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장은 촌놈', 의문의 출신성분 공개…구속 피하려는 꼼수?
'하나은행장은 촌놈', 의문의 출신성분 공개…구속 피하려는 꼼수?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8.05.31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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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행장 선처' 직원 동원 탄원서 작성 요구…노조 반대로 제출 안하기로

[데일리즈 신상인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하나은행이 조직적으로 직원에게 '탄원서'를 쓰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함 행장의 구속영장 발부와 함께 수사의 칼끝이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까지 겨눌지 주목되고 있다. 검찰이 김 회장 등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 건으로 다시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채용비리 조사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하나은행이 임직원 동원으로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함 행장의 '선처'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쓰게 한 것도 이러한 맥락을 미리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것.

게다가 하나은행 측은 탄원서의 도입과 본문ㆍ맺음말 등 작성요령 양식을 만들고, 어떤 내용을 써야 하는지까지도 예시와 함께 직원들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31일 SBS 보도에 따르면 하나은행 비서실이 임원들에게 함영주 은행장에 대한 탄원서를 쓰게 하고 작성요령까지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임원들에게 전달된 문서에는 예시를 참고하라고 적혀 있고 자필로 탄원인 이름을 쓰라고 돼 있다. 그 작성요령은 '함영주 은행장의 상징성'이라며 예시로 '시골 출신', '고졸', '시골 촌놈'이라는 별명 등을 제시했다.

함 행장을 소탈한 성격이라고 강조하면서 옹호하는 내용도 담게 했다. 하나은행 통합과정의 헌신과 기여를 쓰라면서 예시로는 피인수은행 출신으로 직원을 잘 이해하고 공정한 인사를 한다는 점을 들기도 했다.

그리고 '예시를 참고해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반드시 본인의 언어로 작성할 것, 구성은 도입과 본문, 맺음말로 해라' 등 논술 쓰기 요령 같은 작성요령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탄원서의 목적을 '불구속', '감경' 등 선처해달라는 식으로 마무리하라는 요구가 담겼다.

하나은행 노조는 이 문서가 비서실에서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문서를 받은 임원들은 다시 각 지점장한테 보냈고 서울과 수도권 지점 직원들에게도 전달됐다.

직원들은 탄원서를 쓰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강제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그 이유에 대해 하나은행 직원은 "자발이라면 어떤 집계가 이루어지지 않아야 정상인데, 분명하게 누군가가 했고 안 했는지 집계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하나은행 직원은 "회장님 연임 문제가 있을 때 부서별로 사내 게시판 글을 작성하게 하는 게 있었다. '연임을 우리는 지지한다' 이런 식으로 요구됐다"고 SBS는 보도했다.

하루 전인 30일 하나은행 채용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함 행장에 대해 업무방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의 구속 여부는 6월 1일 결정된다.

다만 하나은행 측은 탄원서는 직원들이 안타까운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지만 직원 동원 논란이 일자 법원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노조 측의 반대로 탄원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검찰은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관련된 혐의로 함 행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김정태 회장에 대한 소환사실도 공개했다.

이 같은 수사진행상황과 관련 검찰 관계자는 "최 전 원장과 김 회장은 형식적으로 피의자지만, 시민단체의 고발에 따른 피고발인에 가깝다"고 밝혔다.

현재 김 회장에 대해서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채용비리의 몸통'이라며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최 전 원장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원이 '일부 은행만을 대상으로 편파적으로 채용비리를 검사했다'며 직권남용 등으로 고발장을 낸 상태다.

앞서 금감원 조사에서 김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정황이 나왔고, 최 전 원장도 하나금융 사장 시절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보도가 나오면서 금감원장에서 물러났다.

수사가 채용비리에 초점이 맞춰 진행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함 행장 이후 회사 '윗선'인 김 회장에 대한 조사까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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