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돈’이라는데…오늘날 자본주의 시대를 만드는 기초가 됐던 금융의 역사
돌고 돌아 ‘돈’이라는데…오늘날 자본주의 시대를 만드는 기초가 됐던 금융의 역사
  • 김영주 자유기고가
  • 승인 2019.01.1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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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찾아서~] 서울 중구 세종로 신한은행 갤러리 내 ‘한국금융사박물관’ 관람

[데일리즈 김영주 자유기고가]

서울 근교부터 전국에는 다양한 박물관이 있다. 그 박물관을 다 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직접 발 길을 떼고, 눈으로 보는 박물관이 더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좋은 박물관과 알찬 전시 내용을 먼저 소개하는 코너를 갖는다 <편집자 주>

(좌로부터 시계 방향) 상평통보, 한국은행 1000원권(1950년), 군표 10달러, 근대주화 반원은화(1906년)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좌로부터 시계 방향) 상평통보, 한국은행 1000원권(1950년), 군표 10달러, 근대주화 반원은화(1906년)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돌고 돌아 ‘돈’이라는 말이 생겼다는데 근거는 알 수가 없지만 돈, 즉 화폐가 사람 몸을 돌고 돌아 흐르는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걸 생각하면 일리가 있다. 돈도 그렇다. 적정량의 화폐유통은 원활한 경제운영에는 필수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런 화폐(돈)은 언제부터 쓰였을까. 또 화폐를 매개로 한 금융의 역사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화폐와 금융의 역사를 알기 위해서는 광화문으로 가야 한다. 광화문사거리를 중심으로 이와 관련된 박물관 두 곳이 있다. 경복궁으로부터 내리 뻗는 세종대로 끝에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한국금융사박물관’이 있다. 그곳으로부터 명동 쪽으로 이동하면 롯데백화점 옆 한국은행에 ‘화폐박물관’이 있다. 인터넷에 화폐박물관으로 검색하면 대전 한국조폐공사의 화폐박물관이 한 곳 더 있기는 하다.

서울에 있는 ‘화폐박물관’은 구(舊) 한국은행 건물을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만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있고 우리나라 금융정책의 중심점에 있는 기관이니 상징성이 크다. 다만 규모가 작고 구성이 단순한 편이라 아쉬움이 많아 접근성으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한국금융사박물관을 먼저 권하고 싶다.

한국금융사박물관 전시실 내부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한국금융사박물관 전시실 내부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한국금융사박물관은 바로 광화문 사거리 옆 건물이다. 여름에는 건물 바로 앞에서 잠시 다리를 쉬어갈 수도 있겠으나 언제부터인가 항상 조용할 날이 없는 광화문 사거리인지라 그건 어렵게 되었다. 대신 비교체험 극과 극은 덤이다. 민주주의는 시끄러운 것이라 하지 않던가.

건물 1층은 신한은행 영업장이고 2, 3층이 박물관이다. 금융교육도 실시된다고 하는데 정기적인 것은 아니다. 전문해설사가 상주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학습지가 준비되어 있으니 꼭 챙기시길 바란다.

조선시대 차용증(좌)과 상인들의 장부책(금전 출납 및 어음 부착)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조선시대 차용증(좌)과 상인들의 장부책(금전 출납 및 어음 부착)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전시 내용은 한국금융사, 신한은행사, 화폐전시로 구분되어 있다

한국금융사실 공간은 인류의 시작에서부터 이루어졌던 물물교환의 역사와 함께 매개체로 쓰였던 다양한 물품들과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화폐와 함께 화폐를 매개체로 이루어져온 금융의 역사가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다. 근대이래 진행된 우리나라 금융의 역사는 근대화 운동이자 경제적 독립운동이었다.

윗층으로 올라가면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독립된 전시공간이 있다. 국채보상운동에 대한 기획 전시공간이다. 1907년의 국채보상운동은 2017년 국내에서 14번째로 유네스코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그 기념으로 이루어졌다. 국채보상운동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과 닮은 점이 많다고들 말한다.

또한 이 곳에서는 우리나라가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물품의 유통망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상거래 자체 규모도 커지면서 운반이나 원거리 거래에서 비 효율적인 동전보다는 새로운 금융제도, 화폐의 발달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1907년 대구에서 서상돈을 중심으로 국채보상기성회가 구성됨으로써 시작된 이 운동은 대한매일신보의 후원이 더해져서 확산되었다. 민중(民衆)의 적극적 참여에도 불구하고 일제의 교묘하고 집요한 방해와 당시 상류층의 무관심으로 실패하고 말았던 아픈 역사를 여러 가지 유물들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신한은행 자체는 비교적 신생은행에 속하지만 2003년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인 조흥은행(1897년에 한성은행으로 설립되었다. 1903년 공립 한성은행으로 개편된 후 수차례 인수합병을 거치다가 1943년에 조흥은행으로 개칭했다)과 합병하였기 때문에 그 역사까지 더불어 전시하고 있다. 각종 통장들과 현금카드, 체크카드를 비롯한 운용시스템의 변화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좌로부터 시계 방향) 조선간이생명보험증서, 전시우편 세금절수, 한국은행권 10원권(1962년), 조선은행 10원권(1905년)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좌로부터 시계 방향) 조선간이생명보험증서, 전시우편 세금절수, 한국은행권 10원권(1962년), 조선은행 10원권(1905년)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전시공간 마지막쯤에 가면 지폐계수기로 모의지폐를 세어볼 수도 있고 당백전을 비롯한 예전화폐를 탁본 만들 듯 체험해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와 닿았던 것은 일원 짜리를 모아 100만 원을 만들어놓은 동전더미이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백날 얘기해봤자 실감하기 어려운데 동전더미를 보니 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우리나라 최초의 대출담보가 당나귀였던 건 아시는지? 여러 나라의 화폐와 단위까지 정리해 놓은 부분도 주목해보시길 바란다. 어른들 입장에서도 그렇게 다양한 화폐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요즘 체계적인 금융교육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아이들과 이런 얘기를 나누기에도 적절하다. 2층으로부터 3층까지 순서를 따라 얘기를 나누면서 관람하면 된다. 한 금융기관의 ‘사설박물관’이지만 다양한 내용을 품고 있는 곳이다.

1원의 가치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1원의 가치 ⓒ데일리즈

국채보상운동과 관련지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대한매일신보’와 양기탁, 베델 등 이런 분들인데 하고자만 한다면 이분들도 같이 볼 수도 있다. 시간과 노력이 좀 필요하다. 바로 건너편이 동아일보 구 본사건물에 만들어놓은 ‘신문박물관’이다.

길 하나만 건너면 된다. 이곳으로 가면 대한매일신보와 양기탁, 베델 등에 대하여 좀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딱 하나 아쉬운 것은 신문박물관은 유료다.

아울러 한국금융사박물관에는 전시 공간과 전시물을 이용해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어린이공간이 특별하다. 연중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매월, 방학중 운영하고 있다.

조선시대 차용증(좌)과 상인들의 장부책(금전 출납 및 어음 부착)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박물관 홈페이지 내 어린이공간 소개 화면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박물관 홈페이지 내 ‘어린이공간‘ 소개 화면 ⓒ한국금융사박물관 홈페이지 캡처

■ 위치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35-5 전화 02) 738-6806
■ 관람 -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사전에 신청하는 단체관람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다. 매주 일요일과 공휴일 근로자의 날은 휴관이다.
■ 박물관 찾아가는 길
- 서울 도심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 대중교통으로는 지하철 5호선 6번 출구 덕수궁ㆍ동화면세점 방향으로 도보로 약 3분 가량이다.
- 1, 2호선의 경우 시청역 3번 출구 광화문 방향 코리아나호텔 옆으로 나와 도보로 약 5분 소요된다.

 

필자 : 김영주 - 한국사 전공. 문학석사. 현재 사회탐구 전문강사  및  서현초ㆍ양영초 방과후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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