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 해역 침범해 어선 나포와 퇴거 요청한 北..."무력과시로 문제 발생 여지 노출"
南 해역 침범해 어선 나포와 퇴거 요청한 北..."무력과시로 문제 발생 여지 노출"
  • 강수연 기자
  • 승인 2018.11.23 1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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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서 2차례나 해역 침범으로 나포와 퇴거 요구...대책 마련 시급

[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지난 3일 동해 우리 해역(조업자제 해역)에서 어업중이던 우리나라 한 어선을 북한군이 나포ㆍ퇴거요구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당 선박이 조업하던 해역은 북한 해역과 인접한 동해 조업자제 해역으로 정부가 우리 어선의 피랍을 막고 안전하게 어업을 할 수 있도록 정한 우리 수역이다. 이 수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은 어업통신국에 1일 2회 위치 보고를 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흥진호 나포사건 이후 약 1년만인데, 이에 우리 어선을 나포하고 다시 풀어준 북한군의 의중 파악과 두 번이나 진행된 해역 침범에 대해 해경과 관계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 뉴시스 제공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 ⓒ뉴시스

23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이하 해경)에 따르면 84톤 홍게잡이 통발어선 에스호(S호) 선장은 지난 3일 우리 해역에서 정상 조업을 하던 중 북한군에 의해 2시간 가량 나포됐다가 풀려났다. 

경북 울진 후포항을 떠난 후 통발어구를 들어올리는 양망 작업을 하고 있던 에스호는 북한군 7~8명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우리 어선에 불법 승선한 뒤 통신기를 차단하면서 "누가 여기서 작업하라고 했나"는 말을 들어야 했다.

이어 북한군은 선장 및 선원 10명을 선실로 격리조치하고 에스호를 북한 수역 쪽으로 약 8마일 이동하게 했다. 약 2시간 가량 북한 수역 쪽으로 항해하던 중 북한군 1명이 추가 승선해 "남북관계가 화해관계이니 돌아가라"고 하면서 북한군은 모두 철수했다.

선장은 사건발생 후 6일 뒤인 지난 9일 오후 5시 50분께 울진해양경찰서에 사실을 최초 신고했다.

또 지난 15일에도 북한군은 조업중인 에스호에 접근해 해역에서 퇴거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난 것. 북한 경비정 1척이 조업자제 해역에서 어업하던 에스호에 접근해 "선장 나가세요"라며 두 차례 경고를 보내는 바람에 에스호는 조업을 중단했고 다음날인 16일 에스호는 후포항에 입항했다.

이에 해경은 선장에게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고 선장과 선원들의 진술, 어선에 설치된 GPS플로터(위성항법장치) 등을 확인한 결과 에스호가 우리 해역에서 조업한 것으로 판단했다.

다행히 나포 당시 북한군의 폭행과 협박 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북한 측에 유감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선장은 최초 사건발생 이후 6일 뒤에 신고를 했으며, 해경은 우리 해역에 북한군이 두 차례 침범했는데도 사실을 몰랐을까?

해경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장이 물리적 충돌이 없어서 신고를 안하려 했다"며 "하지만 통신기가 끊어져 어민들끼리는 이미 입소문이 났다고 술렁대는 분위기였고, 나중에 밝혀지면 일이 더 커지고 논란이 될까봐 6일을 고민하다가 9일 조업 후 신고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전한다.

즉 신고를 안하고 그냥 지나가려고 했다는 말이다. 신고를 안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에 이 관계자는 "신고를 안해도 선장은 법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해역으로 북한이 침범해 나포와 퇴거를 요구한 사건이기 때문에 해경 측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해경 경비관계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경비ㆍ순찰을 하고 있지만 현재 시스템 상 나포 즉시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었다"라며 "이번 사건은 명백히 북한이 우리 해역을 침범한 사건이다. 하지만 북한의 의도를 모르겠다. 이례적이고 처음있는 상황이라 유감스럽다. 관계당국과 장기적으로 분석을 해 볼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지난 10월 흥진호 사건 이후 북한군에 의한 어선 나포 사실을 자동으로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해수부의 예산 부족으로 중단돼 현재 경비정을 전진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중"이라며 "보다 확실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다시 해수부에 강경하게 요청해 앞으로도 우리어선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남성욱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지금이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시대라고 하지만 이번 에스호 사건은 아직도 북한이 우리를 견제하고 있음을 동해에서 보여준 것"이라며 "단순 어업 경계가 아닌 북한의 무력 과시로 보인다. 북한이 언제든지 남북간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복어잡이 어선 '391흥진호(38톤)'가 나포돼 6일만에 풀려난 일이 있었다. 당시 흥진호는 한일 공동어로 수역에서 조업하다 어획량이 부진하자 북한 해역 안으로 50마일 이상 침입, 불법 조업을 하던 중 북한 경비정에게 나포됐다.

포항어업통신국이 동해ㆍ포항해경 측에 391흥진호의 미귀환 사실을 통보하고 뒤늦게 수색에 들어갔지만 한국인 선원 7명과 베트남 선원 3명 등 총 10명의 선원들은 건강의 이상 없이 울진 후포항으로 돌아왔다.

당시에도 정부는 흥진호 나포사실을 몰랐고, 송환 후에도 별다른 보도나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아 다양한 억측이 난무했다.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선주 측의 허위 보고로 파장이 커졌음이 나중에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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