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ㆍ혁신성장 정책…소득불평등 심화 가중으로 '사실상 전환 필요'
소득주도ㆍ혁신성장 정책…소득불평등 심화 가중으로 '사실상 전환 필요'
  • 신중한 기자
  • 승인 2018.08.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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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중한 기자]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일자리 증가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 소득분배도 10년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지적에도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으로 왈가왈부 논란만 가중시켰고,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전면적인 궤도 수정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결국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 소비를 증대시킴으로써 경제를 성장시킨다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패러다임은 취업자 증가 폭이 금융위기 이후 최소 수준으로 떨어지고 소득 분배 악화가 이어지면서 뿌리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까지 놓였다.

24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통계청이 전날(23일) 발표한 가계소득 통계 발표 결과, 소득분배 격차가 10년 만에 최대로 벌어진데 대해 "저소득층 소득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고령화, 업황 부진 때문"이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더 철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계 조사 표본을 보면 70세 이상 노인 가구 비중이 작년 35.5%에서 올해 41.2%로 증가했다"며 "은퇴해서 변변한 소득이 없는 빈곤 노인 가구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선 최저임금을 인상했는데 저소득층의 소득이 줄었기에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했다고 비판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을 일자리를 갖고 있는 저소득 근로자에게 효과가 있고 실직자와 무직자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양극화 해소를 위해 소득주도성장을 더 철저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지금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혁신성장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 입법으로 뒷받침하고 구체적인 결실을 내도록 세부 정책들을 조속히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경제팀으로 불리는 (왼쪽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뉴시스
문재인 정부 경제팀으로 불리는 (왼쪽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뉴시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저임금 정책이 갖는 비중은 소득주도성장의 매우 일부"라며 "소득주도성장에는 크게 가계소득을 늘려주고, 가계지출을 줄여 실질소득을 늘려주고, 사회안전망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소득효과의 3가지 축이 있다. 가계소득을 늘려주는 부분도 임금으로 먹고 살 임금 노동자와 사업할 자영업자가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보면 임금 근로자 정책과 자영업자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관계에 대해 "뗄 수 없는 관계. 분리해서 보는 시각 자체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며 "정치적 책임이 아니라 정책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날 같은 자리에서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도 "소득주도성장은 최저임금 인상 뿐 아니라 사회 안전망 구축 등이 포함된 것"이라며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 필수생계비 절감, 사회안전망 구축, 인적자본확충 이런 것들이 같이 모인 집합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김 부총리가 지난 주말 고용 악화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정부로서는 여간 부담되는 것으로 보인다.

장 실장의 소득주도성장과 대별되는 김 부총리의 혁신성장은 규제개혁을 통해 경제와 사회 모든 분야의 혁신으로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23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근거해서 청와대의 입장은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유지하되 기조 달성 수단인 정책에선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정도로 전해진다.

이런 와중에 혁신성장과 함께 이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등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이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양극화라는 해묵은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되레 고용을 축소해 근로자의 수익을 줄이고, 양극화를 더 심화시키는 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다"며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 전반적인 소득 분배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역설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이 소득 불평등을 키운 셈"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의 경직된 시행이 타격을 주고 있다. 정책 의도와는 다르게 소득이 낮은 계층을 중심으로 충격이 커지고 있다”면서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운 의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사실상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노동시장 상황을 보면 지표를 개선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 정책을 중심으로 정책의 전면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려면 경기를 살려야 하는데 정부 정책들은 노동시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효과가 반감된 것”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소득분배는 사실상 실패했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이어 “소득 분배가 개선되려면 일자리 상황이 풀려야 하는데 내수 경기가 너무 얼어붙어 있어 하반기에도 분배 상황이 개선되기 힘들다”면서 “내수 경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최근 고용 악화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된다"면서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산업구조가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동력들이 전반적으로 떨어져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재정투입 같은 단기적인 처방에 의존하는 모습보다는 장기적인 플랜 수립에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사회·미래부
좌우명 : 합리적 시민을 대변하고, 사회에 전달하는 작은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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