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죽음...선택할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존엄한 죽음...선택할 것인가? 기다릴 것인가?
  • 최미경 기자
  • 승인 2019.03.08 13: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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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최미경 기자] 

의사와 간호사에 의해 조력자살을 하는 스위스 단체 디그니타스(Dignitas)에서 최근 2명의 한국인이 생을 마감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 든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존엄한 죽음, 즉 안락사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현재 우리나라에는 '존엄사법'이라는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회생가능성이 없고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임종과정의 말기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명의료결정법'을 소위 존엄사법이라고 부르고 있는것 뿐이다.

따라서 스위스에서 실행하는 조력자살은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의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른 죽음은 더이상의 치료를 중단해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라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의료적 치료가 무의미한 임종과정의 말기 환자라는 강력한 전제조건이 있다. 

ⓒ디그니타스 홈페이지 캡처
ⓒ디그니타스 홈페이지 캡처

6일 한 매체에 따르면 한국인 2명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안락사(조력자살)를 허용하는 스위스에서 삶을 마쳤고, 한국인 107명이 같은 방법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안락사로 스스로 생을 마감 것이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위스는 2006년 연방법원 판결을 통해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했다. 디그니타스란 존엄을 뜻하는 라틴어로 1998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비영리 안락사 단체다. 말기 환자나 불치병 환자가 생을 존엄하게 마감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위스에는 디그니타스 외에도 엑시트 인터내셔널(Exit International), 이터널 스피릿(Eternal Spirit) 등 3곳의 안락사 단체가 있다.

디그니타스에서 생을 마감하기 위해서는 매우 엄격한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더이상의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확인과 환자 스스로 죽음에 대한 판단을 내릴수 있어야 한다.

조력자살은 의사가 처방한 독약을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의지에 따라 복용하고 생명을 끊는 것이다. 이에 반해 적극적 안락사는 의사가 환자에게 독극물을 주입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두 제도 모두 환자가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른다는 점은 같지만, 개념은 분명히 다르다. 적극적인 안락사는 형식적으로 타살이지만, 조력자살은 자살 개념이기에 현재 우리나라의 법체계에서는 둘 다 불가능하다.

스위스는 조력자살을 허용하지만, 적극적 안락사는 법적으로 금지한다. 국가별로 적극적 안락사와 조력 자살에 대한 법이 세부적으로 다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조력자살ㆍ안락사 모두 합법화 돼 있다. 캐나다도 퀘백주를 제외하면 두가지 모두 합법이다. 하지만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은 두 가지 모두 현재 불법이다.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민과 외국인 모두에게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히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안락사가 금지된 주변국에서 주로 가입하고, 디그니타스에는 현재 47명의 한국인이, 엑시트 인터내셔널에도 60명의 한국인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그니타스 관계자의 인터뷰에 따르면 "조력자살이나 안락사를 허용한다면 모든 국민이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공공 의료 시스템과 통증 완화 의료 제도도 동시에 갖춰져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치료를 받을 돈이 없거나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조력자살을 선택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안락사를 허용하는 나라들은 모두 이런 공공의료 시스템이나 완화의료 제도가 매우 잘 갖춰져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현재의 우리나라 의료체계에서는 조력자살이 존엄한 죽음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력자살이 허용되면 경제적으로 치료를 받을 만한 돈이 없는 사람들이 사실상 자살을 강요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집착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죽음을 겸허하게 맞이하고 싶다", "무분별한 죽음을 찬성하는 것이 아니지만 기준을 가지고 본인과 가족의 동의를 받아 시행하자", "병원에서 의식없이 무의미한 삶을 연명하고 싶지 않다, 아름다운 기억으로 이별하고 싶다", "병원이 아닌 국민 개개인에게 선택권을 달라", "안락사 합법화를 본격 논의하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안락사는 자살이지 존엄사가 아니다", "안락사를 허용하는 순간 한국에서는 존엄이 없어지고 돈벌이로 전락할 뿐", "악용의 우려가 있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으며 안락사 입법화에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가 생명윤리심의위원회를 통해 존엄사에 대한 부분은 논의 될수 있으나 현재 공식적으로 논의 된 부분은 없다"며 차후 존엄사에 대한 논의 예정에 관한 질문에는 "공식답변을 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능한 '연명의료결정법'에서 환자의 연명의료 중단 시 동의를 받아야 하는 가족의 범위가 오는 28일 부터는 '배우자와 1촌 이내 직계 존비속'으로 축소 시행될 예정이다"며 "만 19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정해진 등록기관을 통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해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등록해 연명치료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미리 밝혀둘 수 있다"고 말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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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호 2019-03-08 17:23:37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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