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던 50대 여성 '거제 묻지 마 폭행'…억울한 목격자 증언은?
폐지 줍던 50대 여성 '거제 묻지 마 폭행'…억울한 목격자 증언은?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8.11.05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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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경남 거제에서 건장한 남성이 길에서 폐지를 줍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고 숨지게 한 사건이 뒤늦게 드러났다. 남성은 평소 전혀 모르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폭행했는데, 살인을 미리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 증거까지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부실한 대처가 논란이 됐다. 범행 당시 범인을 검거한 시민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드러난 사실이다. 지난번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도 경찰의 섬세한 대처가 있었으면 살인 사고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지난달 31일 뉴스1은 경남 거제시에서 20대 남성이 아무런 이유없이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을 30여분동안 잔혹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단독보도했다.

'살려달라'고 애원한 여성의 말은 무시한 채 폭행은 계속됐고,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5시간여 만에 결국 숨졌다. 20대 남성인 박모 씨는 조사에서 "술에 취해 왜 그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4일 새벽에 일어난 해당 사건에 대해 창원지검 통영지청은 피의자 박 모씨(20)가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사람이 죽으면 목이 어떻게' 등의 문구를 검색해본 점을 토대로 피의자가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약자를 골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 페이스북 캡처
ⓒ목격자 페이스북 캡처

피해 여성은 키가 132㎝에 불과할 정도로 왜소하지만 박 씨는 키 180㎝의 건장한 체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박 씨는 피를 흘리는 여성을 버려두고 달아났다가 다시 돌아와 여성이 숨졌는지 확인하고 하의를 벗긴 채 유기까지 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검찰 조사 결과 입대를 앞두고 있던 박 씨는 사건 당일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던 길에 이 같은 폭행을 저질렀고, 당시 주변을 지나던 사람들이 신고하면서 체포됐다.

차량을 타고 지나가던 목격자 3명이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박 씨를 제지했지만 "내가 경찰이다. 꺼져라"고 하면서 폭행을 이어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와 언론 보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씨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시민에게 경찰이 오히려 "왜 이리 범인을 심하게 때렸냐"며 칭찬은 커녕 나무란 사실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공개해 공분을 샀고, 공중파 역시 시민들이 박 씨를 제압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범인 검거한 시민들의 이야기 왜곡하고 무시한 언론과 경찰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거제 50대 무차별폭행 살인사건 목격자 페이스북 댓글'이라는 제목에서 "상은 못 줄망정 내가 때린 게 잘못이라 하니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보배드림 글쓴이는 "10월 4일 새벽 3시 친구 2명과 함께 차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범인이 사람을 끌고 가는 모습을 봤다"며 곧바로 119와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박 씨가 다가오고 있다는 급박한 상황과 함께 "우선 때려서라도 제압 하겠다"고 말했고 경찰도 "알았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전화 신고한지 20여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박 씨와 함께 자신의 일행을 인근 경찰서로 연행하며 '왜 이리 범인을 심하게 때렸냐'며 "세상에 이런 나쁜 놈을 잡아도 그냥 대충대충 넘기려고 하는 파출소 경찰들의 모습을 보니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용의자 검거에 일조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뺀 한 공중파 뉴스보도를 지적하며 "아무것도 한 것도 없는 경찰들이 다 잡은 것으로 돼 있다"며 "조금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피해자는 살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너무 안타깝고 슬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박 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검찰은 또 박 씨에 대해 전자발찌 부착명령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가 5시간 가량 지나서 사망했고, 검거 직후부터 조사 과정 내내 박 씨가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하고, '죽이려고 때렸겠느냐'고 부인하는 등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상해치사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학교폭력 가해 전력이 있었던 점과 범행 2~3시간 전 박 씨가 평소에 좋아하던 여성 등 3명과 술을 마시다 이 여성이 다른 남성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격분한 점도 검찰 조사로 드러났다.

이어 박씨가 휴대폰으로 범행 관련 문구를 검색해본 점을 토대로 피의자가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약자를 선정하고, 범행 당시 현장 주변의 폐쇄회로TV(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처음부터 피해 여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무참히 때렸다고 판단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사이트에는 박 씨와 관련해 '강력범죄자의 얼굴을 공개해 달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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