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장인' 장웅상 칼럼] 왜 인문학인가, 왜 '공부'를 하는가?
['공부 장인' 장웅상 칼럼] 왜 인문학인가, 왜 '공부'를 하는가?
  • 장웅상 박사
  • 승인 2018.10.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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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장웅상 박사]

인문학은 사람과 삶에 대한 학문이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공부는 사상누각이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내가 모범으로 삼을 만한 삶의 지표들이 있다.

나는 또한 다양한 인문학 공부를 했다. 나는 영문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국문학, 중문학, 일본학, 문화교양학을 공부했고 또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공부했다. 내가 이렇게 인문학을 공부한 이유는 공부가 좋아서이다. 나는 인문학 공부를 통해서 삶을 보는 방식이 향상되었다. 경영학에도 인문학이 적용되면 인문 경영이 되고 리더십에도 인문학이 적용되면 인문학 리더십이 된다.

타로에도 인문학이 적용되면 인문학 타로가 되고 콘서트에도 인문학이 적용되면 인문학 콘서트가 된다. 인문학은 인간의 삶 자체이다.  

공부...모르는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

방송대 문화교양학과의 과목 중에 <미술의 이해>라는 과목이 있다. 나는 이 과목의 출석 수업을 들었다. <미술의 이해>는 한마디로 미술사이다. 출석 수업에서는 서양미술사에 대해 들었다.

서양 미술사란 고전 그리스-헬레니즘-중세, 르네상스-헬레니즘-바로크-신고전주의-사실주의-인상주의-후기 인상주의-상징주의-표현주의-추상주의-미래파까지의 미술의 역사를 다룬다.

고전시대에는 완벽한 신의 모습을 형상화하는데 초점이 맞추어 졌다. 즉, 신화적 세계에 인간의 시선이 머물렀다. 

그러다가 르네상스 시대가 오면 인간의 눈으로 사물을 파악하는 원근법이 탄생한다. 르네상스의 대표적 화가인 라파엘로(1483-1520)는 아테나 학당을 그렸는데 그림 중간에 있는 두 철학자 중에서 손을 위로 향하고 있는 사람은 플라톤이고 손을 아래로 향하고 있는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이다. 라파엘로는 플라톤의 이상주의와 아리스토텔레스의 현실주의를 그림으로 쉽게 묘사했다. 

그리고 그는 아테나 학당의 철학자들 속에 자신의 모습도 그려 넣었는데 그림을 보고 있는 사람을 쳐다보는 듯한 모습이 바로 라파엘로 자신이다. 인상주의는  해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을 그리고 피카소는 사물을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그림을 그렸다. 추상주의는 모든 것을 더 뺄  수 없는 원형으로 그렸다.

다빈치(1452-1519)의 모나리자는 임신을 하고 있었고 상복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는데 이는 삶과 죽음의 2분법을 잘 보여준다.

다빈치와 미켈란젤로(1475-1564)는 미술의 종류 중 최고의 쟝르에 대해 논쟁을 했는데 이를 '파라고네 논쟁'이라 하는데 요즘은 쟝르 간의 우열  논쟁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고흐(1853-1890)는 인상주의 화가인데 생전에 그림이 딱 한 점 팔렸는데 그의 미술상인 동생이 사주었다고 한다. 밀레(1814-1875)의 만종에 나오는 바구니에는 원래는 죽은 아이가 그려져 있었고 죽은 아이를 위한 기도를 하는 모습이었는데 후에 비판이 있자 감자가 들어간 바구니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서양 미술사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다. 이렇게 공부를 통해 모르는 사실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것이 내가 아직도 공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인인합창(人人合唱)의 공부가 필요하다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대리석 상점 앞에서 아무렇게나 버려진 대리석 덩어리를 보았다. 그는 상점 주인에게 그 대리석의 값이 얼마인지 물었다. 그 때 상점주인은 그 대리석 덩어리를 그냥 가져가라고 했다. 그 상점 주인은 관심이 없었다.

미켈란젤로는 그 대리석을 들고 자신의 작업실로 옮겼다. 1년이 지난  후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작업실로 그 상점 주인을 초대했다.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작품을 상점 주인에게 보여 주었다. 평범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놀라운 작품을 본 상점 주인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것은 바로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숨을 거두신 그리스도를 자신의 두 팔로 안고 있는 조각상이었다.

"당신은 이렇게 훌륭한 조각품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습니까" 상점주인이 미켈란젤로에게 물었다. 

미켈란젤로가 이렇게 대답했다. "제가 이 대리석 앞을 지나갈 때 갑자기 예수님이 저에게 대리석 속에 누워 있는 나의 불필요한 부분들을 제거하고 내 형상이 드러나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대리석 안을 들여다보니 어머니의 무릎 위에 누워있는 예수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단지 예수님이 시키는 대로 그저 불필요한 부분을 끌로 긁어내었을 뿐입니다"

이 작품은 높이가 171.6㎝의 크기의 그 유명한 '피에타'상으로 로마 베드로 성당에 보존되어 있다.

나는 2010년에 대만 여행을 한 적이 있다. 대만 국립 박물관에 갔는데 그곳에서 "이게 신의 작품이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작품들이 많았다. 예술가들은 길에서 돼지 고기 모양의 돌을 발견하면 그 돌을 삼겹살 모양으로 만든다고 한다. 이게 바로 천인합창(天人合唱)이다. 

하늘과 사람의 합작이라는 뜻이다. 하늘은 미켈란젤로에게 대리석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라고 전했고 미켈란젤로는 하늘의 말을 듣고 대리석의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했다. 그랬더니 대리석의 석문이 열리고 '피에타'상이 세상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공부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처음에 공부할 때에는 전혀 가공이 되지 않은 원석으로 공부한다. 그러다가 공부하면서 점점 가치 있는 보석으로 나 자신이 변해 가는 것이다. 나의 열정에 노력이 합해지면 그것이 바로 인인합창이다. 열정도 인(人)이고 노력도 인(人)이다. 두 가지의 합이 바로 '인인합창'이고 이것은 공부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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