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있는 삶’ 만드는 주 52시간 근로시간…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저녁 있는 삶’ 만드는 주 52시간 근로시간…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 신중한 기자
  • 승인 2018.06.18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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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중한 기자]

주 52시간 근로, 근로시간 단축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작용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의 입장을 쏟아내고 있다.

주 52시간 시행으로 어려움에 처한 한 집안의 최저 수급자, 중소기업 사장 등 다양한 계층에서 급여 감소를 우려하는 사연들이 쇄도하는 이유가 뭘까?

정부가 주장하는 주 52시간 단축 근무는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고할 수 있다. 저녁 시간만 제공하고 저녁을 채울 수는 없다는 불만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8일 서울경제에 따르면 부산에서 살고 있는 세 아이 아빠라고 밝힌 한 청원인의 게시글은 ‘누굴 위한 근로시간 단축인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회사에서 근로시간 단축에 맞춰 오는 7월1일부터 3조2교대로 운영한다고 하는데 세 자녀를 키우려면 12시간씩 2교대 7일을 해도 힘들 지경”이라며 “52시간으로 가면 급여가 주는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게시자는 “알뜰살뜰 아껴서 10년을 교대 근무하며 주택을 융자받아 구입해 넉넉지는 않아도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며 “급여가 갑자기 줄어드는 것도 힘든 일인데 부채 부담까지 어찌 살아가야 할지 눈앞이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글을 살펴보면 “(자산ㆍ사업소득에 비해) 가장 작은 근로소득을 근로단축을 통해 나눈다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근로자들은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을 더 못해 안달인데 소득이 제일 적은 근로자들만 옥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래서 주 52시간 단축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주 52시간 단축 폐지시켜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52시간으로 단축을 하면서 도대체 (최저)시급은 왜 올린 거고 더욱 이 나라에서는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진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일반서민들은 특근으로 간신히 먹고 사는데 시간을 단축하면 먹고 살 일들이 걱정”이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시급제 근로자라고 소개한 한 글쓴이는 “월급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시급제인 저희로서는 너무나 부당한 정책”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성수기에 열심히 벌어 비수기 대출이나 육아에 보태고자 하는 집들도 있다”면서 “특근은 특근으로 남겨 둬야지 어떻게 딱 7일 전체로(일주일을 7일로 본 해석) 불법이라 할 수 있나”라고 덧붙였다.

이에 또 다른 게시자는 “본업에서의 근로시간은 줄었겠지만 그로 인해 부업을 하게 돼 실질적으로 인당 노동시간이 증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본급 200만 원도 안되는 데 3인 가족 평균 고정 지출 비용은 월 200만 원이 넘는다”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노동자들이 줄어든 소득을 벌충하기 위해 부업에 대거 나설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은 중소기업 사장 및 자영업자도 예외는 아니다. 자신을 소규모 제조업자라고 밝힌 게시자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상황에서 근로시간 단축 조치마저 적용되면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그는 “공정작업 특성상 2교대가 필수이지만 이 경우 일자리안정자금 대상에 해당 되지 않는다”며 “근로시간 52시간 단축 조치로 소화할 수 없는 물량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베트남 등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라고 밝힌 게시자 역시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인상, 식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많은 자영업자가) 종업원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근로자는 8시간 근무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하고 영세사업주는 전 가족이 매달려 12시간씩 일해야만 하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다.

한 청원글 게시자는 “강제로 획일화시키는 것은 내가 저녁 8시에 잔다고 대한민국 전기 공급을 저녁 8시에 차단시켜버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며 “이 같은 조치가 더욱 서민만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이런 법안을 만들고 처리한 관계자가 최저 시급을 받는 사람이거나 근로 시간 대비 특근이라도 해서 수당을 더 타야 가족 생활이 가능한 사람은 아니라고 본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말 그대로 ‘삶의 질’을 높이고 ‘저녁 있는 삶’도 좋다지만 그것도 경제력이 있어야 누릴 수 있다는 당연한 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지난 4월 청년학생문화제 기획단 단원들이 근로시간 단축 촉구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청년학생문화제 기획단 단원들이 근로시간 단축 촉구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있다. ⓒ뉴시스

이런 의견과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자조적인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사 댓글에는 “모든 정치인들도 시급제로 월급받아라. 주52시간 철저하게 지키고 최저임금 7530원으로 정확하게 시급계산하고,. 월 156만 원에서 세금 16만 원 빼고 140만 원 수령해서 결혼하고 애 낳고 공부시키고 즐거운 저녁을 보내고 행복한 주말을 보내면서 사세요”, “대부분 정부에서 시행하는 노동정책은 공무원이나 대기업근로자들을 위한 것.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서민들의 삶을 개선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삶의 질도 극단적으로 앙극화되고 있다. 제발 책상머리가 아니라 현장 좀 살펴봐라”라는 의견이 달리고 있다.

다만  근로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수입이 줄어들 수도 있겠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세계적으로 긴 노동시간을 유지할 수는 없다. 낮은 급여로 길게 일해야 먹고 살 수 있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는 옹호 의견도 극히 일부분 보이고 있다.
 

담당업무 : 사회·미래부
좌우명 : 합리적 시민을 대변하고, 사회에 전달하는 작은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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