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선언…비준과 효력정지 가처분 사이 또 '南南 갈등' 재점화
평양선언…비준과 효력정지 가처분 사이 또 '南南 갈등' 재점화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10.2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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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평양공동선언'과 '군사분야 합의서'를 비준했다. 이에 대해 야당이 "국회 패싱"이라고 반발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남북 합의가 비준 되지 않은 채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후 10ㆍ4남북 공동성명은 휴지조각이 된 바 있다.

이렇듯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번복됐던 남북 합의를 불가역적으로 못 박기 위한 정부의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때문에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의 차이가 분명하지 않은데도 비준을 밀어붙이면서 남북 관계에 대한 우려가 '남남 갈등'으로 재점화될 조짐이다.

23일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평양 방문에서 합의한 9월 평양공동선언과 4ㆍ27 판문점선언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비준했다. 국회 비준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판문점선언과 달리 평양선언은 이를 생략하고 즉각 비준한 것이다.

통상 국무회의 의결 후 재가까지 2∼3일 정도가 소요되지만 청와대는 이 시기를 대폭 앞당겼다. 비준안은 관보에 게재되는 대로 발효된다.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는 북측과 문서를 교환한 뒤 관보에 게재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비준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길일 뿐 아니라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그동안 불이익을 받아왔던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도 가장 먼저 혜택이 돌아가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증진시키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 등에서 남북 간 합의한 사안을 이행하기 위해 비준 절차를 밟는 것"이라며 "서로 약속 시한에 맞춰 합의를 이행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무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도 원칙과 선언적 합의에 대해서는 (국회 비준동의를) 받은 건 없다"며 "추후 새로운 남북 분야별 합의들이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만들 때 국회 비준동의가 해당하는 것이지 원칙과 방향, 선언적 합의에 대해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관계발전법은 남북 합의에 '중대한 재정적 부담'이 있을 경우 국회 비준동의를 거치도록 했다. 법제처는 앞서 이 같은 부담이 판문점선언에 포함된 만큼 그 후속 성격인 평양선언은 비준동의 사항이 아니라는 해석을 통일부에 보냈다.

野 "국회무시"...與 "초당적 협력"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이 비준되자 자유한국당은 "국민을 속이고,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안 재가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포함한 권한쟁의심판 청구까지를 야권 공조를 통해 실천해 나갈 것"이라며 대통령의 초헌법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평양공동선언과 부속 남북군사합의서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비준했다는 것은 국가 안전보장, 국가 안보에 심대하고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안"이라며 "헌법 60조 1항에 명시된 사안을 대통령 독단에 의해서 결정할 수 있는 국정운영이 대단히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헌법 60조 1항은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등의 체결·비준에 대해 국회가 동의권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같은 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남북 합의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면 끝까지 야당을 설득하든지, 아니면 철회하고 독자 비준하는 떳떳함을 보여야 했다"라며 "이렇게 원칙 없는 정부가 있냐는 한심한 생각이 든다"라고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은 국회에 계류시켜 놓은 상태에서 평양공동선언은 직접 비준한다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그래야 역으로 4ㆍ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를 현실화시킬 수 있다”며 적절한 결단으로 평가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서 한국당과 미래당의 반발에 대해서는 “판문점선언에 대한 비준에 대해 국회서 토론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표결해야지, 모든 것을 그렇게 문제만 삼는다고 하면, 전혀 남북관계 개선이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진전을 이룰 수 없다”며 국회의 토론과 표결절차조차 저지하는데 대해 비판했다.

정의당도 정부가 평양공동선언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심의ㆍ의결한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을 향해 4·27 판문점선언 국회비준도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최석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로 가는 길에 높고 낮은 합의문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나, 설령 있다고 해도 그 순서를 꼬이게 만든 것은 판문점선언 비준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라며 "이제라도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을 국민 뜻에 따라 처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정치·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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