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안 만나"…다만 "마음 변하면 주저말고 전화ㆍ편지하라"
트럼프 "김정은과 안 만나"…다만 "마음 변하면 주저말고 전화ㆍ편지하라"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05.25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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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에 앞서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9일에는 북한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석방됐다.

북한의 전향적인 비핵화 행보와 달리 정상회담을 거부한 미국 측의 반응은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북한 고위층들의 날선 반응과 미국이 회담 성과를 부정적으로 예측하면서 지레 포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아울러 북미 정상회담이 백지화됨에 따라 '문재인 프로세스'는 타격을 받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핵 중재자'로 '비핵화→종전선언→평화체제 구성'의 프로세스를 추진해왔다.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은 취소됐다. 세계가 지속적인 평화와 위대한 번영 및 부를 누릴 수 있는 위대한 기회를 잃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다음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적절치 않다(inappropriate)"라면서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근거,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을 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오랜 동안 준비된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 능력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우리의 것은 거대하고 강력하다. 나는 북한에게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22일(현지시각)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내달 12일에 열리지 않을 가능성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했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언급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각)에도 백악관에서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묻는 질문에 "무슨 일이 생길지 두고 볼 것"이라며 "무엇이 되든 다음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그러자 북측도 이 같은 미국 측의 북미회담 결렬 가능성 언급에 대해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조미(북미)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문제를 최고 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면서 최 부상은 '리비아식 비핵화'를 언급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정치적 바보'로 매도하며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핵 대(對)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 보다 앞서 '선(先) 핵포기, 후(後) 보상'을 언급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 발언에 대해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도 "우리는 처참한 말로를 겪은 리비아와 다르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북ㆍ미 양측의 결렬한 언급은 다가오는 북미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신경전이라는 분석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물밑 협상 과정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그에 따른 '보상 로드맵'을 두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편지로 말한 며 "(마음이 변할 경우) 주저하지 말고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쓰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회담 재고의 '단서'를 삼아 정상회담 일정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한 외교 분야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회담은 (노벨 평화상까지 거론될 정도로) 개인적인 인기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제무대에서 미국 대통령과 나란히 서기를 바랐던 김정은 위원장도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일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북한은 북쪽 갱도인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한 것으로 시작으로 서쪽 갱도인 4번 갱도와 단양장을 폭파하고 생활동 본부 등 5개 건물을 폭파하면서 지난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12년간 북한 핵실험의 상징적인 장소였던 북한의 핵심 핵실험장 폐기했다.

그러면서 북한 측은 단순한 보여주기 차원이 아니라는 비핵화의 진정성을 재차 강조했다. 우리 정부도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실천한 의미있는 첫 조치"라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이 북한도 아닌 미국 측의 주장으로 취소되자 한반도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담당업무 : 정치·통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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