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장 인기에도 공급 부족…국ㆍ공립 200만 원대 比 사설 2000만 원까지
수목장 인기에도 공급 부족…국ㆍ공립 200만 원대 比 사설 2000만 원까지
  • 신중한 기자
  • 승인 2018.09.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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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애도는 팽개치고…묘지업체ㆍ브로커 등쌀로 소나무 한그루 6000만 원 폭리

[데일리즈 신중한 기자]

전국 산지임야의 묘지(봉분묘)화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그나마 가족묘와 납골당으로 봉분묘가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석물 묘지 형태는 유지되고 있다.

이에 '인간은 자연에서 왔으니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라는 자연장(수목장ㆍ잔디장ㆍ화초장 등)이 주목되고 있다. 게다가 산림을 훼손하지 않는 매장 문화로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물론 후손들도 상대적으로 마음이 가볍다.

그런데 수목장 유행 분위기를 틈타 사설 수목장과 슬픔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이 난립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합리적인 가격의 공설 자연장(산림청과 지자체 운영)은 공급이 부족하고, 일부 사설 수목장은 소나무 한 그루에 725만~2240만 원을 받는다. 심하면 6000만 원에서 최고 1억5000만 원이나 요구하기 때문이다.

산림청 산하 산림복지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이용 가능한 추모목 한 그루 분양 비용은 국립 232만 원, 공립 10만~150만 원인데 비해 사설 수목장은 공설보다 10배 넘게 폭리를 챙기는 셈이다.

여기에다 각급 공원묘지의 상술과 브로커들은 수고(수고)가 1m도 안 되는 작은 소나무나 편백나무 등을 줄세워 식재해 놓고 2위목, 4위목(木)이라며 100~200만 원을 추가로 선(先)결제를 하라는 종용을 하고 있다.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한 공원묘지의 수목장림. 1m남짓의 소나무와 편백나무들이 줄이어 식재돼 있다. ⓒ데일리즈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한 공원묘지의 수목장림. 1m남짓의 소나무와 편백나무들이 줄이어 식재돼 있다. ⓒ데일리즈

4일 중앙일보 칼럼과 다수의 사례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사례를 들을 수 있다. 자연장(주로 수목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은 한정돼 있어 이 같은 논란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상대적으로 수도권에 몰려 있어 지역별 수급 불일치가 갈수록 심해지는 게 문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자연장 이용률은 2016년 기준 16.7%이지만 2027년에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의 자연장지는 2012곳(2016년 기준)이지만 공설은 52곳뿐이고 그나마 합리적인 비용으로 수목장 이용이 가능한 국공립 시설은 3곳(양평 포함)뿐이다. 반면 비싼 사설 수목장은 1100곳이 넘는다.

게다가 기존 공설 장묘 시설들은 수목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시설 확장을 고민 중이다. 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해법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 관리가 가능한 공설(국ㆍ공립) 자연장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다.

산림청은 2021년까지 양평 외에 대구ㆍ경상권, 광주ㆍ전라권, 대전ㆍ충청권, 강원권에 각각 1곳씩 모두 4곳의 국립 수목장림을 만들 계획이다. 산림조합 중앙회도 전국을 8개 광역권으로 나눠 14개 부지를 대상으로 수목장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대중적이면서, 공공화가 추진중인 와중에 자연 그대로의 숲을 훼손하지 않고 비석 등 석물조차 세우지 않는 수목장림을 2008년 경기도 가평과 경남 밀양, 2016년 충남 서천에 검토됐으나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이런 틈을 이용해 비싼 사설 수목장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개 치고 있다. 특히 갑자기 초상을 당해 황망해 하는 유가족들에게 소나무 한 그루에 수천만 원을 받고 분양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경기도 남부의 한 사설 수목장은 소나무 한 그루에 5000만~6000만 원을 부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공설 장례시설 관계자는 "소규모 사설 수목장의 경우 관리비를 선납 받은 뒤 잠적하거나 몇 년이 지나면 시설을 방치해 장기적·안정적 사용에 어려움이 생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문제는 이른바 브로커들의 극성이다. 지난달 부모님의 여윈 강모 씨(서울)는 평소 나무 밑에 묻어달라는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경기도 양주군 장흥면 한 공원묘지를 찾아 수목장을 상담했다.

상담은 공원 묘지 사무실에서 했는데 전화가 온 곳은 사설 장례업체. 게다가 2곳의 상담 내용은 그때그때 달랐다. 과정을 종합해 보면 4위를 모실 수 있는 나무 한 그루의 결제를 먼저 해 커미션을 챙기려는 업체와 그렇게 하기 위해 할인을 제시한 업체의 가격에 대해 공원 묘지 측이 제동이 이어지는 씁쓸한 모습을 마주했다.

경기도 양평의 하늘숲추모원 수목장림 전경  ⓒ하늘숲추모원 홈페이지
경기도 양평의 하늘숲추모원 수목장림 전경 ⓒ하늘숲추모원 홈페이지

친자연적 수목장은 산림청 산하 산림복지진흥원이 관리하는 경기도 양평의 하늘숲추모원 수목장림과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은하수공원 잔디장(평장) 등 다양한 형태의 장묘 문화가 서비스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처음 개장한 양평 하늘숲추모원의 경우 수목장(소나무ㆍ잣나무ㆍ굴참나무)이 인기를 끌면서 2012년에 이미 90%가 분양됐다. 2013년 면적을 48헥타르로 확대해 개장했으나 전체 6315그루 나무(유해 6만2480위 수용 가능) 중에 8월 말까지 80%(5028그루)가 분양됐다.

산림청은 또 수목장 활성화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공공 수목장림 50곳을 추가로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추모목의 생태적 관리와 산불 및 병해충 방제 등을 위해 산림전문 관리자인 수목장림 코디네이터를 육성하고, 수목장림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우수 수목장림 지정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도시형 수목장 분양을 시작한 세종시 은하수공원의 경우 전체 88그루 중 안치율이 56.6%로 불과 1년 만에 이미 절반을 넘었다. 이에 따라 인근 소나무 군락지 노송 40그루를 정비해 내년 10월에 산림형 수목장으로 분양할 예정이다.

인천가족공원의 정원형 솔향기 수목장(71그루, 560위)은 이미 지난해 안치가 끝났다. 이에 따라 섬잣나무 92그루(약 1500위)를 추가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2005년을 기점으로 화장이 매장을 추월한 것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기존 매장 묘를 개장한 뒤 화장해 자연장에 모시거나, 납골당에 봉안해오던 유해를 자연장으로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1998년 8월 당시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화장(火葬)한 것을 계기로 화장률은 1994년 20.5%에서 2016년에 이미 82.7%로 20년여 만에 4배로 급증했다.

이 와중에 봉분묘는 급속히 줄고, 납골당과 자연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 년 된 조상의 봉분묘를 개장해 자연장으로 옮기거나, 심지어 납골당도 답답해 보인다는 이유로 자연장으로 바꾸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난 5월 별세한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수목장을 선택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구 회장의 유골은 평소 고인이 직접 가꿔온 경기도 광주 곤지암의 화담숲 인근 소나무 밑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연간 사망자는 28만 명이었고, 현재 전국의 묘지는 1억5265만 기나 된다. 지난해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 초과)로 진입하면서 2025년에는 연간 37만 명으로 사망자가 급증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렇게 장례 건수가 늘어나는 만큼 장례업자와 그에 속한 브로커들의 얄팍한 속셈들이 판칠 것으로 보여진다.

 

담당업무 : 사회·미래부
좌우명 : 합리적 시민을 대변하고, 사회에 전달하는 작은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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