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갑질ㆍ채용비리' - 협력업체, '벙어리 냉가슴' 뒤에는 공정위, '묵인'…제대로 밝혀질까
[단독] 현대차, '갑질ㆍ채용비리' - 협력업체, '벙어리 냉가슴' 뒤에는 공정위, '묵인'…제대로 밝혀질까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8.08.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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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현대ㆍ기아자동차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 전현직 관계자들에 대한 뒷거래가 밝혀지면서 논란이 불고 있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대기업과 공정위의 검은 커넥션에는 이름 모를 협력업체들의 눈물이 숨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대기업인 현대차는 공정위 전현직 관계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신 공정위의 기본업무인 공정거래를 저해시키는 현대차의 비리를 묵인한 것이다.

특히 '비리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는 공정위가 대기업의 불법행위를 인지하고도 내부 이권을 위해 사건을 덮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것.

아울러 대기업인 현대차는 문제가 돼 부과될 수 있는 과징금을 협력업체에 떠 넘기는가 하면, 이를 은폐하려는듯이 협력업체의 입을 틀어막고 있어 보인다. 협력업체로서는 눈 뜨고 당하는 갑질인 것이다.

지난 22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받은 김학현(구속기소) 전 공정위 부위원장의 뇌물수수 혐의 공소장에는 김 전 부위원장이 자신의 딸을 이노션에 채용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현대차그룹 총수 일가 지분이 29.99%(2016년 기준)인 ㈜이노션이 공정위로부터 '사익 편취 규제 대상 회사'로 지정돼 집중적으로 관리되던 사실을 알고 김 전 부위원장이 일부러 접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과적으로 채용 청탁이 오간 후인 2016년 11월1 실제 1등인 경쟁자 A씨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던 김 전 부위원장의 딸은 안건희 이노션 대표와 경영지원실장의 배려(?)로 16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영전략 부문 최종합격했다.

김 전 부위원장 등 공정위 전직 간부들은 지난 16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에 의해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한 채용비리로 끝나지 않았다. 특혜 취업을 대가로 현대차그룹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준 공정위가 현대차 핵심 협력업체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 사건을 무마한 정황이 드러난 것.

지난 14일 시장경제에 따르면 문제의 기업은 지난해 갑질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서연이화(구 한일이화). 옛 한일이화는 1993년 현대차의 1등급 협력업체로 지정된 후 급격히 성장했고, 현재까지 현대·기아차의 1차 벤더로 자동차용 실내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시장경제가 입수한 공정위 내부 문건에 따르면, 서연이화는 2010년 부당 납품단가 인하 문제로 직권조사를 받았다.

당시 공정위는 1차 벤더인 서연이화가 현대차그룹 특유의 '약정 CR' 갑질 행위를 그대로 2차 벤더에 적용했다고 판단했다.

'약정 CR'이란 특정 부품에 대한 최저가 경쟁입찰을 시키고 하청업체와 계약한 뒤에도 일정 기간에 걸쳐 단가를 후려치는 약정 조건을 뜻한다. 이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제4조 2항 7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불공정행위다.

하지만 하청업체들은 이러한 약정을 입찰서에 기재하지 않으면 낙찰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대차의 불공정행위가 서연이화로 이어지는 불공정행위로 인해 8개 수급사업자들이 최저가로 입찰한 금액보다 약 2억 원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 받은 것을 확인했다.

조사 과정에서 서연이화 측은 수급사업자들의 제안에 의한 자발적인 단가 인하였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이러한 입장은 정당한 이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공정위는 산정 기준 하도급대금 1400여억 원의 3%에 해당하는 기본과징금 42여억 원에 다수의 감경 가이드라인을 적용, 결과적으로 조정과징금 7억7215만 원을 책정했다. 과징금 부과점수는 56점이었다.

아울러 공정위는 내부 문건에서 "피심인(서연이화)은 2009년도 매출액이 4400억 원에 이르는 현대자동차의 1차 대기업 수급사업자로, 수년 간 당기순이익이 흑자일 뿐만 아니라 재무상태가 양호함에도 하도급대금을 부당결정한 행위는 위법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원청업체인 현대ㆍ기아차가 1차 벤더인 서연이화에게 약정CR을 강요하고 서연이화가 다시 2차 벤더 하청업체들에게 단가 인하를 적용했지만, 공정위 차원에서는 원청사인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거나 무마했다는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현대차가 2ㆍ3차 하청업체들이 공정위에 투서할 경우 보복 조치를 하도록 1차 협력업체에 지시를 내린 정황도 포착됐다.

28일 시장경제가 입수한 공정위 내부 문건을 다룬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월 "현대자동차 구매 총괄본부에서 협조 요청이 와서 관련 내용 전파 및 사전공유 차원에서 알려드리오니 참고하시길 바란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만도는 내부 담당들에게 보냈다.

만도 역시 제네시스 EQ900 등 현대기아차 고급차를 중심으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을 납품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판매되는 현대ㆍ기아차는 대부분 만도의 ADAS를 채택했다.

또한 만도는 현대차그룹의 주력 계열사 현대모비스와 피말리는 경쟁을 하면서도 전체 매출의 50% 가량이 현대ㆍ기아차와의 거래에서 나오고 있어 현대ㆍ기아차의 기침은 나비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해당 문건 내용은 현대차가 내릴 수 있는 보복 조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내용은 "상기 관련 과징금이 부여될 경우 책임과 연계된 (2ㆍ3차) 협력사는 해당 금액 만큼을 (납품 대금에서) 공제하라는 현대차 구매본부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적시됐다.

또한 "그래서 현대차 구매(본부)에서는 만도는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라 보이지만 협력사들과 관련이 있는 부서에 (보복 조치를) 전파해 (고발이나 투서와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예방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문제를 고발한 협력업체의 하도급대금을 정산하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만큼을 제하고 지급하라는 불법행위를 종용한 것이다.

아울러 앞서 문제 제기한 '약정 CR' 단가 후려치기도 부족해 협력업체에 대한 보복을 준비하는 현대차는 사실상 국내 시장을 수요독점하고 있는 거대 공룡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이다.

자동차관련 하도급업계에선 "예전에는 공정위가 왜 그렇게 사건을 덮는지 명확하게 이해 할 수 없었는데 최근 뉴스를 보니 이제야 상황을 알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나 지금이나 공정위와 대기업이 손을 잡고 있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데 재취업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 아니겠느냐"고 취재 매체에 되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채용 문제는 이노션과 통화하라"며 "(협력업체와 관련해서는)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노션 역시 김 전 부위원장 자녀의 채용 비리 건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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