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칼럼] 북한 핵문제는 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나?
[장기표 칼럼] 북한 핵문제는 왜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나?
  • 장기표 대표
  • 승인 2018.05.20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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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장기표 대표]

본 칼럼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의 양해를 직접 구하고 게재한다. 장 대표는 과거 유신 체제와 군부 독재에 대항했던 민주화운동의 대표적인 재야 정치가. 특히 민족 통일, 진보 정치, 경제ㆍ복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말하고 있다. <편집자 주>

북한 핵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되어 가는 듯이 보이다가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6월 12일로 예정되어 있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여기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가 이루어질지도 의문이지만, 설사 합의가 이루어지더라도 북한 핵문제의 완벽한 해결은 어려울 것 같아서 말이다.

왜 이런 상황에 이르렀을까? 근본적으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지만,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잘못 대응해서 북한이 중국을 지원세력으로 끌어들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정부는 너무 호들갑을 떨었다. 언론과 국민 또한 너무 들떴다.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아직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고 또 해결의 전망이 꼭 밝은 것도 아닌데도, 마치 북한 핵문제가 다 해결된 듯이 설쳐댔으니 말이다.
북한이 미국의 북폭위협과 대북제재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을 계기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어야 한다. 그런데도 한국정부와 미국정부가 잘 대처하지 못해 중국의 지원을 받도록 함으로써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한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건설에 나서리라고 보았다면 그것은 엄청난 착각이다.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경제건설 또한 남한이나 외부의 지원에 의한 것은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은 외국 유학 경험이 있는 신세대로 김일성이나 김정일과는 다를 것이라고 말하면서 경제건설을 위해 개방에 나서리라고 보는 것은 권력의 속성을 모르는 소리일 뿐이다. 개방과 경제건설은 북한의 정권유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의 개방을 전제로 중국식 개방이냐 베트남식 개방이냐 하는 추론들은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남한의 과도한 대북경제지원 제안과 미국 폼페이오 장관의 ‘북한 판 마샬플랜’ 발언은 북한의 진정한 의도를 모른 데서 나온 것으로, 이번에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 고위급 회담을 거부하고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이었음을 직시해야 한다.

또 한 가지 북한에 ‘체제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많이 하나, ‘체제보장’을 누가 할 수 있으며, 어떻게 할 수 있다는 것인가? 평화협정을 맺고 북미수교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북한의 제제가 보장될까? 그래서 체제를 보장한다고 해도 이것을 믿을 북한도 아니다.

‘체제보장’이란 북한의 정권유지를 의미하는데, 그것을 외부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또 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북한 내부의 문제이며, 북한 인민이 결정할 문제다. 북한 인민이 싫어하는 정권을 왜 외부에서 유지시켜 준단 말인가?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은 ‘체제보장’을 믿거나 경제견설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힌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북폭위협과 미국 주도의 경제제재를 도저히 버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한도 미국도 조심스럽게 대응했어야 하는데, 너무 낙관한 나머지 지나치게 대응해서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한국정부의 과잉 대응도 문제지만, 특히 미국이 지나치게 대응한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기대하기보다 중국에 의존하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본래 북한은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혀 북미관계를 개선함으로써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보려고 했는데, 미국이 이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북미정상회담을 갖기로 하자말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초강경인사인 폼페이오와 볼턴을 국무장관과 안보보좌관으로 기용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과 정상회담을 해 보았자 자기들의 의도가 충족될 수 없으리라고 보게 되었다.

북한의 의도는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중국은 멀리 하고 미국과 가까워지려는 것이었는데, 미국의 태도로 보아 이것이 전혀 먹혀들지 않을 것 같았다.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어떤 협상도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다시 중국에 기울게 된 것이다.

여기다가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미국으로 가져가겠다느니 하면서 너무 과도한 주장을 폄으로써 대화 상대방에 대한 예의마저 없었다.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에 응하지 않을 수 있는 명분을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의 지원을 약속 받고서 북미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하게 되었다. 북한과 중국은 40일 사이에 두 번이나 정상회담을 했는가 하면, 다렌회담 직후에는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으로 하여금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요구에 부응할 필요가 없음을 설득하면서 중국의 지원을 재차 약속했을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믿을 곳이 생긴 것이다.

중국은 왜 북한을 지원하려 하나? 그동안 중국도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반대해서 북한과의 관계를 단절하다시피 하면서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에도 적극 동참했다. 사실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을 없게 하는 데는 중국의 역할도 대단히 컸다. 중국과의 관계가 좋고 중국이 계속해서 북한을 지원했던들 북한이 핵무기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았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던 중국이 이번에 북한에 대한 지원을 약속한 것은 북한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편에 설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북한의 의도가 그러했다. 중국이 이를 간파하고서 곤혹스러워 하던 차에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을 해 보았자 북한의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것 같으니까 다시 중국에 지원을 요청하게 되었고, 중국은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실책을 범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 북한은 중국을 믿고서 미국과의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당분간은 버틸 수 있다고 보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미국의 요구 곧 완전하고도 즉각적인 해무기 폐기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으로서도 회담 결렬이 부담스러워 북한의 요구인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핵 폐기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이렇게 되면 북한 핵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는 알기 어렵다. 무엇보다 자신은 이전 정권과는 다르다고 너무나 자주 공언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에 이전 정권처럼 단계적이고 동시적인 핵 폐기 합의를 하게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CVID 곧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가 관철되지 않으면 회담 결렬을 선언할 가능성도 대단히 크다. 이렇게 되면 군사옵션이 거론될 것이고, 이것은 한반도에 전쟁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북한 핵문제가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는 이유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미국이 군사옵션을 선택하는 일은 없게 해야 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것이고, 이것은 미국에도 결코 이롭지 못함을 설득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서는 남한이 미국의 북폭을 반대한다고 해서 미국이 우리의 요청대로 북폭을 하지 않을 나라는 아님을 알게 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때문만이 아니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북한을 폭격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의 북한 지원 약속으로 북한 핵문제의 해결이 어렵게 되었다고 보아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북한 폭격을 고려할 것 같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는 관계를 좋게 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중국이 용인하게 되면, 이것은 중국의 국가안보와 경제발전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임을 알게 해야 한다.

결국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한반도의 통일 밖에 없다. 북한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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