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를 되돌아 보며..."스웨덴처럼 정치하는 정치인이 되라"
6ㆍ13 지방선거를 되돌아 보며..."스웨덴처럼 정치하는 정치인이 되라"
  • 김기수 교수
  • 승인 2018.06.19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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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에게만 맡기지 않아...'정치는 정치인과 국민이 함께 만들어 간다'

[데일리즈 김기수 교수]

ⓒ사진 출처 : 스웨덴 국회(www.riksdagen.se)
ⓒ사진 출처 : 스웨덴 국회(www.riksdagen.se)

2018년 6월 13일에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여러 의미로 큰 획이 그어진 날로 아마도 두고두고 회자될 듯싶다. 선거 결과에 심오한 정치적 분석과 셈법을 떠나, 한편에서는 그간 우리 정치의 난맥 중 하나였던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 무관심이 조금씩 해소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몇 년 전 실시된 한국 사회의 신뢰도 조사에서도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집단으로 정치인과 국회가 선정되었던 일을 떠올려보면, 새삼스럽긴 해도 앞으로 조금은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지금이야 많은 분야에서 가장 안정적인 제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나라로 꼽히는 스웨덴이지만 20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세계에서 파업이 가장 빈발한 나라 중 하나였다. 오죽했으면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당시 인구의 1/4이 고국을 떠나 타국으로 이민을 떠났겠는가. 물론 거기에는 파업 외에도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랬던 스웨덴이 새로운 사회로 변모할 수 있었던 중요한 이유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정치(인)와 국민 간 상호 이해 증진과 신뢰 회복을 통해 정치가 순기능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정치인은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국민들 역시 정치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감시와 격려를 병행해 왔던 것이다.
 
오늘날 스웨덴식의 사회복지체제를 웅변하는 '국민의 집(Folkhemmet; People's Home)'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페르 알빈 한손(Per Albin Hansson, 1885~1946)은 총리 시절, 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 하면서 수많은 시민들과 다양한 일상의 대화를 나눈 서민적 풍모로 아주 유명했다고 한다.

한손이 심장마비로 서거한 뒤 수상이 된 타게 엘란데르(Tage Erlander, 1901~1985)는 ‘국민의 집’을 완성시킨 정치인으로 평가되는데, 역시 20년 넘게 총리생활을 했지만 자기 집 한 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할 정도의 청렴함을 보여주었다. 은퇴 후 집에서 우연히 발견된 총리실 볼펜을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와 총리실에 반납하고 갔다는 그의 부인 이야기도 전설처럼 전한다.
 

1982년 알메달렌 정치주간에 참석한 울로프 팔메. ⓒ사진 출처 : 알메달렌 정치주간 홈페이지(http://www.almedalsveckan.info)
1982년 알메달렌 정치주간에 참석한 울로프 팔메. ⓒ사진 출처 : 알메달렌 정치주간 홈페이지(http://www.almedalsveckan.info)

엘란데르의 뒤를 이어 스웨덴 총리가 된 울로프 팔메(Olof Palme, 1927~1986) 역시 국민들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대화를 통해 스웨덴 사회를 튼튼하게 만들고자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1968년 팔메에 의해 시작되어 현재까지 매년 7월 스웨덴 동남부 고틀란드(Gotland) 섬에서 진행되는 '알메달렌 정치주간(Almedalsveckan; Almedalen Week)'은 일종의 정치축제로, 총리를 비롯한 주요 정당의 지도자와 주요 기업의 경영자들이 일반 국민들과 어울려 다양한 이슈와 관심 사안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 기회가 되고 있다.
 
스웨덴 국민들 역시 정치인들에게만 정치를 맡겨두지 않는다. 스웨덴에서는 4년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의회 선거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9월 두 번째 일요일로 정해져 있다. 선거일이 일요일이라는 것도 그러려니와, 더 놀라운 것은 투표율이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2014년 총선거 투표율은 85.8%였다.

스웨덴 정치가 높은 투명성과 신뢰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인들 스스로의 노력도 있겠으나, 한편으로는 그토록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는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에라스무스(Erasmus)는 우신(愚神) 모리아(Moria)의 입을 빌어 "인간의 일 어느 것에도 무관심하지 않은 그런 사람을 택하는 편"이 가장 현명한 투표를 하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지난 13일이 우리에게도 특별한 체 하지 않는 정치인과 정치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는 국민이 함께 이해하고 신뢰하는 길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날로 오래 기억되기를 바래본다.

필자 : 김기수(한국외국어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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