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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ENG, '이라크 파견 직원 사망 사건'…진실게임은 미스터리[사건 그 이후]유가족, "삼성은 아들의 죽음을 은폐하지 말라"
이정하 기자  |  dailie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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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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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이정하 기자

2014년 8월 3일 이라크 현지 파견 근무를 하던 삼성엔지니어링 직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매끄럽지 못한 사건 대응으로 유족 측을 비롯한 일각에서 사건 은폐 의혹이 제기돼 진실 공방이 2년 간이나 이어졌다. 이에 [사건 그 이후]를 통해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대표적인 분쟁지역으로 손꼽히는 이라크는 이슬람 종파 간 갈등을 비롯해 이슬람 수니파의 무장 세력인 IS 등이 국제 사회와 충돌하면서 연쇄적인 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매일 새로운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곳이다.

위험지역으로 손꼽히지만 우리나라의 건설사들이 '중동 붐'을 타고 이란ㆍ이라크 지역 등지에 대규모 건설 수주에 성공하면서 현지 건설현장으로 파견 근무를 나가는 인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14년 삼성엔지니어링(사장 박중흠)의 이라크 건설 현장에서 근무를 하던 차모 씨 또한 2007년 입사 후 국내에서 근무를 하다 2012년 5월 이라크 현지 건설현장으로 파견됐다.

하지만 차 씨는 2014년 8월 3일 저녁 9시, 현장 근로자의 비자 문제 논의 차 다음 날 오전 9시로 예정된 이라크 장관과의 미팅에 참석하기 위해 전날 밤 일행과 떠나던 중 교통사고로 숨을 거뒀다.

사건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단순 교통사고로 이라크 현지 경찰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입장을 밝혀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로 정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사고 이후 숨진 차 씨 유족들과 사건 현장에 있던 관련자들에 의해 삼성엔지니어링 측이 밝힌 사고 경위와 당시 사건 보고서가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진실 공방이 펼쳐졌다.

당시 차 씨의 유족들은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발표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사측이 아들의 죽음을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도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사건 보고서가 실제와 다른 점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건을 은폐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사고 당시 일부 매체를 통해 보도된 삼성엔지니어링의 입장과 당시 사건 보고서에 의하면 이들은 예정된 이라크 장관과의 미팅을 위해 경호 차량을 포함한 총 2대의 차량을 이용해 현장을 출발했다.

차 씨가 탑승한 방탄 승합차량에는 소장 김모 씨와 공무팀장 최모 씨, 현지 경호원 등 차 씨를 포함해 총 4명이 탑승해 있었고, 이 차량이 출발 2시간여쯤 아지지야(Aziziyah) 인근 고속도로를 지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 삼성엔지니어링 측 보고서에 따르면 '시속 80km로 달리던 차량 오른쪽 앞 타이어에 펑크가 나 차량이 5~6번 구르면서 열려있던 차문 밖으로 차 씨가 튕겨져 나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에는 '차 씨가 중간 휴식 이후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족들은 직접 입수한 사고 차량 사진과 차량에 함께 동승했던 직원들의 녹취를 근거로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차 씨의 가족들이 직접 입수한 사고 차량 사진에는 차량의 앞바퀴에 어떠한 문제도 없었으며 차 씨와 함께 동승했던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은 숨진 차 씨가 아닌 최 공무팀장이었기 때문.

또한, 시속 80km속도를 준수했다던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사건 보고서와 달리 유족들이 공개한 사건 현장 직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차량이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려 차 씨가 "속도를 줄이라"는 언급을 했다고도 밝혔다.

이에 실제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사람은 경미한 부상을 당하고 안전벨트를 맨 차 씨가 튕겨져 나가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의 불씨를 지폈다.

문제가 불거지자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이에 대해 당시 "보고서에 일부분 오류가 있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유족 측이 제시한 자료 이 외에도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사고 처리와 개운치 않은 대응으로 인해 사건의 은폐 의혹설이 설득력을 얻으며 여러 추측을 난무케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보고서에는 경호차량 1대와 함께 총 2대의 보안차량이 근무지를 출발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사고가 난 차량은 이라크 광산부 소속 직원이 운행하던 정부 소유의 차량으로 밝혀졌다.

당시 사고와 관련 이라크 법정에서 차 씨와 함께 동승했던 경호업체 직원 A씨는 "차량 한 대로 한국인 3명과 함께 목적지로 가던 도중 차가 고장이 났고, 우연히 이라크 광산부 소속 B씨를 만나 차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광산부 소속 직원 B씨의 법적대리인 또한 "사고 차량은 광산부 소속으로 한국인 희생자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이 어떤 경로로 이라크 정부 소속의 차량을 타게 됐고 왜 사고가 일어난 것인지에 대해서도 숱한 추측이 난무했다.

또 이들의 주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측이 두 대의 차량을 이용해 목적지로 향했다고 발표한 것과 사뭇 대치되기 때문에 누구의 주장이 사실인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아울러 분쟁으로 인해 치안이 좋지 못한 지역임을 알면서도 한밤중에 출발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사고 차량의 담당 경호업체 법률대리인은 "치안 관계상 보안 차량의 운행은 오전 7시부터 4시까지 운행이 가능하다. 그 이외의 시간에는 통행을 자제시킨다"고 언급하며 "때문에 밤에 출발해야 하는 상황을 본사에 보고하고 양해를 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삼성엔지니어링 측이 현지 지역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출발을 감행시킨 것에 대해 안전불감증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대해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현지 본사 관계자가 승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정을 고려해 승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고 당시 현장의 미흡한 대응에도 문제가 제기됐다. 차 씨의 시신이 사고 발생 6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라크 알 쿳 병원에 도착했기 때문.

통상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고 당시 이들은 인근 경찰서에서 3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차 씨의 사인이 '골절 및 타박상으로 인한 과다 출혈'로 밝혀지면서 사건 현장에서 제대로 된 조치가 취해지지 못해 차 씨가 죽음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 외에도 사건이 발생한 직후 통상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사고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 놓는 것과 달리 사건 현장이 훼손돼 제대로 된 전후 파악이 불가했던 점도 논란이 됐다.

당시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사고 후 인근에 있던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차 씨가 교통사고에 의해 사망했다고 결론 내려, 사고 현장을 인근 주민들과 함께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측의 사건 발표를 믿지 못한 유족들은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앞에서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 달라며 1인 시위를 이어 나가기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측이 사건 발생 초반부터 사건 경위와 관련해 오류를 범하면서 여러 의혹을 낳은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부실한 사건 대응이 일을 키운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측은 단순 교통사고로 못박았지만, 사건 당시 유가족이 납득할 수 있고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확한 대응을 했다면 이처럼 각종 의혹이 난무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이에 이 같은 사고가 재차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지 사건 대응팀의 매뉴얼과 대응체계의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건 발생 2년여가 흐른 지금 삼성엔지니어링의 '이라크 파견 직원 사망 사건'은 어떻게 마무리됐을까.

삼성엔지니어링 측은 "해당 사건은 경찰조사를 통해 교통사고로 마무리돼 정리가 된 부분"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족들에게는 보험사에서 일정 금액의 보험금을 이미 지급완료한 상태이며, 유족들이 따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해당 사건과 관련한 경호업체는 사건 이후 변경됐고, 사건대응팀 또한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사건은 이미 종결된 사항이라 더는 할 말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화공 및 산업 플랜트 공사와 엔지니어링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삼성그룹의 계열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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