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차 운행 제한ㆍ재난 수준의 등급(?)에 대해…시민들이 싸늘하게 보는 이유
경유차 운행 제한ㆍ재난 수준의 등급(?)에 대해…시민들이 싸늘하게 보는 이유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8.11.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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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결국 지난 7일에는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여러 지역에서 발령되고 서울시는 노후 경유차에 대한 운행제한 조치를, 정부는 '2030년 경유차 퇴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 고농도 미세먼지 상황이 발생하자 서울시는 자발적 승용차 2부제, 대중교통 무료 정책까지 선보였으나 오염배출량 감소라는 기대에도 자발적 2부제는 배출저감에서 한계가 있었고, 대중교통 무료는 포퓰리즘 지탄을 받았다.

그러면서도 결국 서울시와 정부는 경유차량 운행제한, 특히 노후 경유차에 대한 운행제한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결과라고 주장할 뿐이다.

앞서 정부 역시 2009년부터 추진해 오던 저공해 경유차에 혜택을 주는 이른바 '클린 디젤 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공공 부문에 경유차를 완전히 없애는 등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종합대책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경유차 운행률이 43%인 점을 고려하면 국민의 절반 정도가 경유차 운행자들이다 보니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뿐만아니라 클린디젤 정책으로 경유차 구입을 장려했던 정부의 오락가락한 경유차 정책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13일 환경부가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내뿜는 5등급 차량의 분류를 오는 11월 말까지 완료하고, 그 결과를 12월 1일부터 차량 소유주들에게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기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와 수소차는 1등급, 하이브리드차는 1~3등급, 경유차는 3~5등급으로 분류되는데, 휘발유와 가스차는 차종과 연식에 따라 1∼5등급까지 다양하게 나뉘게 된다.

이번에 5등급으로 분류된 차량, 대부분 경유차로 추정되는 차량들은 내년 2월 15일부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수도권으로 진입이 제한된다. 본인의 차량 등급은 다음 달 1일부터 임시 누리집 사이트와 콜센터(1833-7435)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이는 2005년 이전 등록한 노후 경유차를 대상으로 하는 '서울형 운행제한'과 별개다. 이번에 도입하는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은 차종과 연식별로 미세먼지를 많이 배출하는 차량을 선별해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국내에 운행 중인 약 2300만 대에 달하는 차량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확인하고, 체계적으로 저장하는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 기술위원회'를 13일 발족한다고 밝혔다.

중국발 미세먼지 원인임에도…경유차 운행중인 중소상공인ㆍ서민은 발등에 '불'

정부 관계자는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재난 상황에 준하는 사태'라며 "운행제한 대상이 되는 차량에 대해서는 조기 폐차 지원,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등 필요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클린디젤 정책'을 펴 온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를 거쳐 이명박 정부는 클린 디젤 정책을 확대하면서 당시 경유차의 판매를 장려했다. 그 이유는 경유 차량(디젤 엔진)이 휘발유를 연료로 쓰는 차량보다 연료 효율이 높다는 것이 논리였다.

이런 정책으로 국내 경유차 비율은 2011년 36.3%에서 2014년 39.4%, 지난해 42.5%로 뛰었다. 지난해 전국 자동차 2 253만 대 가운데 경유차는 958만 대에 달한다.

당시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대상인 경유차를 구입한 시민들은 "정부가 경유차를 권장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말을 바꾸고 있다"며 "혜택이 줄어 드는 것도 문제지만 영세 상공업자 입장에서는 생업의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경유차에는 '환경개선부담금'이 있다. '환경개선부담금'은 상대적으로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경유차 소유자에게 자신들이 오염시킨 만큼의 복구비용을 부담시키는 제도이다.

이런 마당에 생계형 경유차 운전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은 당연하지만, 정부는 경유차의 배기가스로 인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경우 재난 상황에 준하는 사태'라고 규정했다.

정부의 비상ㆍ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은 지난 8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공공부문이 선도하고 내년 2월부터는 민간부문도 의무참여하면서 경유차를 감축하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 소상공인ㆍ영세사업자에 대한 지원책도 병행해나간다는 것.

소상공인 등의 경우, 노후 경유 트럭을 폐차하고 LPG 1톤 트럭 구매 시 기존 조기폐차 보조금(최대 165만 원)에 추가로 400만 원을 지원하며, 단위 배출량이 높은 중·대형 화물차의 폐차 보조금(현행 440만~770만 원)을 현실화해 노후경유차 조기 감축을 유도한다.

하지만 각 지자체의 경우 조기 폐차 보조금의 소진으로 노후 경유차는 어쩔 수 없이 운행을 하고 있다. 특히 경유차 중 2.5톤 이상의 승합차와 승용차는 지자체의 예산만 바라보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경유차 퇴출 대책은 당황스럽다는 불만 일색이다.

한편, 이 같이 정부의 오락가락 경유차량 정책에 대해 관련 기사에는 다양한 댓글이 달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동차 검사하고 통과된 차량도 못 다니게 한다니…", "2부제 시행하던데 안 지키는 공무원과 국회의원은 통뼈냐", "돈 없고 먹고 살기 바빠 매연 없는 좋은 차 못 바꾸는 것도 죄냐", "생업이 걸린 사람들은 걸어 다니고 비싼차 타고 나랏일하는 사람들은 괜찮은 거냐", "차값을 내리던지, 세금을 줄이던지…무조건 바꾸라는 건 무슨 행패"라고 힐난했다.

이어 "2000년 식인데 나름 관리 잘해서 배기가스 관리하는데…눈총 주네", "새차 사서 관리 안해 배기가스 뿜어내도 괜찮다는 거냐", "경유차에 부과된 환경개선부담금 사용 내역부터 공개해라", "2005년이전 경유차 할인해서 타라고 해놓고 아껴서 10년이상 잘 타고 있구만…못타게 하는 이유는 뭐냐" 등 제도적인 문제를 꼬집는 글도 상당수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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