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변하지 않는 의미…”내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역사뿐~(人君所畏者, 史而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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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변하지 않는 의미…”내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역사뿐~(人君所畏者, 史而以)”
  • 김영주 자유기고가
  • 승인 2019.02.08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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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찾아서~] 연산군 이융(李㦕)의 남긴 말을 되새길 수 있는 ‘신문박물관’

[데일리즈 김영주 자유기고가]

서울 근교부터 전국에는 다양한 박물관이 있다. 그 박물관을 다 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직접 발 길을 떼고, 눈으로 보는 박물관이 더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박물관과 알찬 전시 내용을 먼저 소개하는 코너를 갖는다 <편집자 주>

신문박물관 내부 모습 ⓒ신문박물관 홈페이지
신문박물관 내부 모습 ⓒ신문박물관 홈페이지

탈출 직후 : 코르시카의 쥐새끼가 섬을 탈출해 본토에 상륙
탈출 3일 후 : 나폴레옹이 반란군과 함께 파리로 진격
탈출 10일 후 : 반란군 속속 합류····· 나폴레옹 승승장구
파리 입성 5일 전 : 영웅·····프랑스를 되살리기 위해 파리로 오고있음.
파리 입성 3일 전 : 위대한 황제 폐하 만만세!!! 프랑스 만세!!!

나폴레옹이 엘바섬에서 탈출해 파리로 오기까지 프랑스 언론의 머릿기사다. 불과 며칠 사이에 변하는 이른바 ‘언론의 논조’를 보면 대체 언론의 역할이 무엇인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이런 카멜레온 같은 아전인수식 논리외에도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이른바 ‘가짜뉴스’는 오늘날 더 심각하다.

각종 정보와 뉴스가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 언론은 더욱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 언론의 역할에 대해 더욱 고민이 많아지는 지금 우리나라 근대언론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박물관이 광화문에 있다.

신한은행금융박물관 건너 구(舊) 동아일보 본사사옥에 위치한 ‘신문박물관’이 그것이다. 1층에는 ‘일민미술관’이 있고 5ㆍ6층에 ‘동아일보 신문박물관’이 있다. 전국단위로 검색해보면 ‘대전일보 신문박물관’도 있다.

신문박물관으로 들어가면서 예전 아르바이트 하던 때가 생각났다. 건설협회에서 책자 만드는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오래된 자료들을 구해오라니 마이크로필름을 뒤져야 했다. 중앙일보를 제외하고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세 군데를 다니면서 필름자료를 뽑아냈다. 두 세시간도 못되어 눈앞이 아른거리고 반나절 지나니 속이 울렁거리더라는... 이틀동안 그랬더니 눈앞에 별이 왔다 갔다했던 기억이다.

아무튼 항상 시끄러운 광화문 사거리 일민미술관 5층으로 올라가면 입구에서 연필이 포함된 일명 ‘굿즈’를 판매한다. 6층 특별전시공간을 포함해서 2개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5층은 구한말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신문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보여준다.

8ㆍ15 광복 이후 급속히 많아진 신문 제호 ⓒ데일리즈
8ㆍ15 광복 이후 급속히 많아진 신문 제호 ⓒ데일리즈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인 한성순보와 최초의 ‘민간신문’이자 최초의 ‘순한글’ 신문인 ‘독립신문’도 있다. 일제시대 언론의 암흑기를 거쳐 광복후 언론의 백가쟁명 시대(百家爭鳴 時代), 한국전쟁과 이승만·박정희 시대 언론탄압의 흔적까지 잘 보여준다.

일장기 말살사건이 동아일보만의 일이 아니었다는 것도 여기서 처음 알았다. 가장 강경한 항일논조를 유지하던 ‘대한매일신보’를 폐간시킨 것이 아니라 총독부 기관지로 바꿔버린 일제의 치졸한 보복과 교과서에서 보던 브나로드운동과 문자보급 운동 등 문맹퇴치에 나섰던 언론사의 모습들... 이름만 알았던 수많은 신문들과 에피소드들이 실체를 드러낸다.

무엇보다도 보도사진 부분을 주의깊게 보시길 부탁드린다. 때론 사진 한 장이 천마디 말보다 큰 울림을 주고 진실을 알려준다. 아이들과 같이 갔다면 지나치게 시끄럽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사진의 배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는 것, 이것이 바로 ‘참교육’ 아닐까. 이곳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1987’이 겹쳐진다.... 이곳은 우리 근현대사의 ‘타임캡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섬뜩하게 다가온 것은 70ㆍ80년대 언론통제의 모습들이다. 선배님들께 가져가면 색깔별로 다양하게 치장하고 돌아오던 내 논문원고를 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의도는 북극과 남극 사이보다 더 멀다. 독재권력이 가장 먼저 시작하는 것이 언론장악이라던가. 그런 엄혹(嚴酷)한 시기에 언론의 자유를 위해 나섰던 언론인들의 피눈물을 볼 수 있다. ‘기자의 책상’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신문이 변화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사전 검영되고 있는 신문. ⓒ데일리즈
사전 검열되고 있는 신문. ⓒ데일리즈

묵직한 윤전기에서 컴퓨터 조판까지, 제작방법 변천까지 보고 6층으로 가면 특별전시공간과 함께 체험공간이 있다. ‘나만의 신문’을 만들어볼 수 있으니 어떤 신문을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갖고 가는 것도 좋겠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돌아보고 나오면서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종이신문의 미래였다. 이미 언론 형태는 다양해졌고 변화하는 속도와 폭은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1609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근대적 의미의 신문이 나온 이래 - 우리나라의 조보(朝報 : 조선 중종이래 승정원에서 발행하던 일종의 관보)가 최초의 신문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은 알 수 없다. 500여년을 이어온 ‘신문’이 어떻게 변화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일민미술관 5~6층 전화 02) 2020-1880
■ 관람 – 매주 화요일~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과 설, 추석 연휴는 휴관이다. 봄(3월), 가을(9월) 정기 휴관도 있다.
■ 유료 - 요금은 일반 4000원,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 명함과 신분증을 제시하면 직장인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 박물관 찾아가는 길
- 서울 도심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이용. 1, 2호선의 경우 시청역에서 광화문 방향 도보로 약 5분 소요된다.
 
필자 : 김영주 - 한국사 전공. 문학석사. 현재 사회탐구 전문강사  및  서현초ㆍ양영초 방과후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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