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군주민수'를 통해 '파사현정' 했지만 '임중도원'에 봉착한 대한민국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군주민수'를 통해 '파사현정' 했지만 '임중도원'에 봉착한 대한민국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12.2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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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교수들은 올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의 '임중도원(任重道遠) 꼽았다. 문재인 정부가 개혁과제를 중단 없이 추진해 달라는 당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3년간의 사자성어 흐름은 우리의 현실을 적적하게 대변하기도 한다. '국정농단'의 탄핵 정국'으로 시작된 변화는 결국 '임중도원'으로 해결되지 못한 현실 정치와 사회 현상을 말해주고 있다.

24일 교수신문은 지난 5일부터 14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38.8%(341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임중도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임중도원은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에 대한 의미를 한 교수는 "정부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나 국내외 반대세력이 많고 언론들은 실제의 성과조차 과소평가하며 부작용이나 미진한 점은 과대포장하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짊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임종도원의 경구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답습하는 여당과 정부 관료들에게 던지는 바이니 숙지하고 분발하기 바란다"며 현 정부의 무능과 안일한 행태에 불만을 나타낸 지적도 있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인터넷 커뮤니티

임중도원을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응답자들은 주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지지하는 뜻에서 임중도원을 선택했다. 전호근 경희대 교수(철학과)는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골랐다고 밝혔다.

임중도원 다음으로 많이 선택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밀운불우(密雲不雨) '도 문재인 정부의 개혁에 대한 소회가 반영됐다. 23.9%(210명)의 선택을 받은 밀운불우는 '구름은 가득 끼어 있는데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여건은 조성됐지만 일이 성사되지 않아 답답함과 불만이 폭발할 것 같은 상황을 빗댄 말이다.

이 말은 2006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된 적 있다. 고성빈 제주대 교수(정치외교학과)는 "남북정상회담과 적대관계 종결, 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합의, 소득주도성장 등 대단히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지만 막상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희망적 전망에만 머물러 있는 아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선택 고려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가 추천한 '공재불사'(功在不舍)는 15.3%(134명)가 선택해 3위에 올랐다. '성공은 그만두지 않음에 있다'는 뜻으로 '순자'(荀子)에 나오는 구절이다. 투철한 개혁의지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계속 개혁에 매진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과 행여 정부가 계속 밀어붙이다 보면 효과가 날 것이란 집단 최면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 모두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4위는 '구름과 안개를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다'는 뜻의 '운무청천'(雲霧靑天)이, 5위는 '왼쪽을 바라보고 오른쪽을 돌아다 보다'는 뜻의  '좌고우면'(左顧右眄)이 차지했다. 각각 11.2%(98명)와 10.8%(95명)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골랐다.

한편,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해를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50명의 예비심사단이 추천위원들이 추천한 사자성어 20개 가운데 5개를 골라 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2017년의 사자성어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었다. 파사현정의 논거는 불가논서인 삼논현의(三論玄義)에 나오는 말로, '오류를 파괴하다' 라는 파사(破邪)와 이를 통해 진실을 드러내려는 현정(顯正)을 합한 표현이다.

2016년에는 '군주민수(君舟民水)'로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의 힘으로 배를 띄우지만 물은 배를 뒤집어 엎을 수 있다'는 뜻의 사자성어가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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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명 : '자본'을 감시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눈은 작아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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