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의 미술단상]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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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의 미술단상]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 이수진 교수
  • 승인 2019.07.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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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이수진 교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_ 큰 모자를쓴 잔 에븨테른 (Portrait of Jeanne Hebuterne in a large hat)
아메데오 모딜리아니_ 큰 모자를쓴 잔 에븨테른 (Portrait of Jeanne Hebuterne in a large hat)

장소현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불꽃 같은 사람 사랑의 조형시인(열화당, 2000)을 읽었다.

, 모딜리아니(Amedeo Modigliani, 1884-1920)! 중고교 시절, 미술 교과서에서 목이 유달리 긴 여인의 초상화를 처음 보고는 왠지 모를 슬픔을 느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 슬픔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병약한 육체에 대한 반작용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요절을 예상해서 였을까, 그가 지녔던 예술에 대한 깊은 열정은 술과 마약에 찌들어 가면서도 붓을 꺾지 않았다는 것으로 충분히 증명된다.

본래부터 조각을 하고 싶어 했던 그였기에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브랑쿠시의 영향으로 몰두할 수 있었고, 조각에서 손을 떼고 난 후 그린 대부분의 회화작품이 초상화인 것을 감안할 때 조각으로 다져진 선()과 면()의 조형적 부드러움은 여타 화가들에게는 없는 모딜리아니만의 특색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빚어낸 표정과 색채, 그리고 모델 내면의 빛과 어둠을 포착해내는 지성적이고 감성적인 분석력이야 말로 모딜리아니 회화의 본질이 아닐까? 남성이든 여성이든 모딜리아니의 눈과 지성을 통해 재현된 초상화는 단순히 모델과 닮았다는 사실 묘사를 뛰어 넘어 그 사람의 개성과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화가의 정신 작용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아베데오 모딜리아니_Amedeo Modigliani (1884~1920)
아베데오 모딜리아니_Amedeo Modigliani (1884~1920)

이렇게 짧고 굵게 예술혼을 불태운 모딜리아니는 36세에 삶을 마감했다.

예술가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없는 사람일까, 아니면 스스로를 극한까지 몰아대야 살아 있다는 느낌을 실감하는 숙명을 타고난 존재일까? 살아가면서 감내해야 하는 육체의 고통과 정신의 고뇌는 누구든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의 조건이라 해도, 삶이 이토록 스산해야 하는 당위성이라도 있는 걸까? 나는 모딜리아니가 살면서 겪었던 그 고뇌의 본질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의 고뇌를 이해할 수 없듯, 사람은 누구나 제 나름의 고뇌를 짊어지고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쓸쓸한 존재이니. 무념무상(無念無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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