이 쳐 놓은 덫에 걸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탈북자 출신으로 텔레비전과 1인 방송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방송인 이소율 씨도 "한국에 살 때 (임지현 씨의 눈은) 엄청 초롱 초롱했다. (지금은) 누가 봐도 협박당하고 고문당한 사람 얼굴이지 않나. 얼굴도 비대칭이고. 맞은 건지…"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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