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바로 세우기'와 '적폐 청산'의 맥은 하나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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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로 세우기'와 '적폐 청산'의 맥은 하나로 통한다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9.02.1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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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행정부 수장까지 구속되는 대한민국…헌정상 역사적 의미

[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사법부 수장이 법대 밑 피고인석에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이에 앞서 행정부 수장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구속 중이다. 각종 의혹으로 징역 33년이 구형돼 재판중이지만국정농단 사건과 별개로 2016년 4·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의 친박계 인사들을 공천하기 위해 불법 여론조사를 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대통령의 구속은 몇 차례 더 있었다. 지난 1995년 '12ㆍ12 및 5ㆍ18 특별수사부'는 전두환 씨에 대해 군형법상 반란 수괴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 씨는 이날 오전 9시 자신의 집 앞 골목에서 "검찰의 소환 및 여타의 어떠한 조치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골목성명'을 발표하고 자신의 고향인 합천으로 도피했다.

하지만 국민과 역사에 대한 정면 도전했던 전 씨가 안양교도소에 수감됨으로써 노태우 전 대통령을 포함해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동시에 구속되는 건국 이래 초유의 사태이자 세계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노 씨도 기업체 대표 36명으로부터 2838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정식 구속기소됐기 때문이다.

당시 유럽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던 정치사회학자 기 소르망 프랑스 총리 경제고문은 인터뷰에서 전ㆍ노 씨의 구속과 수감을 전후 뉘른베르크나 동경의 전범재판, 프랑스의 나치 협력자 재판과 같은 맥락에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전ㆍ노 씨의 구속이 국민들의 복수심이나 감정 해소 차원에서가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른바 '적폐 청산'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이후 시작된 적폐 청산 수사에 전직 행정부 수반에 이어 전직 사법부 수반까지 헌정사상 처음으로 법정에 세운 것이다.

국민들이 믿어야 할 마지막 보루인 '법의 심판'을 잘못된 길에서 바로잡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는 역사바로 세우기의 어떤 평가보다 국민들의 삶의 문제이고 국가의 존망과 체면을 수습하는 일이 될 것이다.

사법부의 패가망신…다시 살아나는 것도 '사법 정의' 실현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공전자기록 등 위작, 위작공전자기록 등 행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3권 분립의 민주국가에서 입법사법행정부 수반이 마냥 권력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자 절차를 다시 한번 바로잡은 것이다.

특히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의 혐의는 법원의 위상 강화 및 이익 도모를 위한 재판개입, 대내외적 비판세력 탄압, 부당한 조직보호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구체적 혐의 사실은 47개에 달한다.

양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나머지 법관 100여 명 중 사법처리 대상을 추려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최고 책임자인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한 만큼 사법처리 범위는 최소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양승태 사법부에 재판에 관해 청탁한 것으로 조사된 박 전 대통령과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전ㆍ현직 국회의원의 기소 여부에 관해 결정한 뒤 검찰은 8개월에 걸친 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법과 상식에 부합하는 선고가 나올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관련 전현직 법관들에 대한 기소 여부 결정하고 대법원에 비위사실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개입, 대내외적 비판세력 탄압, 부당한 조직보호 등 구체적 혐의 40여 개는 상고법원 도입 등 사법부의 이익을 위해 청와대의 지원을 받아낼 목적으로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 등 재판에 개입했다.

또 최고 사법기관 위상을 놓고 갈등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를 견제하기 위해 △헌재 내부 사건 정보 및 동향 수집 보고 △현대차 비정규노조 업무방해 사건 관련 헌재 압박 △헌법재판소장 비난 기사 대필 게재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및 재판 재판개입 등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양 전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을 비판하고 사법행정에 부담을 준 행동을 한 법관들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1심 판결 비판 △세월호특별법 제정 촉구 △대법관 임명제청 비판 등 법원 내부망 게시판에 재판 비판 및 사회 현안에 관한 글을 쓴 법관을 상대로 문책성 인사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법원 내외부 연구회와 인터넷 카페 와해 인사상 불이익 시도 △대한변호사협회 및 회장 압박 △긴급조기 국가배상 인용 판결 법관 징계 시도 △부산고법 판사의 비위 은폐ㆍ축소 △'정운호 게이트' 관련 판사 비위 은폐ㆍ축소 등의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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