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54시간 뒷 이야기…말 한마디, 한마디에 70년 분단이 다시 이어졌다
방북 54시간 뒷 이야기…말 한마디, 한마디에 70년 분단이 다시 이어졌다
  • 전은솔 기자
  • 승인 2018.09.22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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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전은솔 기자]

2박 3일간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머문 총 시간은 54시간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함께한 시간은 17시간으로 집계가 됐다.

이런 계산 결과는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으로부터 나왔는데, 이 시간 동안 일반적으로 보도된 내용 이외에 생각지도 못한 말 한마디와 흥미로운 '뒷 이야기'도 몇가지 알려지고 있다.

21일 김의겸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일정에 동행하고 직접 본 뒷 이야기와 전해지는 후일담이 회자되고 있다.

우선 북측 관계자들이 문 대통령의 백두산 등반이후 혹시라도 삼지연초대소에서 하룻밤 더 머무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해놓으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한다.

이는 앞서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의 기념식수 행사에서 문 대통령의 방문 기간이 20일까지가 아닌 21일까지로 새겨진 표지석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하루 더 평양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변인에 따르면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며 "북쪽에서는 호의를 가지고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여러 가지 상황과 사정에 대해서 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 부부는 20일 오전 백두산을 함께 찾은 한국 측 특별수행단의 요청으로 천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김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백두산 천지에서 손가락 하트를 만들어 이설주 여사와 기념사진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두 손가락으로 하트 모양을 그렸고, 이 여사는 그 하트를 손으로 받치는 포즈를 취했다는 것. 

당시 김 위원장은 김 대변인에게 다가와 "이거(손가락 하트) 어떻게 하는 겁니까"라고 물었고, “나는 모양이 안 나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방북단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이 모습을 남쪽 사람들이 보면 놀라워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해당 사진을 청와대가 공개하지는 않았다.

장군봉 정상에서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에는 한 대에 네 명씩이 탑승했고, 첫 케이블카에 남북정상 내외가 탔다고 한다.

4인용 좁은 케이블카에서 이들 부부는 마주 보고 앉은 채 10분 정도 대화를 나눴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 "숨 차 안 하십니다"라고 농담을 던지자 문 대통령이 "예 뭐, 아직 이 정도는..."이라고 대답하자, 이를 듣고 있던 이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정말 얄미우십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고 전해진다.
북한 노동신문이 21일자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이설주 여사가 함께 백두산을 찾은 모습을 보도했다. ⓒ뉴시스(출처=노동신문)
북한 노동신문이 21일자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이설주 여사가 함께 백두산을 찾은 모습을 보도했다. ⓒ뉴시스(출처=노동신문)

김 대변인은 "저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노광철 인민무력상과 함께 탔다"며 김 부위원장은 "최근 천지에서 대형 제사상이 발견됐다. 옛날 왕들이 나라의 국태민안을 빌 때 사용하던 제사상이다. 그러니 예전부터 천지에 올라와 제사를 지냈다는 뜻"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오늘 두 분 정상도 같이 올라오셨으니 백두산 신령께 조국의 미래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것"이라면서 북한 조기천 시인의 장편서사시 '백두산'을 읊어줬다고 한다.

천지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고 김 위원장이 "저기 흰 말뚝이 보이시죠. 거기부터 시작해 안 보이는 저 왼쪽, 서쪽이 국경선이다"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김정숙 여사와 이 여사는 팔짱을 끼고서 이동하는 등 남북 정상 부인 간의 훈훈한 광경이 포착됐다. 백두산 정상에서 천지의 물을 물통에 담는 김 여사의 모습에서 물을 담고 있는 와중에 이 여사가 옷자락을 잡아 물에 젖지 않게 배려하는 장면도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특별수행단 가운데 한완상 교수는 천지의 물을 두 손으로 떠 마시며 "내가 이걸 마시러 왔다"고 했고, 백 명예교수는 "두 정상이 위대한 일을 했다. 제재를 하나도 위반하지 않으면서 이 많은 일을 해내셨다"고 얘기했다.

천지를 떠나는 길에서는 가수 알리가 진도아리랑을 불렀고, 그 자리에 있던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에게 "진도가 제 고향입니다"라고 큰소리로 외쳤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백두산에서 내려와 삼지연초대소에서 문 대통령 내외는 김 위원장 내외와 마지막 오찬을 했다. 김 대변인은 삼지연초대소에 대해 "연못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일부러 잔디밭에 천막을 치고서 점심식사를 대접하더라"라며 "7명의 실내악단이 연주도 했는데, '예스터데이', '마이웨이' 등 대부분 팝송을 연주했다"고 전했다.

오찬 후 판문점 회담 때 '도보다리 회담'을 재연하듯 두 정상은 초대소 앞 다리 위를 산책하며 배석자 없이 단둘이 대화를 나눴다. 이에 대해 이 여사가 "도보다리 걸어가실 때 모습이 연상된다. 그때 너무 멋있었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전한다.

또 오찬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관계자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등이 김 위원장에게 작별의 술잔을 권했다고 김 대변인은 회상했다. '김 위원장이 작별주를 전부 마셨느냐'라는 물음엔, 김 대변인은 "그때그때 달랐다"고 했다.

백두산 등반 하루 전인 목란관 환영만찬 공연과 관련해서 에일리는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지코는 '아티스트', 알리는 '365일'을 각각 불렀고, 작곡가 김형석은 알리와 함께 '아리랑' 피아노 연주를 했다. 마술사 최현우의 마술쇼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이에 앞서 18일 자신을 "요술사"라고 소개한 마술사 최현우를 보며 이 여사가 “제가 없어지나요?”라고 말하자 좌중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방북 기간동안 가장 바쁘게 움직인 사람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다. 특별수행원으로 다녀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제1부부장이 4ㆍ27 판문점 정상회담 전에 출산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여정이 평창올림픽에 왔을 때 만삭이었던 게 맞고, 4ㆍ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는 출산을 하고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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