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욱일기' 게양 논란…오히려 제국주의 망령 부추기는 꼴?
日 '욱일기' 게양 논란…오히려 제국주의 망령 부추기는 꼴?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10.0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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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군함이 과거 제국주의 상징인 '욱일기'(旭日旗)를 게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욱일기 논란은 외교 무대뿐 아니라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국제사회에 더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대책과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임에도 오히려 일본의 제국주의 망령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크다.

게다가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는 국가 원수가 참석하는 관례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관함식 당일 제주해군기지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떤 대응과 결과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5일 다수의 매체와 관련단체 등에 따르면  외교부와 해군은 욱일기에 대한 국민정서를 감안해 거듭 방침 변경을 요청하고 있지만, 일본 측은 국내법령 등을 이유로 들며 여전히 관함식에서 욱일기를 게양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8월 31일 해군은 행사 참가국 전체를 대상으로 협조사항을 전하면서 '해상사열시 자국의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자위함기인 욱일기의 게양에 관해 "자위대법 등 국내법령이 의무화하고 있다"며 내리고 (관함식에) 갈 일은 절대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자위대의 수장인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통합막료장이 욱일기를 절대 내리지 않겠다고 단언하면서 우리 외교부와 해군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릴 예정이다. 해군은 제주 국제관함식에 함정을 보내는 일본 등 14개국에 해상사열 때 자국기와 태극기를 달라는 요청을 했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한국의 합창의장에 해당하는 가와노 통합막료장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해상자위관에게 있어서 자위함기(욱일기)는 자랑”이라며 "자위함기는 법률상, 규칙상 게양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 정부는 해상사열 때 달지 말 것을 요구하는 욱일기는 제국주의 일본군이 사용하던 전범기로 일본 우익들은 혐한(嫌韓) 시위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독일은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하면 처벌하도록 형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일본은 오히려 1954년 욱일기를 해상자위대 함정의 깃발로 다시 사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일 이낙연 국무총리는 "일본이 욱일기가 한국인들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이 거듭 욱일기 게양 방침을 거두지 않자, 국내 시민단체 등에서는 일본 군함 초청 취소와 국제관함식 전면 취소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앞서 지역사회인 강정마을 주민회는 지난 3월 마을 총회를 열어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반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회는 4개월 뒤인 지난 7월 임시총회를 열어 관함식 개최를 투표로 결정키로 했다. 다만 주민회의 급격한 태도 변화에 정부가 관함식 개최를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논란도 일었다. 

또한 정부는 초청 취소시 자칫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 반발 등을 우려해 사열함정을 '독도함'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거론되고 있다. 애초 참가국 군함을 사열하는 좌승함을 '일출봉함'에서 '독도함'으로 변경함으로써 일본이 '독도'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함정에 사열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만들어, 외교적 결례는 피하면서 스스로 취소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 정부가 막판에 유감을 표하면서 참석 취소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해상사열 시에 마스트에 자국의 국기와 태극기를 게양해 달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좌승함을 독도함으로 바꾸는 방안과 관련해서는 "그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해군 국제관함식 반대와 평화의 섬 제주 지키기 공동행동은 제주시 노형동 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선포하고 일본 전쟁범죄를 용인하는 국제관함식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4일 이들은 "제주해군기지 완공 이후 미군의 핵추진 잠수함을 비롯한 각국 군함이 드나들고 있다"면서 "이번 국제 관함식에는 미군 핵추진항공모함까지 참여할 예정이며,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 역시 참여한다"고 반대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태평양전쟁 당시 잘못됐던 것들, 또 지금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학술모임이라든가 이런 기획에서 욱일기의 의미에 대해서 새롭게 조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에둘러 우려했다.

한편, 1346년 6월 영국 에드워드 3세가 프랑스와의 전쟁에 출전하는 함대의 전투태세를 검열한 게 시초로 알려진 관함식은 국가원수가 자국 군함의 전투태세 등을 점검하는 해상사열로 주로 통치력이나 해군력을 과시하는 게 목적이다. 

최근에는 외국 군함을 초청해 군사교류를 다지는 국제행사 성격으로 치러진다. 우리나라 최초 관함식은 1949년 이승만 대통령 때 인천해역에서 열렸다. 이후 중단됐다가 건군 50주년 기념으로 1998년 '대한민국 국제관함식'으로 부활했다.

지난 1962년, 1998년, 2008년, 2015년 등 현재까지 총 다섯 번 열렸다. 이번이 여섯 번째인 제주 국제관함식은 강정마을 상처 봉합이라는 과제와 함께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논란까지 더해져 관심 속에 치러질 전망이다.

담당업무 : 정치·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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