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이 비치는 여름별장...그들의 오두막 스투가(Stuga) 이야기
스웨덴이 비치는 여름별장...그들의 오두막 스투가(Stuga) 이야기
  • 김기수 교수
  • 승인 2018.09.14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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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김기수 교수]

이런저런 일들과 여행을 겸해 유럽에 있었기에 엄청난 무더위로 기억될 2018년 한국의 여름을 체감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유럽 역시 상상 이상으로 무덥게 느껴졌는데, 현지인들 말로는 이상기온 탓에 예년에 비해 10도 정도나 더 기온이 오른 탓이라고들 했다.

스웨덴 역시도 기상관 측 이래 최고의 더위에 기록적인 가뭄까지 겹쳐 나는 체류 내내 땀께나 흘려야 했다.

하지만 북반구 고위도에 위치한 탓에 여름이 짧은 스웨덴에는 이상고온에 힘들어 하면서도 대체로 모처럼 찾아온 여름다운 여름을 반기는 사람이 많은 듯 보였는데, 오늘은 올 여름 스웨덴에서 잠시 엿본 그들의 여름휴가를 기억해 본다.
 
스웨덴에서의 며칠은 지인이 소개해준 친구의 스투가(stuga)에 묵기로 했다. 스투가는 호숫가나 해안가에 위치한, 보통은 통나무로 널판으로 만든 오두막집을 일컫는 스웨덴 말이다.

필자가 지난 여름 스웨덴에서 며칠을 보낸 스투가. ⓒ출처 : 김기수 교수
필자가 지난 여름 스웨덴에서 며칠을 보낸 스투가 ⓒ출처 : 김기수 교수

구조는 대체로 간단해서 1~3개의 방과 부엌 겸 거실, 테라스로 구성되고 외부에 화장실이나 사우나를 두기도 한다. 예전에는 사냥꾼이나 벌목꾼, 농부들이 잠시 지내는 간이 숙소나 별채처럼 사용되다가 20세기 중반부터 산업화 및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이후에는 도시인들의 여름 별장으로 많이 이용되는 작은 집이다.

물론 가장 최근에는 도심에서 벗어나 한적한 거주지를 찾는 사람들이 상시 거주공간으로 삼고 있다고도 한다.
 
이번 여름에 내가 묵었던 곳 역시 숲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통나무 스투가로 무척이나 아늑하고 정감어린 분위기가 돋보이는 집이었다. 다만 너무나도 전통식이었던지라 전기는 물론 수도도 없었기에 첫날에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전기도 수도도 없고, 가장 가까운 가게까지 차량으로 최소 25분 정도는 소요되는 오지(?)에서 그렇게도 즐겁고 편안하게 지내는 스웨덴 사람들을 보면서 나 역시 며칠이나마 마음의 위안을 얻게 되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거동이 다소 불편해진 집주인 할머니는 어렵지만, 맏딸 부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년 여름휴가를 거의 스투가에서 보낸다고 한다. 그런데 곁에서 며칠 보니 딱히 일정이랄 것도 없다. 간단한 식사를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수영이나 일광욕, 독서, 아니면 주변 산책이 전부다. 가끔 필요한 생필품이나 식수 조달을 위해 가끔 밖에 나갔다 오는 정도를 빼면...

짧게는 보름 정도부터 길게는 한 달 이상을 불편해 보이는 시골 별장에서 심심해 보이는 일정으로 보내는 것이 최고의 휴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이분들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스웨덴 사람들이 공감하고 인정하는 점이다.

2018년 스웨덴 통계청 자료에서도 스웨덴 사람들의 일상대화에서 가장 흔한 주제 중 하나가 스투가라고 한다.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스투가에서의 휴가와 관련한 연구에 따르면 스웨덴 사람들이 스투가를 그토록 사랑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편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인 ‘자연에 대한 애정’, ‘자아개발을 통한 개인주의’, ‘평등주의’를 스투가에서의 생활을 통해 제대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누구나 평등하게 자연과의 조화를 누리고 그 속에서 자기를 되돌아보며, 그것을 통해 개인 간의 평등에 기반한 공동체주의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런 것들이 스웨덴식 사회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조화를 이끌어냈다고도 한다.

자연의 일부로서 개인은 자연과의 조화를 무엇보다도 중요시하므로 이런 실존의식은 스웨덴의 강력한 환경보호로도 나타난다고 할 수 있겠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것은 자연의 일부로서의 개개인을 보호한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하지 않겠는가?
 
작은 시골 오두막 하나에 그러한 의미와 맥락이 담겨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치다할지 모르겠으나, 올 여름 경험한 스투가에서의 여름휴가는 분명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일부로서의 자신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스웨덴 사람들을 만났던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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