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등, 가습기살균제 처분 시한으로 피해자 '눈물 가득한' 법적 책임 모면하나?
애경산업 등, 가습기살균제 처분 시한으로 피해자 '눈물 가득한' 법적 책임 모면하나?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9.01.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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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ㆍ판매한 애경산업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린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법적인 시한으로 왈가왈부 된다는 점에서 진정한 피해 책임을 처리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에 의해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도 제조 및 유통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건 건 공정위의 '늑장 처분'이지만 최후의 보루인 법적인 판단 역시 피해자를 외면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애경산업의 경우 옥시 이외에 가장 많은 가습기 살균제를 국내에서 판매했음에도 그 어떠한 처벌이나 징계, 책임을 진 바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6부(부장판사 박형남)는 애경산업이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공정위는 애경산업이 '홈크리닉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흡입할 경우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사실 등 안전과 관련된 정보를 은폐 또는 축소했다는 이유 등을 들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8300만 원을 부과하고 애경산업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2011년과 2016년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환경부에서 위해성 인정 자료를 받은 뒤에야 재조사에 착수했다. 처분 시한은 5년이지만 제품의 판매 중단일(2011년 8월 31일) 이후인 2013년 말까지 해당 제품이 판매된 점을 문제 삼았던 것이다.

그러나 애경산업 측은 처분 시한이 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인데, 2011년 10월에 최초로 시작됐으니 공정위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에 법원은 애경산업 측의 입장을 들어준 것.

재판부는 "사건의 표시ㆍ광고행위가 모두 처분시한이 경과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며 "2013년께 마트에 진열돼 소비자가 구매했더라도 이미 표시행위가 완료된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불과해 계속 표시행위가 존속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서울고법은 이마트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에 대해서도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애경산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2016년 8월 말 처분시한이 지났다는 이유에서였다.

ⓒ인터넷 커뮤니티
ⓒ인터넷 커뮤니티

가습기 만들고 판매한 업체들…게으른 당국과 법 뒤에 숨은 책임은 언제쯤?

애경산업은 2002년 10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ㆍ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했다. 애경산업은 해당 제품의 용기에 부착된 표시라벨과 홈페이지에 '주성분 : 살균성분, 솔잎추출물', '천연솔잎향의 피톤치드 성분', '아로마테라피ㆍ산림욕 효과' 등의 문구를 넣어 광고하면서 흡입 시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정보는 뺐다.

그러나 CMITㆍMIT 성분을 흡입할 경우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발표된 바 있고, 그 피해자는 국내에서도 다수 발생했다.

또 관련 법의 적용대상이 아님에도 제품 라벨에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한 품질표시'라는 문구를 넣어 사실과 다르게 표시한 애경산업 등에 대해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하고, 관련자들을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

앞서 이마트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불복소송에서도 처분 시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지난달 무효 판결이 나왔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사 개시일로부터 5년 이내에 처분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를 넘겼다는 것이다.

현재 제조사인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의 불복소송도 진행 중에 있으며, 유통업체인 애경산업, 이마트와 제조사인 SK케미칼의 법적 쟁점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 변수가 된 바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관계자는 "애경이 지속해서 사과와 피해자 보상을 외면한 채 책임을 회피할 경우 법적 심판대 앞은 물론, 애경 불매 운동 등으로 사회적 심판대 앞으로 끌어내어 엄중한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SK케미칼은 문제가 된 원료인 CMITㆍMIT 성분을 개발했고, 이마트는 해당 제품을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판매하고 애경산업도 가습기 살균제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하면서 인체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광고했다.

특히 애경산업은 2002년부터 10여 년간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는 옥시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에 이어 가장 많이 판매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일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았다.

2016년 국정조사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1997년~1999년 사이에 '파란하늘맑은가습기' 제품을 3년간 7만5000개를 판매했고, 2002년~2011년 10여 년간 '가습기메이트'를 163만 개 판매했다.

또한 환경부가 환경보건학회에 의뢰해 조사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사에서 조사대상 1288명이 응답한 사용제품 36.5%가 애경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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