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人物 다시 보기 ②] 청성 성대중...인간의 품격, 인간성에 대한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
[시대의 人物 다시 보기 ②] 청성 성대중...인간의 품격, 인간성에 대한 희망은 어디에서 오는가
  • 이수진 교수
  • 승인 2019.01.10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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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이수진 교수] 

18세기 영ㆍ정시대의 문인인 청성(靑城) 성대중(成大中, 1732~1809) 선생의 문집 『청성잡기(靑城雜記)』 중 「질언(質言)」에서 글을 뽑아 보았다. 

명예가 성대한 사람은(名譽盛者)
오직 거두어 물러나야 욕됨을 멀리할 수 있다(惟斂退可以遠辱).
부귀가 지극한 사람은(富貴極者)
다만 겸손하고 공손해야 재앙을 면할 수 있다(惟謙恭可以免禍).

요즘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 대부분이 명예가 드높거나 돈이 많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누구라고 특정하지 않더라도 뉴스 보도나 신문 등을 통해 상세히 알고 있을 테지만, 그들은 공통점은 물러나야 할 때 물러나지 않았고 물러났더라도 불명예스러운 일로 인한 퇴진이었다는 것과, 돈에 관해서는 청탁이건 수락이건 추잡하고 음험한  뒷거래로 인해 돈이 갖는 이미지가 한층 더 부정적으로 굳어졌다는 것(소위 갑질도 포함하여)이다.

동서여담에 실려있는 성대중의 초상화 ⓒ인터넷커뮤니티
동서여담에 실려있는 성대중의 초상화 ⓒ인터넷커뮤니티

위 성대중 선생의 짤막하지만 인간성의 핵심을 찌르는 글을 읽어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명예와 부귀의 획득과 유지에만 골몰하고 정작 그 명예와 부귀를 어떻게 자신의 삶에서 유연하게 운영하며 자신과 주변 사람들 모두가 행복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보하는 데 쓸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것인지...

현대사회에서의 명예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과 동일시되는 경우가 많고 부귀도 결국 그 직업으로부터 나오는 것일 텐데, 어떤 직업에서의 명예와 부귀일지라도 단 한 번의 실수나 판단착오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결과로 귀결된다는 것을 떠올려볼 때, 비도덕적인 행동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씻을 수 없는 정신적 흔적으로 남을 것이다. 물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한 결과로 명예와 부귀를 잃게 되어도 그것에 대해 전혀 자각하지 못한 채 별다른 반성도 없이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명예와 부귀가 사람을 오만하고 이기적이며 허위의식에 빠져 진실에 눈감게 만드는 것이다. 죽음과 더불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명예와 부귀라는 허깨비. 그래서일까, 누구나 더욱 그것에 매달리고 확보에 안간힘을 쓰며 그것의 행사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것은...     

새삼 더욱 인간과 인간성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명예와 부귀를 획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으나 분명한 한계가 있으니 그 과정에서 어떤 모략과 음침한 뒷거래가 횡행할지... 어떤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 어쩌다 요행이나 떡고물을 바라는 주변의 도움으로 권력을 장악하게 되었을 때, 잘못된 사람에 의한 잘못된 권력의 행사가 어떠한 결과를 불러 왔는지는 역사에 무수한 사례들이 있고, 그들이 자발적으로 명예를 내려놓고 물러나온 경우도 거의 찾아 볼 수 없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 부귀한 사람들은 그 부귀를 자신과 가족만의 것으로 한정하고 어떤 수단과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손에 꼭 쥐고 있으려 안간힘을 쓸 뿐, 죽음에 임박해서도 부귀를 내려놓지 않고 오히려 더 확장하려 하지 않던가?

도대체 한 평생 살아가는 동안에 사람에게는 얼마큼의 명예와 부귀가 필요한 것일까? 명예와 부귀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고 도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일까? 아니, 명예와 부귀의 획득과 그 확장에 골몰하는 사람의 마음속 어디에 도덕성이 자리할 최소한의 양심의 공간은 있는 것일까? 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모든 명예를 내려놓고 물러설 수 있는 사람, 명예와 부귀를 소유하고 있어도 오만하지 않고 겸손한 사람을 찾을 수 있을지...

인간성에 희망을 걸고 싶다. 이제 인간성에 대한 혐오는 그만 두고 싶다. 나도 그들과 같은 인간이고 어쩌다 명예나 부귀를 획득하게 되면 그들과 같아 질 수도 있으니.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내 삶이나 나의 성정(性情)을 생각해보니, 앞으로도 나는 명예나 부귀와는 별 관계없이 지금처럼 극히 평범하게 살아 갈듯 싶다. 또한 그것이 변함없는 내 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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