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커지면 개인의 것이 아니다'...국내 최초 노블레스오블리주 '유한양행' 이야기
'기업이 커지면 개인의 것이 아니다'...국내 최초 노블레스오블리주 '유한양행' 이야기
  • 강수연 기자
  • 승인 2019.03.14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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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2019년 현재 국내 의약품 시장은 무궁무진하고 다양하게 발전했다. 다양한 기술발전 속에 갖가지 의약품이 넘쳐나고, 이제는 국내기술을 해외로 수출해 판매하기도 한다.

하지만 불과 약 100년 전만해도 기술이 전무해 모든 의료제품을 외국에서 수입해 전쟁 후 열악한 환경속에 처해진 국민들은 '약 1알'만 먹으면 고칠 수 있는 병에도, 약을 구할 길이 없어 고통스럽게 지냈다.

이런 국민들이 안타까워 미국에서 승승장구하던 사업을 접고 조국으로 돌아와 제약회사를 설립해 평생을 민족을 위한 의약품 개발에 주력했던 인물이 있다.

유일한 박사 ⓒ유한양행
유일한 박사 ⓒ유한양행

바로, 유한양행 창업주 고(故)유일한 박사다.

고(故)유일한 박사는 1895년 1월 평양에서 태어난 뒤, 9살 때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1909년 조국이 위기에 처하자 '한인 소년병학교'에 지원한다. 그 후 맹호군(일제강점기에 미군의 지원을 받아 무장한 항일운동단체) 창설의 주역이 돼 독립운동을 힘쓰기도 했다.

그는 미시간주립대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에서 숙주나물 통조림을 제조하는 '라초이 식품회사'를 설립해 큰 돈을 벌었다.

그 후, 고국에 방문했다가 열악한 의료환경에 충격을 받아 1926년 미국에서의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귀국해 '유한양행'을 설립한다. 독립운동가 서재필 선생에게 '유:버드나무'(버드나무처럼 왕성해져라)뜻 의 기업이름과 마크를 받았다.

오로지 민족을 위해 약품 개발에 주력하던 고(故)유일한 박사는 1933년 자체개발로 국산 의약품 1호 '안티푸라민'을 만들어낸다.

ⓒ유한양행
ⓒ유한양행

'안티푸라민'은 소염진통작용, 혈관확장, 가려움증 개선 등의 효과가 있는 항염증제, 진통소염제다. 출시 이후 '국민 상비약'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업에 성공한 유한양행은 1936년 국내 최초의 '종업원 지주제'를 시행한다. 당시 모든 기업은 개인의 사기업이었다. 그러나 고(故)유일한 박사는 기업을 법인체 주식회사로 전환시킨다.

게다가 주식의 일부를 종업원(직원)들에 액면가의 10%씩 나눠준다. 당시 이미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혁신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투명한 기업의 행보를 걷는다.

1969년 정기총회에서 사장직을 내려놓고 공채로 뽑힌 직원출신 조권순에게 2대 사장을 물려준다. 주변에서는 아들을 후계자로 예상했지만, 고(故)유일한 박사는 아들을 공동 부사장으로 취임시켰다가 '경영 경험 부족'으로 3년만에 해임시켰다. 아울러 16명의 조카들이 있었지만 가족에게 회사를 물려주지 않았다.

친인척 채용은 절대로 안된다는 소신은 조권순 사장 이후 48년간 약 10명 의 평사원 출신 CEO가 유한양행을 이끌고 있다.

ⓒ유한양행
ⓒ유한양행

고(故)유일한 박사는 1971년 영면한 뒤, 공개한 유언에서 손녀에게 대학등록금 1만불을 남겨주고, 딸에게 본인 묘소주변의 토지 5000평만을 전해주고 남은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혀 많은 기업들의 귀감이 됐다.

한 매체는 이처럼 창업주의 종업원 지주제, 전문 경영인 제도, 남긴 유언이 유한양행의 좋은 토양분이 됐으며, 많은 금액을 후대에 남겨주기 보다는 착한기업의 이미지를 남겨줬다는게 아주 큰 유산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꺠끗하고 투명하며 조국을 사랑했던 창업주의 마음은 후대로 이어져 유한양행은 다양한 CSR(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유한양행은 2016년까지 전국대학생 취업 선호도 1위 기업이었으며,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제약사 누적매출 순위 1위다. 또한 지난해 11월, 1조 4000억 원이라는 신약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글로벌 제약회사로 도약하고 있다.

담당업무 : 생활·이슈부
좌우명 : 세상은 이중잣대로 보면 안 되는 '뭔가'가 있다. 바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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