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명사 '보수' 궤멸 초 읽기?…홍준표식 뒷걸음질은 '나쁜 보수'를 만든다
일반명사 '보수' 궤멸 초 읽기?…홍준표식 뒷걸음질은 '나쁜 보수'를 만든다
  • 강정욱 기자
  • 승인 2018.05.02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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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강정욱 기자]

자유한국당의 이미지가 시류(時流)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완고하고 일방적이다. 그 선두에 홍준표 당 대표가 있고 김성태 원내총무와 장제원 대변인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들은 말로써 여론을 거스르고 있다. 이러한 징후는 여론조사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선거를 앞 둔 여론조사에서 보수를 대변한다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침묵의 나선 효과'로 인한 여론조사 응답을 꺼려하는 보수층이 일부 존재하는 건 사실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높고 정국 주도권도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현실에 주목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른바 '침묵의 나선 효과'란 특정 사안에 대한 입장이 다수와 일치하면 그에 적극 동조하지만 아닐 경우 침묵하는 경향을 말한다.

정당 지지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지지율이 낮을 경우 응답을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지지 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한국당 지지층이 여론조사를 회피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면서 완전히 잘못됐다고 치부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최근 보수의 발언은 기존의 콘크리트 보수표라도 확보하려는 어쩔 수 없는 선거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막말은 도를 넘어섰다. 홍 대표나 김 원내대표, 장 대변인과 극우 보수라고 말할 수 있는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들이다.

이런 와중에 홍 대표는 오는 6ㆍ13지방선거에 대해 "광역단체장 6석을 지키지 못하면 (당 대표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대구ㆍ경북, 울산, 경남, 대전에서 자유한국당이 우세를 보인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부산과 충남은 박빙이고, 최대 승부처인 서울 판세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양강구도로 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이런 발언을 한 지난달 초 여론조사기관의 데이터와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4월 3~5일)에서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49%에 이른 데 반해 한국당 정당 지지율은 13%에 그쳤다. 서울의 경우 51%대 14%, 대전ㆍ세종ㆍ충청도 민주당 42% 대 한국당 7%로 여당이 훌쩍 앞서 나갔고, 부산ㆍ경남ㆍ울산에서도 44%대 18%로 민주당이 크게 차이를 벌린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은 대구ㆍ경북에서만 30%대 27%로 오차범위 내 우위를 점했을 뿐이다.

리얼미터 4월 첫째 주(4월 2~6일) 전국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도 민주당이 51.1%로 50%대 초ㆍ중반의 강세를 이어갔고, 한국당은 20.8%의 지지를 얻는 데 머물렀다. 서울의 경우 민주당이 53%, 한국당이 16.9%를 기록했고, 대전ㆍ세종ㆍ충청에서도 49%대 21.4%로 민주당이 한국당에 더블스코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내세운 한국당의 서울 시장 선거 승리는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러한 기조는 이후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이면서 홍 대표와 김 원내대표, 장 대변인의 언사는 나아지지 않았다.

과거 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진영은 노무현 민주당 후보 진영에 줄곧 밀리면서도 ‘숨어 있는 5%’가 있다며 역전을 장담했다. 결국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투표 결과는 여론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노무현 후보가 이회창 후보를 2.3%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지난 20대 총선에서의 공천파동은 이러한 사실을 다시한번 증명했다. 지난 2016년 4ㆍ13총선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배신자 심판', 이한구 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의 개혁(?)공천 실패와 김무성 전 당 대표의 옥새(당 대표 직인) 파동은 선거를 제대로 말아 먹었다.

당시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은 기본이고 180석을 장담하는 분위기였으나 총선 결과는 122석, 제2당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새누리당의 총선 참패가 없었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도 막았을 수 있었다는 개연성이 커 보인다.

그 결과는 대선으로 나타났다. 그 직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란 분수령이 있기는 했지만 보수의 전성기는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막을 내렸고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 1년 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도 구속되면서 같은 처지에 놓였다.

지난 총선과 대선의 과오를 씻기 위해 당명까지 바꾼 자유한국당. 그러나 '독고다이(특공대) 홍준표', '버럭 준표'가 달라질 수 있을까?

한국당 창원시장 후보 공천에서 탈락한 안상수 창원시장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위장평화쇼', '주사파 숨은 합의' 등 발언에 대해 "너무 나갔다"고 평가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한국당을 탈당한 남 지사는 4월 초 "보수는 달라져야 하며 언어 습관부터 고쳐야 한다"며 "사용하는 언어조차 품격을 갖추지 못한다면 국민이 '보수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홍 대표를 겨냥했다.

100명도 더 되는 국회의원을 거느린 정당에서 국회의원도 아닌 당 대표의 독주체제, 당 지도부의 여론을 거스르는 파행이 계속 이어진다면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은 또 한번 보수를 주저앉일 수 있다.

보수의 가치가 진보의 가치보다 못하다는 근거는 없다. 보수는 우화(羽化)를 하든 변태(變態)를 하든 지금보다 훨씬 진화해야 한다.

그러면 보수는 살 수 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세상이 모두 변하고 있는데 당사에 붙여 논 구호만 변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리고 그 변화를 평가 받는 선거에서 계속 패배한다면 그 때는 늦다.

담당업무 : 정치·통일
좌우명 : '자본'을 감시하고 '권력'을 견제하는 눈은 작아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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