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 중기취업 강권하는 정부…하지만 대기업ㆍ서비스 등 일자리 더 만들어야
청년에 중기취업 강권하는 정부…하지만 대기업ㆍ서비스 등 일자리 더 만들어야
  • 신중한 기자
  • 승인 2018.04.0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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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신중한 기자] 정부가 3조9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으로 사상 최악의 고용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방안을 냈다. 지난 2015년부터 4년 연속 추경 편성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두 번째다.

하지만 청년일자리 창출에 예산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에 대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추가경정예산으로 청년 취업을 돕는 것보다 대기업과 금융ㆍ법률 등의 서비스업, 창업에서 일자리가 늘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정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3조9000억 원 규모의 '2018년 추경예산안 및 세법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예산의 3/4 수준인 2조9000억 원이 청년 실업 해소에 집중 투입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전문가들은 구조조정 관련 추경은 불가피하지만 청년지원 추경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말해 청년에게 중소기업에 취업하라고 강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정부의 계획은 '내일채움공제'을 재설계해 중소ㆍ중견기업 신규 취업자뿐 아니라 기존 재직자도 일정 기간 근속땐 3000만 원을 지급한다. 올해 6만5000명 가량이 수혜받을 전망이다.

10만 명에게는 최대 3500만 원까지 전ㆍ월세 보증금을 1.2%의 저리로 대출해 주고, 교통여건이 열악한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에 근무할 경우 매달 10만 원의 차비도 준다.

기술ㆍ생활 혁신형 창업 지원으로 연 12만 개 기업의 창업을 유도하고, 지역과 해외에서 새로운 취업기회를 창출한다. 중소기업 취업 후 대학에 진학하면 학기당 평균 320만 원의 '주경야독' 장학금을 주는 등 즉시 취ㆍ창업할 수 있도록 역량도 키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총 3조9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면서 청년일자리 대책에 2조9000억 원(74.3%)을 반영했다. 이는 올해 전체 청년일자리 예산 3조 원과도 맞먹는 규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생각을 개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 여건을 개선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고 있는 것.

한 전문가는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금융이나 법률 등 서비스업의 규제를 완화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창업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뉴시스에 따르면 오정근 건국대 금융IT공학과 특임교수는 "(청년취업지원 추경은)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다. 예산만 낭비할 것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하지 않으려고 하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또는 고급서비스업종에 종사하고 싶어 한다"며 "취업지원금을 준다는 것은 너무 현실을 모르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추경에 열거된 사업이 일자리를 만든다기보다 이미 취업이나 고용의사 결정이 끝난 곳에 보조금을 주는 형태일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며 "추가적인 고용 창출 효과보다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왜 중소기업에 안 가려고 하는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중소기업에 근무하면 미래소득이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이번 추경은) 단기적인 대책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청년일자리 대책으로 정부 예산을 쓰는 것도 좋은데 일부는 사업이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는데 사용하면 좋겠다"며 "지금은 효과가 있는지 여부를 아무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핀란드 정부의 보편적 기본소득 제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박 연구위원은 "무작위로 선정된 실업자에게 기본급을 준 뒤 이들이 기본실업을 받지 못한 실업자들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실험하고 있다"며 "일부 사업에서 대조군을 만들어 연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 "기업들은 세금 관련 부문과 최저임금인상을 비롯한 비용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러면 기업들은 움츠러들 가능성이 높다. 그런 상황에서 일자를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아울러 또 다른 전문가는 "노동시장에 처음 진입한 최초 일자리의 임금이 향후 10년 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인생 전체로 봤을 때 손해라서 안 가려는데 굳이 중소기업 취업을 유도하는 것은 '먹기 싫은 것 억지로 먹이는 꼴'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처럼 돈 풀기 정책은 정부 지출 등 수요가 늘어나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재정 투입이 영구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늘어난다 해도 '반짝' 효과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이번 추경안을이 6일 국회에 제출되면 6ㆍ13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야권은 이미 '선심성 퍼주기'라며 반발하고 있는터라 추경이 제때 풀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결국 정부가 규제 완화와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에 따라그 과정과 결과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담당업무 : 사회·미래부
좌우명 : 합리적 시민을 대변하고, 사회에 전달하는 작은 일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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