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란 무엇인가?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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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무엇인가? ③]
  • 이수진 교수
  • 승인 2019.07.15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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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이수진 교수]

여기까지 쓰고 보니 고전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것으로 논의가 흐르고 말았는데, 고전을 읽던 읽지 않던 그것은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 선택의 문제라면 한 번쯤 읽기에 도전해보는 것이 읽지 않는 것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지식이나 지혜의 폭이 무한하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조선이 동아시아의 정신사에서 손꼽히는 선비·학자들을 배출해낸 원동력도 결국 고전에 대한 깊고도 철저한 읽기가 아니었던가? 이 경우의 고전은 주로 중국의 4대 경전이나 한시 등에 한정되지만, 그야말로 목숨 걸고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드높은 인품과 깊은 지성 그리고 삶에 대한 폭넓은 통찰력을 갖출 수 있었던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세종과 정조 역시 군주로서의 자질을 인문고전 독서의 생활화로 더욱 강화하여 조선 역사에 많은 업적을 남겼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양의 경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윈스턴 처칠,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존 스튜어트 밀, 토마스 에디슨,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루트비히 반 베토벤 등 이름 난 인물들의 뛰어난 성과 뒤에는 인문고전 독서라는 극히 평범한 일상적 활동이 있었다.

물론 처음부터 고전을 쉽게 읽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위에 나열한 인물들도 처음부터 쉽게 고전을 읽었으리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그러나 처음엔 힘들어도 한 권씩 천천히 읽어 나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차츰 이해의 폭과 깊이가 확대되고 그것이 반복되면서 비로소 고전의 뿌리까지 철저히 궁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고전 읽기를 시작하기도 전 두려움에 먼저 포기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말이다. 아무리 인류의 1%에 해당하는 천재들이 쓴 책이라도 거듭거듭 읽어서 이해할 수 없는 글은 없다는 말이다.

김득신처럼 책 한 권 당 만 번 씩 읽는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일단 고전 한 권을 손에 들고 한 문장 한 단락을 읽어 나가기 시작하면 내 삶의 어떤 부분이 반응할 때가 오고 그 때가 바로 고전 읽기의 본 궤도에 올라 선 것이다.

물론 이해하기 쉽고 공들이지 않아도 되는 책만 읽어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다. 소설만 읽어도 내 삶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다.

하지만 이름 난 고전 한 권을 제대로 공들여 읽어내면 내 삶은 그저 생물학적인 생체 시계를 따라 늙어간다 해도 내 정신은 내 육체의 죽음 저 너머까지 통찰하고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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