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식 사우나의 느낌...사람과 공동체를 잇는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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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식 사우나의 느낌...사람과 공동체를 잇는 전통
  • 김기수 교수
  • 승인 2019.01.14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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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김기수 교수] 

요즘같은 겨울철이면 몸을 녹이기 위해서나,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친목을 다지기 위해 혹은 여관 대신 하룻밤 숙박 장소로 사우나나 찜질방을 많이 찾게 된다. 겨울이 무척 긴 북유럽에 위치한 스웨덴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사우나가 매우 대중적인 일로 그 유래도 무척 오래되었다. 스웨덴에서의 사우나는 전통적으로 위생이나 신체적인 건강을 위한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측면에서의 유용성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사우나(sauna)'라는 말 자체는 '목욕'을 의미하는 핀란드 말로, TV의 자일리톨 껌 광고를 통해 많이 알려진 '휘바(hyvää)'와 더불어 유일하게 세계인이 이해하는 핀란드 말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단어 자체에서 보듯 통상 사우나는 핀란드가 원조로 알려져 있으나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이웃 나라들에서도 사우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널리 알려진 전통이자 관행이었다. 스웨덴에서는 사우나라는 용어 대신 의미는 사우나처럼 '목욕실'이나 '목욕을 위한 오두막'이라는 뜻을 가진 '바스투(badstu 또는 bastu)'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스웨덴 작가 울라우스 망누스(Olaus Magnus)가 1555년에 펴낸 『북유럽 인들의 역사』에 삽입된 판화. 왼쪽 위의 난로, 왼쪽 사람이 들고 있는 자작나무 가지, 계단식 좌석 등이 눈에 띄는데,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스웨덴 바스투(사우나) 내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사진출처: http://runeberg.org/nfbb/0354.html
스웨덴 작가 울라우스 망누스(Olaus Magnus)가 1555년에 펴낸 『북유럽 인들의 역사』에 삽입된 판화. 왼쪽 위의 난로, 왼쪽 사람이 들고 있는 자작나무 가지, 계단식 좌석 등이 눈에 띄는데,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 스웨덴 바스투(사우나) 내부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 ⓒ출처 : http : //runeberg.org/nfbb/0354.html

사우나는 통상 온도가 높은 방이나 목욕실에 알몸(수영복을 입거나 수건 등으로 몸의 일부를 가리기도 함)으로 들어와 땀을 흘리고, 땀을 흘린 후에는 몸을 물로 씻는 목욕 방식이다. 이러한 목욕 방식은 아시아, 아메리카, 유럽 등 많은 지역에서 오래전부터 행해진 것이지만 오늘날 사우나 문화가 가장 활발하게 남아 있는 지역은 핀란드를 필두로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다.

중세시대까지는 유럽 전역에서 사우나가 널리 이용되었는데, 16세기 초부터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북유럽을 제외한 많은 나라에서는 사우나 문화가 급격히 쇠퇴했다고 한다. 전염병의 확산 정도가 상대적으로 북유럽 지역에서는 강력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북유럽에 사우나 문화가 강하게 뿌리내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이다.

통 방식에서는 뜨거운 돌 위에 물을 부어 발생한 증기가 내부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함.사진출처: 스웨덴라디오(https://sverigesradio.se)
통 방식에서는 뜨거운 돌 위에 물을 부어 발생한 증기가 내부 온도를 높이는 역할을 함. ⓒ출처 : 스웨덴 라디오(https : //sverigesradio.se)

북유럽의 전통적인 사우나는 야외에 있는 오두막 안에서 뜨겁게 달궈진 돌 위에 물을 뿌려 증기를 발생시킴으로써 체감 온도를 올리고, 마사지나 혈액순환 효과를 위해 자작나무 잎과 가지로 몸을 두드리는 방식이 많았다.

1432년 노르웨이의 외딴섬을 방문한 이탈리아 인 피오라반티(Cristoforo Fioravanti)도 이런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놓았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척된 현재에는 전기를 이용한 실내 사우나나 바스투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학교나, 병원, 수영장, 체육관 등 공공시설은 물론이고 심지어 교도소나 군대 같은 특수한 곳에도 사우나는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 중 하나로 여겨진다.

사우나는 스웨덴에서 보통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며 무엇보다 청결유지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스웨덴 역시 우리나라처럼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 과한 음주를 한 사람들에게는 사우나를 그리 권장하지는 않는다.

“바스투(사우나) 없이 보낸 하루는 의미 없는 날이다.”ⓒ출처: http://www.picluck.net/media/1707165376313774536_53683287
“바스투(사우나) 없이 보낸 하루는 의미 없는 날이다”. ⓒ출처 : http : //www.picluck.net/media/1707165376313774536_53683287

이러한 신체적 측면에서의 효과 못지않게 중요하게 이야기되는 사우나의 장점은 바로 공동체 내의 유대강화와 같은 사회적 측면에서의 효과이다. 상대적으로 위생환경이 열악했던 시절에 사우나는 청결한 조건에서 아이를 낳기 원하는 산모들에게 열린 공간이었으며, 추운 겨울에는 가족 간이나 마을의 크고 작은 여러 일들을 의논하는 회의의 공간이기도 하였다. 도시에 비해 광장이 발달하지 않은 시골에서는 사우나가 공동체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였던 것이다.

20여 년전 겨울, 스웨덴에 있을 때 선생님께서 본인의 시골 별장 사우나로 초대해 한겨울 사우나를 경험했던 적이 있다. 평소 서먹서먹하던 선생님과 학생들이 흉금을 터놓고 격의 없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추억으로 생각한다. 사우나 밖에 놓아두어 살얼음이 낀 맥주를 한참 땀을 쏟고 난 다음에 한 모금 마셨을 때 온 몸에 흐르던 그 느낌도 여전히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때 그 선생님의 명언 하나. "한 잔의 술과 사우나가 고치지 못하는 병은 없다."

필자 : 김기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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