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임원 성비는 男 96 : 女 4…달라지지 않는 유리천장 허물기
국내 기업 임원 성비는 男 96 : 女 4…달라지지 않는 유리천장 허물기
  • 강수연 기자
  • 승인 2018.04.11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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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기업의 동일현상과 은행권 채용비리 이어 국내 제약사, 화장품 업계까지 망라

[데일리즈 강수연 기자] 국내 30대 기업의 임원들에 대한 남녀 성비를 조사한 결과 '유리천장 허물기'는 역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 남성 임원이 2973명, 여성이 120명으로 무려 96:4의 성비를 나타내 국내 기업의 여성임원의 부족이 드러났다.

이는 상당수 기업들은이 직급이 높아질수록 여성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 금융권과 국내 제약업계의 여성 차별은 논란이 되기에 충분하다. 이에 여성 일자리와 고위직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기업문화와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은행권의 채용비리가 터지면서 일부러 여성 행원에게 감점을 준 사실까지 드러나며 남성 중심의 사회인식이 변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애초에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는 여성 직원의 인재 풀(Pool)이 적은 탓인지, 임원급에서 여성 비율은 한 자리 수 밖에 되지 않았고 제약업계와 화장품업계 역시 다르지 않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3월 14일부터 4월 2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2017년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시총 상위 30대 기업 3556명 임원들의 출생연월과 성별을 조사한 결과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른 것이다.

11일 이를 전한 뉴시스에 따르면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는 지난해 은행권 임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이 여성보다 4~8년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격차가 가장 큰 곳은 KB국민은행으로, 남성이 평균 20년4개월 근무하는 반면 여성은 그 절반 수준인 11년8개월이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대리ㆍ행원급 여성 비율은 46.5~69.3%로 남성과 대등했으나 책임자(차장ㆍ과장)급으로 올라가면서 34.8~46.1%로 소폭 감소했다. 부지점장급에선 11.5~21.1%로 급감했고 지점장급에선 채 10%에 미치지 못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당시 남성 직원보다 여성 직원을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많았는데, 이것이 오늘날 은행 고위층의 여성 임원 부족 현상과 닿아있다"며 "사회 분위기상 '가장'이라고 인식되는 남성보다 여성이 은행을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EB하나은행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서류전형에서 여성 커트라인을 600점 만점에 467점으로 남성(419점)에 비해 월등히 높게 정해 여성을 더 떨어뜨렸던 것이 금융감독원 특별검사 결과 드러났다. 또 남녀 채용비율을 4대 1로 미리 짜뒀고, 실제로는 5.5대 1로 채용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지난 2015년 남성을 더 많이 뽑기 위해 서류 전형에서 남성 지원자 110여명의 점수를 올려준 정황이 포착돼 검찰에서 수사 중이다.

특히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제약업계의 유리천장은 훨씬 두텁고 높다. 국내에 상장된 제약ㆍ바이오업체 80개사를 분석한 결과, 여성 직원의 비율은 28.8%에 불과했다. 제약업계 여성 임원의 비율 역시 10%가 채 안된다. 이는 글로벌제약사의 여성 임원 53%와 비교하면 성비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국내 제약사 소수의 여성임원 마저도 대다수가 오너 일가에 국한되는 등 한계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여성임원은 2명에 불과한 삼진제약의 경우 1명은 공동 창업주 최승주 회장의 딸인 최지현 이사다.

이 때문에 삼진제약의 경우 내부 직원이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에서 '남성에 비해 늦은 여성 직원의 진급과 급여 등 인사 차별이 심하다며 불매운동기업'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여성들이 많다는 화장품업계도 견고한 유리천장을 깨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성별에 따른 직원들의 평균 연봉을 비교했을 때 남성 직원의 연봉이 더 많았으며 주요 화장품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은 아예 없거나 1명에 그쳤던 것.

8개 주요 상장 기업인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네이처리퍼블릭, 잇츠한불,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에서 영성임원은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토니모리에서 1명이 여성임원이 존재했다.

하지만 토니모리 여성임원 역시 배해동 회장의 장녀 배진형 씨로 1990년생인 그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토니모리 사내이사로 재직 중에 있다.

지난달 8일 '세계 여성의 날'은 올해로 110주년을 맞았다. 110년의 시간에도 여전히 남녀 격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여성 장관을 기용하고, 기업체가 여성 임원 탄생을 크게 보도하고는 있지만 여풍(女風)이 잠깐의 바람으로만 그치지 않으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여성 직원들을 고려한 기업문화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경력 단절이 생기지 않도록 출산ㆍ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정부와 업계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바램과 요구에 귀추가 주목된다.

담당업무 : 생활·이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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