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과 '파파 리더십'…시련만큼 큰 이유있는 영광의 무게
박항서 '매직'과 '파파 리더십'…시련만큼 큰 이유있는 영광의 무게
  • 전은솔 기자
  • 승인 2018.12.17 2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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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전은솔 기자]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에게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을 안기면서 한국과 베트남이 동시에 '박항서 매직', 그의 '파파 리더십'에 열광하고 있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사령탑으로 부임한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수석코치로 4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하지만 2002년 이후 박 감독은 경남전남상주에서 두루 감독을 맡았으나 뚜렷한 성과가 나지 않았고, 실업축구(창원시청) 팀 감독까지 밀려난 바 있다.

그랬던 박 감독은 베트남 지휘봉을 잡으면서 히딩크 같은 존재가 됐고, 한국에서는 히딩크 같은 영웅을 외국에 수출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례를 만들면서 흥분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해 10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으로 취임 이후 1월 U-23 챔피언십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8월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최초로 4강 진출 신화를 달성했다.

이번 아시아의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스즈키컵까지 우승하며 16경기 연속 A매치 무패 행진(9승7무)을 이어갔다. 아울러 박 감독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도 회자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팀은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를 상대로 스즈키컵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날 박 감독의 초상화는 호치민 전 주석을 비롯해 베트남 국부로 여겨지는 인물들과 나란히 걸리면서 초상화가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거리 곳곳에는 태극기가 휘날렸다.

이 때문에 어느 외교관보다 낫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 박 감독 덕분에 대한민국과 베트남 사이가 훨씬 가까워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감독이 아시아 축구의 변방이었던 베트남에 스즈키컵 우승을 안기면서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결과는 양국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박 감독의 인기를 실감케 하는 풍경은 계속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승리는 베트남 팀과 박 감독에게 각종 포상금이 봇물을 이뤘다. 베트남 팀에게는 스즈키컵의 우승 상금으로 30만 달러(약 3억4000만 원), 박 감독 '특별 보너스'로는 베트남축구연맹(VFF)으로부터 받은 4만3000 달러, 베트남 가전업체인 아산조(Asanzo)는 1만3000 달러, 베트남 자동차 업체인 타코그룹은 5만 달러의 보너스를 약속했다. 

박 감독은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 축하금으로 받은 10만 달러(약 1억1000만 원)를 베트남 축구발전을 위해 쾌척했다.

박 감독은 "나에게 주어진 축하금은 베트남 축구발전과 불우이웃을 위해 써주길 바란다"면서 "스즈키컵 우승은 베트남 국민과 팬들 덕분에 이룬 성과"라고 밝혔다.

지난해 취임 직후에는 베트남 내 소외된 지역을 직접 찾아 축구 용품을 전달하고 축구 클리닉을 개최하는 'Giva A Dream'이라는 자선 프로그램을 두 차례 개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하고, 자신의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선수에게 양보하는 '파파 리더십'에 감동받은 한국과 베트남 언론들은 박 감독의 행보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우승 기자회견장에서 벌어진 이 '돌발 퍼포먼스'가 선수와 감독 사이 격의 없는 관계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예이기도 했다.

스즈키컵까지 승리를 이끈 박 감독은 "최근 두 달 동안 우리 선수들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라며 "선수들과 코치들, 그리고 우리를 응원해주신 모든 베트남 국민들과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저는) 영웅 아닙니다. 영웅 아니고 평범한 축구지도자입니다. 즐거움을 선사한 것에 대한 하나의 표현 방법이라고 생각할 뿐"이라고 겸손까지 보여줬다.

한편, 이번 스즈키컵 우승까지 달성한 베트남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대해 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번(다가 오는 아시안컵)에도 도전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준비를 마친 상태다. 나는 영웅이 아니고 평범한 축구지도자"라고 여전히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3월에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상대로 베트남에서 양보 없는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조국은 대한민국이지만 배우는 자세로 한번 도전해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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