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탈락 지원자 배상…하지만 피해자 재채용은 '기각', 부정채용자는 '계속 채용'
'채용비리' 탈락 지원자 배상…하지만 피해자 재채용은 '기각', 부정채용자는 '계속 채용'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8.10.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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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부적격자를 채용하는 등 채용비리가 불거진 기관이 탈락한 지원자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하지만 억울하게 탈락한 채용 피해자가 다시 뽑아달라고도 한 요청은 기각됐고, 당시 피해자 대신 뽑힌 사람은 아직도 관계 기관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2부(오성우 부장판사)는 A씨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에게 손해배상금 8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금감원의 금융공학 분야 신입 공채에서 필기시험과 2차례의 면접을 지원자 중 최고 점수로 통과했으나 최종면접에서 탈락했다.

반면 최종면접에 오른 3명 중 필기시험과 1ㆍ2차 면접 합산 점수가 가장 낮았던 B씨는 합격했다. 금감원은 당초 면접 계획에도 없던 지원자들의 평판(세평)을 조회해 이를 최종 평가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A씨를 비롯해 다른 직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이들에 대해 평판을 조회한 것인데,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지방 학교를 졸업했다고 지원서에 기재해 합격에 유리한 '지방 인재'로 분류됐던 B씨가 최종 합격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지난해 9월 공개한 감사 보고서에 따라 드러났다. 결국 채용공고에 의하면 지원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면 합격이 취소되는데도 금감원이 이를 무시한 것.

재판부는 "A씨가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췄다고 보기 어려운 평판조회 결과만으로 노력을 공정하게 평가받을 기회를 박탈당해 느꼈을 상실감과 좌절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배상할 책임이 금감원에 있다고 판결했다.

다만 재판부는 자신을 채용해달라는 A씨의 재 채용 청구에 대해서는 채용 절차가 공정하게 진행됐더라도 최종 합격을 장담할 수 없으니 재 채용은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지난해 감사원과 검찰에 이어 법원에서도 채용 비리가 확인됐지만 금감원은 아직 A씨를 구제할 계획이 없는 듯하고, 부정 채용된 직원은 10개월째 감사를 받고 있을 뿐 여전히 금감원 직원 신분이다.

최근 검찰의 채용비리 의혹 수사가 신한금융 각 그룹사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신한금융 내신한은행 5건, 신한카드 2건, 신한생명 6건의 비리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뉴시스
최근 검찰의 채용비리 의혹 수사가 신한금융 각 그룹사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신한금융 내신한은행 5건, 신한카드 2건, 신한생명 6건의 비리 정황을 포착한 바 있다. ⓒ뉴시스

정부는 억울하게 피해를 입은 사실이 특정되면 구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렇게 채용 비리 혐의가 발견돼 수사 의뢰된 공공기관과 일반기업ㆍ단체는 68곳이다.

하지만 서류와 필기, 면접 등 단계별 전형 과정에서 탈락한 예비 합격자의 순번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피해를 입증하기 쉽지 않기 때문도 있다고 전해진다.

피해자가 구제가 됐거나 앞으로 구제될 공공기관은 SR공사와 가스안전공사, 강원랜드 정도이고, 가장 문제가 컸던 시중 은행 같은 사기업은 구제가 더욱 어렵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6월 입사 지원자의 채용 서류 보존 기한을 6개월에서 3년으로 늘렸지만 수사 대상인 시중 은행 채용 비리 사건은 모두 3년 이상 지나 피해 사실을 확증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연합 관계자는 "재판부가 손해배상 판결을 했으면 해당 기관과 기업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니, 특별 채용 등 방식을 마련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는 지적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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