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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의심' 하나로 돌아온 나홍진 감독의 스크린
김진산 영화평론가  |  dailies@daili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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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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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김진산 영화평론가

"차 빼", "야!!! 4885" 대부분의 관객들은 이 명대사를 기억할 것이다. 바로 영화 <추격자>에서 김윤식이 하정우를 향해 내뱉었던 대사이다. 그 당시 4885라는 휴대폰 번호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였다. 우리의 인식에 강하게 박혀있는 <추격자>의 나홍진 감독이 대단한 작품을 들고 돌아왔다.

2시간 40분에 달하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들을 숨죽이고 집중하게 만든다. 관람객들 중에서는 너무 몰아붙이는 힘에 지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 역시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마을에 저주처럼 퍼진 역병과 그것에 대해 실체를 파헤치던 경찰이 가족들을 지키면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구성이 상당히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영화 <곡성> 포스터 ⓒ인터넷 커뮤니티
일단 영화의 전체 구성부터 살펴보자. 영화는 무당과 굿 그리고 귀신, 일본인에 대한 반정서를 영화 속에 녹여내면서 우리의 전통적 믿음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무당과 굿에 대한 믿음에 대해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자칫하면 상당히 유치하게 흘러갈수도 있는 귀신이라는 소재를 등장시킴으로써 관객들을 무방비 상태로 노출시킨다. 또한 일본인이라는 대상에 대한 한국인 특유의 반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이 소재들 위에 '의심'이라는 향을 전체적으로 뿌리고 있는 것이 영화의 구성이다.

사실 영화는 의심이라는 소재 하나를 가지고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영화 <올드보이>에서도 볼 수 있었던 구성이다. <올드보이>가 소문과 가벼운 입놀림(?)으로 인한 사건들을 다루었다면 <곡성>은 의심이 가져올 수 있는 사건의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의심에 대한 주제는 영화 속 대사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다.

2016년 5월 30일 기준으로 <곡성>은 벌써 <시빌워>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했다. 그 원동력이 무엇일까. 사실 나홍진 감독의 영화는 관객들에게 마냥 친절한 영화는 아니다. <추격자>는 흥행했고 <황해>는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두 영화는 모두 관객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장면들을 상당수 내포하고 있다. <곡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곡성>은 결말마저 해피엔딩은 아니다. 물론 <황해> 역시 해피엔딩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필자는 한국영화 관람객들의 취향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고 느꼈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친절한 금자씨>까지만 해도 한국 관객들은 불편한 화면 구성과 소재에 대해서 그다지 너그러운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적당히 무섭고 적당히 잔인한 광경들에 대해서 이제는 수용도가 높아진 것을 새삼 영화관 내에서, 그리고 영화 후기에서 느낄 수 있다. 이는 마치 매운 음식이 맵다고 느끼지만 서서히 중독되어 점점 찾게되는 것과 같은 원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러한 성향의 변화는 영화들로 하여금 더욱 다양한 소재들을 다룰 수 있게 도와주며 이는 영화계의 발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정의 효과를 보일 수가 있다.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곡성>이 한국 특유의 토속적 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흥행에 대한 요건들을 포기하지 않았고 이와 더불어 작품적 완성도 역시 높였다는 놀라운 점이다. 사실 흥행이면 흥행, 작품성이면 작품성 이 중간을 유지한다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며 80%의 영화가 이 부분에서 실패를 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몰입도를 올림으로써 관객들의 집중을 사로잡고 한국 특유의 소재와 색감을 섞어 영화를 완성시켰다. 이는 상당히 고난이도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단순히 자전거를 타는 것이 일반적인 영화들이라고 가정한다면 <곡성>은 양 손을 놓고 자전거를 타면서 손으로는 사과 저글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요새 흔히 쓰는 말로 "이 어려운 것을 또 해냅니다"라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곡성>은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출품되어 있다. 이 부분 역시 상당히 기대가 되는 부분이며 한국적 색을 잘 드러냈기 때문에 상당히 외국에서도 호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불어 2016년도 한국영화계는 상당히 각축전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초반에 <시빌워>의 강세를 피하고자 개봉을 늦추었던 영화들은 결국에는 패배를 맛보게 되었고 현재는 <곡성>만이 살아남은 상태다. 필자의 예측으로는 <아가씨> 역시 이 상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외국 평단에 의해 난도질되고 있는 <엑스맨> 또한 <곡성>을 넘을 힘은 부족하다고 예상된다. 그렇다면 아마도 2016년도 중반기는 시간이 지나서 사그라든 <곡성>의 뒷자리를 가지고 <군함도>, <제이슨 본>,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아마도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활약이 예상되나 그것이 크지는 않고 손익분기점 정도만을 넘기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럴 경우 배급사의 마케팅 수완이 승패를 가르는 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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