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중립화 화장실...사회 평등ㆍ통합의 척도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문화
성중립화 화장실...사회 평등ㆍ통합의 척도가 될 수 있는 또 다른 문화
  • 홍세영 교수
  • 승인 2018.05.0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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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남자화장실이 어디에요?” 또는 “여자 화장실이 어디인가요?” 라고 묻는다면?

[데일리즈 홍세영 교수]

2007년 스웨덴을 처음 방문했을 때 가장 신선했던 충격은 바로 화장실을 남녀 구분 없이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한국은 남자화장실과 여자화장실로 구분되어 있고 각각 화장실에 장애인 칸을 별도로 두고 있었는데 스웨덴은 남녀 공용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 이유를 통역해주신 현지 분께 여쭤보니 “양성평등”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런 화장실을 “성중립화 화장실”이라고 한다. 당시 나의 고정관념에서 공공 화장실은 남녀가 분리된 화장실로 머릿속에 박혀 있었기 때문에 공공지역에서 남녀가 화장실을 함께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스웨덴은 유명한 관광지 빼놓고는 대부분 성중립화 화장실이다. 관공서는 물론이고 학교, 음식점, 도서관 등 대부분의 장소에서 남녀가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고 있었다.
 
한국에 와서 스웨덴의 성중립화 화장실에 대해서 소개하면 여기에 대한 대부분의 반응은 “이상하지 않아?” 였다. ‘이상하냐고?.... 글쎄’, 사실 남녀 공용화장실이라는 인상보다 개인 화장실이라는 인상이 더 강했다.

화장실 1실에 변기는 물론 세면대, 수건 등이 있었고 공간도 넓었고 청결했기 때문에 어색하기 보다는 익숙했다. 즉 한국의 카페에 있는 여성 화장실과 같은 인상을 주었다.
 

한국의 성중립 화장실은 현재 인권재단 사람, 한국다양성연구소, 성공회대학교 등 일부 단체에 설치돼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한국의 성중립 화장실은 현재 인권재단 사람, 한국다양성연구소, 성공회대학교 등 일부 단체에 설치돼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이 성중립화 화장실은 남녀평등을 넘어서 인권적 문제로 성소수자들에게도 차별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화장실 푯말은 하나에 남성, 여성 그리고 중성(남성 반 여성 반 표시)그림이 있다. 몇 개월 전 모 기사를 보니 제 4의 성까지 나왔다고 한다. 제 1의 성은 이성애자, 제 2의 성은 동성애자, 제 3의성은 양성애자, 4의 성은 무성애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성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한 사회가 건강해지려면 개인의 성적 경향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최근에는 성중립화 화장실에 장애인도 포함하면서 “모두를 위한 화장실(All People Restroom)“의 명칭으로 전환하고 있다. 성별에 상관없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함께 쓰는 화장실로 만들고 있다.

향후 성중립화 화장실은 세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 재임시절 백악관에 처음으로 성중립화 화장실을 설치했고, 이는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최근 한국도 일부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모두를 위한 화장실(All People Restroom)“를 시도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역풍이 심하다.

사실 한국은 시기상조인 듯하다. 아직 “모두를 위한 화장실(All People Restroom)“을 받아들이기에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유교주의 문화적 유산, 여자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각종 성범죄,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 장애인에 대한 편견 등이 보편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모두를 위한 화장실(All People Restroom)“을 설치하기 힘들 것이다.
 
어쨌든 화장실 하나로 그 사회의 평등정도나 통합정도를 알 수 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필자 : 홍세영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 전 한중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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