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여성의 변화는 무죄…'F1 레이서' 꿈 이루고, '슈퍼모델'도 탄생하다
중동 여성의 변화는 무죄…'F1 레이서' 꿈 이루고, '슈퍼모델'도 탄생하다
  • 전은솔 기자
  • 승인 2018.06.29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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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우디아라비아 '후견인법' 여성의 삶 제약…여권 운동가는 여전히 옥살이

[데일리즈 전은솔 기자]

지구상에서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는 유일한 국가였던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여성들의 도로 운전이 전면 허용됐다. 아울러 최초의 여성 슈퍼모델도 탄생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0시를 기해 사우디 모든 여성들은 아주 사소한(?) 억압에서 해방됐다.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인 사우디는 종교적 이유로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왔던 것에서의 해방이다.

이 날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 원(F1)'에서 평생의 꿈을 이루는 사우디 여성도 탄생했다. 그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개최하는 F1 대회에서 직접 경주차 운전대를 잡았기 때문이다.

그간 사우디 여성들의 권리는 많은 제한을 받아왔다, 사우디 자국 여성들의 지배하는 '후견인 법(마흐람)'이 존재한다. 남성 후견인이 없이는 운전도 할 수 없었고, 신체를 가리는 전통복장을 함부로 벗을 수도 없었다.

이 법에 따르면 사우디 여성들은 아버지가 사망했거나 없을 경우, 그녀의 남편이나 남자 친척, 또는 남자 형제와 아들에 의해 행동에 제한을 받는다. 아울러 남성 후견인 없이 다른 남성들과 함께 있을 수 없고, 전신을 가리는 전통 복장 ‘아바야’를 착용해야 한다.

프랑스 F1 그랑프리에 참가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아실 알 하마드.  ⓒ인터넷 커뮤니티
프랑스 F1 그랑프리에 참가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아실 알 하마드. ⓒ인터넷 커뮤니티

28일(한국 시간)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최초로 슈퍼 모델이 된 탈리다 타메르에 대해 보도했다.

사우디에서 태어난 탈리다는 파리 패션 위크를 통해 모델로 데뷔한 후 세계적인 패션 매거진 '하퍼스 바자'의 7-8월호 커버 모델이 됐다.

테이머는 이탈리아인 어머니와 사우디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다. 그녀는 매해 외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그리스를 향하면서 모델의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탈리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인 최초의 여성 모델이 되겠다 다짐했다"라며 "나는 아름답고 강인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을 대표할 것이다. 그들이 가야 할 방향성을 내가 대신 제안할 것"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간 사우디에서 열리는 패션쇼는 여성 관객들은 엄격하게 제한됐으며, 남성 관객이 있는 쇼에서는 여성 모델 대신 드론에 옷이 걸려 런웨이에 등장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같은 사우디 출신의 아실 알 하마드는 프랑스 F1 그랑프리에 참가해 경주용 차량을 몰았다.

그녀가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된 것은 현재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경제 개혁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여성의 운전 허용 등 여러 개혁 조치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아랍뉴스에 따르면 아실은 사우디 여성 중 최초로 페라리를 소유하면서 사우디 모터스포츠연맹의 첫 여성 회원이며, 사우디에서 열린 자동차 관련 시상식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4일 아실은 FI 참가 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오늘은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이 허용된 날이며, 사우디의 여성 모터스포츠가 탄생하는 날"이라며 "나는 차세대 어린 소녀들이 직업으로 모터스포츠에 도전하길 바라며,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최초로 슈퍼 모델이 된 탈리다 타메르. ⓒ인터넷 커뮤니티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최초로 슈퍼 모델이 된 탈리다 타메르. ⓒ인터넷 커뮤니티

사우디는 중세 이슬람 시대의 질서를 추구하는 '와합주의'에 따라 1932년 건국 이래 지난 86년간 여성의 운전을 금지해왔다. 그러나 빈살만 왕세자는 올해 초 여성의 운전과 공연ㆍ운동 경기장 입장에 이어 군 입대까지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사우디 교통부는 이달 초부터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여성들에게 국내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기 시작했고, 24일 0시를 기점으로 사우디 여성의 운전이 전면 허용됐다.

아랍뉴스는 현재 사우디에서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여성이 2000여 명에 이르며, 2020년까지 300만 명의 여성이 운전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는 여성 인권 신장을 요구한 운동가들을 연달아 체포ㆍ구금하는 등 모순적 행보로 비판을 받고 있다.

ABC뉴스는 이와 관련 지난달 구금됐던 여성 운동가들 중 일부가 석방됐지만, 아직까지 최소 6명이 감옥에 갇힌 상태라고 전했다.

국제앰네스티는 구금된 여성 운동가들이 사우디의 반테러 법정에서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20여년 간 감옥살이를 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앰네스티 중동 책임자인 사마 하디드는 "사우디 여성들이 마침내 운전할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하지만, 사우디에서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운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감옥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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