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폐지?...'스승' 없어진 지 오래된 교육현장의 무너진 교권
스승의 날 폐지?...'스승' 없어진 지 오래된 교육현장의 무너진 교권
  • 전은솔 기자
  • 승인 2018.05.15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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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인권 만큼 교사 권익 보장 필요…'스승의 날'이 싫은 교사들의 국민 청원

[데일리즈 전은솔 기자]
교사들 사이에서 '스승의 날'에 대한 폐지 요구가 나오고 있다. 교권이 추락한 지 오래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는 정말 케케묵은 전근재적인 추억일까?

그런 분위기를 떠난 상황에서 스승에게 감사를 표한다는 기념일이 의미가 퇴색해버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스승의 날'에 대한 폐지로 보여진다.

스승의 날인 15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스승의 날을 폐지해달라는 청원 글이 다수 올라와 있다. 전날 청원 게시판에는 "스승이 없는 스승의 날은 차라리 폐지 또는 휴일지정해 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랐다.

지난달 20일부터 진행 중인 "스승의 날을 폐지하여 주십시오"라는 청원에는 1만 명 이상이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외에도 "스승의 날 폐지 청원", "스승의 날 폐지", "스승의 날을 폐지해주세요” 등 비슷한 청원 글이 다수 게시됐다.

해당 청원 글 내용은 대부분 추락한 교권과 관련해 "더 이상 스승인 교사는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등 스승의 날 자체의 존재 의미가 없어졌으니 차라리 폐지해달라는 취지다.

지난 2015년 출석을 확인하는 교사를 한 학생이 빗자루로 내리치고, 다른 학생은 교사의 머리까지 밀치는 '교사 빗자루 폭행 사건'은 충격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발생한 교권침해만 2500여 건, 폭행과 욕설도 모자라 교사 성희롱까지 이어졌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급기야 일부 교사들은 스승의 날을 없애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린 것이다.

가장 많은 동의를 구한 스승의 날 폐지 청원 작성자는 "모든 책임을 학교에 떠넘기며 교사를 스승이라는 프레임에 가두어 참고 견디라고 하면서 교사는 있지만 스승이 없다는 말은 또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왜 이 조롱을 교사들이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청원글 게시자는 "교육 현장에 스승이 없어진 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지금 교육 현장의 젊은 교사들은 억측 같은 오해와 지탄을 받으며, 학생과 학부모에게 존중 받지 못하고 스스로의 방어권 조차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면서 하루를 간신히 버텨나가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게다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스승의 날은 더욱 가시방석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스승의 날 선물과 관련한 부정청탁금지법 해석 관련 문의에 "학생 대표 등의 공개적 카네이션 선물만 가능하다는 원칙이 자리 잡길 바란다"라고 답변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배가되는 모습이다.

결국 스승의 날을 기념해 자신을 가르쳐주는 교사에게 꽃이나 기프티콘 등 선물해서는 안된다. 손으로 쓴 감사 편지에 대해서는 부정청탁금지법에 위배되는지에 대해서 권익위의 공식적인 답변이 나오지 않았다.

이에 학부모들도 권익위 해석을 두고 온라인에서 "스승을 도둑처럼 취급하느니 차라리 스승의 날을 폐지해라", "그런 카네이션을 어느 교사가 받고 싶겠나", "대표만 카네이션을 줄 수 있고 편지나 종이접기 꽃도 지양하라는 권익위 해석은 교사의 마음을 돈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는 저급한 인식" 등의 개탄 섞인 목소리를 냈다.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과도한 법 해석에 사기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도 불편하긴 매한가지라는 것.

전현직 교사들 역시 스승의 날에 대해 보여주기 식 행사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교사의 역할을 보장할 수 있는 조치를 하는 것이 오히려 스승의 의미를 살리는 길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스승의 날 폐지 논란까지 등장한 것에 문제 의식을 갖는 견해가 있다. 이들은 문제의 원인을 교권 추락으로 진단하면서 '학생 인권'에 대한 접근만큼 교사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우리 사회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김희규 신라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권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부모들의 공동체적인 참여는 중요하지만, 교원의 전문성 자체를 불신하고 인정하지 않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라며 "교권을 인정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제도적으로 교권 보호에 대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대표 등이 공개적으로 제공하는 카네이션은 허용되고, 학생들이 직접 '스승의 날' 문구가 들어간 감사 의미의 현수막도 금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돼 허용된다.

또한 졸업한 학생과 스승 간이나 담임 등을 맡지 않아 평가·감독 관계가 아닌 교사와 제자도 직무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청탁금지법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경우 졸업생은 100만 원 이하의 꽃과 선물을 할 수 있고 직무관련성이 없는 사제 간에는 학생이 5만 원(농수산물은 10만 원) 이하의 선물이 가능하다.

초중고교가 아닌 유치원의 원장과 교사도 청탁금지법에 적용을 받는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공공기관 직장어린이집의 경우 원장은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지만 보육교사는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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