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졌던 세월호 골든타임…'모르쇠'와 '거짓말' 그리고 '안하무인'
숨겨졌던 세월호 골든타임…'모르쇠'와 '거짓말' 그리고 '안하무인'
  • 전은솔 기자
  • 승인 2018.03.2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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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즈 전은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최순실 등과 회의를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위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정호성ㆍ안봉근ㆍ이재만 전 비서관의 과거 법정 발언이 거짓말로 확인되고 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한 시간 이후 침실에서 나와 보고를 받았고, 최순실과 회의를 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방문했다는 사실 등이 검찰조사로 밝혀졌으나 '침실 4시간'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결정적인 증어능 할 수 있는 '문고리 3인방'은 불과 3개월 전 법정에 나와 최 씨의 '입지'를 상당 부분 축소해 얘기했다 하지만 이번 검찰 조사 발표에 따라 위증을 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의 반응도 논란이 됐다. 침실 속의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어늘했다가 뒤늦게 바로 잡는 헤프닝을 연출했다. 한국당의 '경찰은 미친개'라는 등 설화(舌禍)가 연이어 터지면서 국민적 빈축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는 전날 '세월호 사고 보고 시각 조작 및 대통령훈령 불법 변개 등 사건' 수사 결과에 따르면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오후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문고리 3인방이 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그리고 여기서 박 전 대통령의 중대본 방문이 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최 씨는 이 전 행정관이 운전하는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검색절차도 없는 'A급 보안손님' 자격으로 관저에 들어왔고, 3인방은 최 씨 방문을 알고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이 자리가 세월호 참사 때문에 소집된 것이 아닌 이전부터 주 1회씩 하던 정기회의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은 올해 1월 세차례 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약속이나 한 듯 당시 최 씨의 역할을 '옷 담당'으로 한정했다.

정 전 비서관의 경우 법정에서 "제가 아는 최 씨는 여성, 독신 등 박 전 대통령이 가진 특수성 때문에 저희가 못하는 부분들을 뒤에서 조용히 챙기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최 씨 공소장을 보고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나러 온 주된 이유를 "옷 관련"이라고 대답했다.

또 안 전 비서관은 국선변호인이 정 전 비서관 증언을 제시하며 "최 씨는 어떤 존재였느냐"고 묻자 "저도 그렇게(정 전 비서관이 말한대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전 비서관 역시 "최 씨는 의상 문제로 드나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결과적으로 검찰의 '세월호 7시간' 수사 덕분에 이들 3인이 국정농단 1심 변론 막판까지도 법정에 나와 했던 거짓말도 함께 드러난 것. 

뉴시스 등에 따르면 검찰 관계자는 "안 전 비서관 등이 최 씨와 회의 등을 (검찰에) 밝힌 건 지난 2월이 좀 넘었을 때"라며 "국정원 특활비 용처 등을 수사할 때부터 3인방에게 인간적인 설득을 하면서 이들도 우리에게 어느 정도 마음을 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번 수사결과와 관련해 윤전추 전 청와대 행정관을 위증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윤 전 행정관은 지난해 1월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9시께 관저 집무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고, 10시에 보고서를 전달해드렸다'고 허위 증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2014년 4월 16일에 박 전 대통령이 처음 서면보고를 받은 시간은 오전 10시 19분~20분 이후로 당시 청와대에서 본 '골든타임' 10시 17분이 이미 지났을 때였다. 형법에 따르면 선서한 증인이 허위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당일 오전 10시 20분께 침실에서 나와 보고를 받았다.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이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고, 급기야 안 전 비서관이 침실 앞까지 찾아가 수차례 부른 뒤에야 나온 것.

안 전 비서관의 "국가안보실장이 급한 통화를 원한다" 보고를 들은 박 전 대통령은 "그래요?"라고 말한 뒤 다시 침실로 들어갔다고 한다.

약 2분뒤인 10시 22분께 박 전 대통령은 김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 한 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여객선 내 객실, 엔진실 등을 철저히 수색하여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원론적인 지시를 내리는 데 그친 것이다.

침실 속 박근혜 對 TV 속 세월호 절규...상상할 수 없는 현상

그리고 전 대통령은 이후 최순실이 청와대에 방문한 오후 2시 15분까지 아무런 지시도 내리지 않은 채 침실에 머물렀다. 이후 최 씨와 문고리 3인방 등의 회의 결과 중대본 방문이 결정되고 방문 준비를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오전 10시 41분 간호장교의 의료용 가글 전달만 잇었고 박 전 대통령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거나 상황 파악을 하지 않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중대본 방문 결정 이후에도 오후 2시 53분까지 화장과 머리 손질을 한 후 5시 15분에야 중대본부에 도착해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데 찾기가 어렵냐”는 등의 황당한 질문만 했다. 그리고 오후 6시에 대통령 관저로 복귀했다.

세간의 의문은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엄중한 상황에서도 왜 침실에 머물렀냐는 부분이다. 검찰도 박 전 대통령이 침실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 알아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추론이 가능할 뿐이다.

해당 침실은 TV가 있었기 때문에 수백명의 학생들이 구조되지 못했고, 유가족들이 절규하는 현장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사고의 엄중함을 느끼지 못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이는 셈이다.

의료용 가글만을 사용할 정도로 몸이 안좋았다는 정도만 파악된다. 세월호 사고 당시 침실에 있었던 것만으로는 직무유기 등 혐의를 적용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이 조사를 거부하고 있어 알아볼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정치권과 법조계, 세월호 유가족 등은 아직 밝히지 못한 부분에 대해 더 조사가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4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아 궁금하다"고 말했고, 배서영 4ㆍ16국민연대 사무처장도 "왜 업무를 보고 있을 시간에 침실에 있었으며, 왜 다섯 명이 회의를 했는지 등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측도 "세월호 진실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세월호 진상을 끝까지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전 대통령의 행적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고 밝힌 전날 당 대변인의 공식 논평을 취소하고 "반성한다"는 내용의 논평으로 변경했다.

28일 홍지만 대변인은 논평에서 "실체는 단순하다. 박 전 대통령은 '구조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참사 발생을 알게 됐다"며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홍 대변인은 수정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는 부분을 "박 전 대통령이 편파적으로 수사 받았던게 사실"이라고 수정했으나 비난 여론은 더욱 커졌다.

뒤늦게 확인한 김성태 원내대표는 논평에 대해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장제원 수석대변인이 29일 "세월호 7시간, 우리가 만든 제왕적 권력 앞에 스스로 무기력했던 모습을 반성한다"는 내용의 논평을 다시 냈다.

이어 "한국당은 우리가 만든 제왕적 권력 앞에서 스스로 무너져 견제하지 못했던 무기력함을 반성한다"며 "국민들과 끝없이 소통하며 혁신 또 혁신을 통해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새로운 보수로 태어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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