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바른미래ㆍ평화당 특히 정의당 등 야당 판도 흔드는 계기
'연동형 비례대표제'…바른미래ㆍ평화당 특히 정의당 등 야당 판도 흔드는 계기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12.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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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연동형비례대표제(連動形比例代表制)…전국 혹은 권역별 정당 득표율에 비례해 정당별 총 의석을 할당하고, 이후 정당별 총 의석수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뺀 만큼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할당하는 방식.

이 어려운 설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소수 정당에 유리한 선거 제도로서 대형 정당은 오히려 의석을 잃을 수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농성까지 하며 도입을 주장했던 이유다.

소수 야당이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약 2주일간의 농성과 단식을 진행한 끝에 지난 15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거대 양당이 도입을 검토한다는 결정에 환영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거대 양당의 생각은 달랐다. 양당의 '손 대표와 이 대표의 건강이 염려돼 불가피하게 양보하고 검토하자는 단계까지만 합의'라는 반응에 야3당은 검토를 합의했으니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7일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첫날부터 여야는 신중한 입장을 다시 내보이며 앞으로의 선거제도 개편 협의 과정에 의구심을 던졌다.

이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어렵게 만들어진 자리인 정개특위에서 선거법과 관련해 여러 가지 논의를 충분히 해서 결론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손학규 대표, 이정미 대표도 함께 논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좋겠다"라며 확답을 내리지 않았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역시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해 "합의문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비롯한 여러 선거구제에 대해 앞으로 열린자세로 검토하겠다는 자세에 불과하다"며 "정치권에서 마치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된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이는 명백히 사실과 다른 것이며, 심각한 유감을 보낸다"고 밝혔다.

이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정치는 신의다. 5당이 합의하고 대통령이 지지한 합의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정치와 구태 이념정치를 개혁하는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돼 다당제가 정착되면 지역 기반이 없는 바른미래당도 존립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치권에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목숨을 바치겠다"는 손 대표의 단식을 두고, 차기 총선 승리의 낮은 가능성으로 한국당에 복당하려는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정치적 승부수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이날 열린 최고 의원회의에서 "정치는 이해관계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의명분으로 한다. 그것이 결국 국민에게 이로우면 민주평화당에도 이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을 줄여도 시원찮을 판에 늘린다는 것에 반대가 심한 것 알고 있다. 하지만 정서보다 더 급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우리 국민의 삶이다. 우리 국민의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선 현재의 선거, 정치제도를 바꾸지 않고서는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 또한 "이번 여야합의는 5당은 물론 국회의장과 대통령까지 나서서 맺은 결실이다. 헌정사에 이런 협력이 구현된 적은 없다"며 "그 만큼 국민들께서 선거제도 개혁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합의 실패는 모두의 패배가 될 것이고, 성공은 모두의 성공이 된다는 점을 각별히 명심해야 한다"고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국 이 같은 합의와 노력과 갈등의 마무리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결정나면, 정당 판도를 흔들 계기가 될 거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매개로 당의 구심력을 강화한 뒤 차기 총선 전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계 개편에서 개혁보수를 매개로 주도적인 역할을 노리고 있는 바른미래당으로서는 이학재 의원이 탈당을 선택하면서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연쇄 탈당도 예상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바른미래당 5~6명이 당협위원장으로 들어온다는 소문이 있다"고 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분열이 현실화되면 민주평화당도 이탈이 본격화 될 수도 있다.

민주평화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텃밭 격인 호남에서도 정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밀려 2위로 밀려난 상황이다. 당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밑도는 정국에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차기 총선에서 당의 존립을 쉽사리 보장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되면 혜택이 손에 꼽히는 곳은 정의당이다. 올해 국회 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현행 소선거구제에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합할 경우 정의당 의석수는 23석까지 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지역에 뿌리를 둔 거대 양당은 각각 10여 석 이상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민주당이나 한국당이 미래당이나 평화당 의원들을 받아들이더라도 의석 과반 확보가 불가능한 만큼 '의원 빼가기' 논란을 우려해 영입에 소극적이다. 개별 입당 가능성까지 닫아두지 않고 있지만 차기 총선 공천 확약은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다.

 

담당업무 : 정치·통일
좌우명 : '자본'을 감시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눈은 작아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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