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 풍납토성 성벽 아래 콘크리트 쓰레기 의혹과 레미콘공장 이전 못하는 이유
삼표, 풍납토성 성벽 아래 콘크리트 쓰레기 의혹과 레미콘공장 이전 못하는 이유
  • 신중한 기자
  • 승인 2018.03.28 0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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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문화재 발견에도 사돈기업 현대차 GBC 위례신도시 레미콘 공급 호재로 '머뭇머뭇'
2차례 콘크리트 쓰레기 더미 발견으로 문화재 훼손 의혹과 복원은 시간끌기로 '나몰라라'?

[데일리즈 신중한 기자]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성벽 발굴 현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커다란 콘크리트 쓰레기 구조물이 발견됐다. 현재 송파경찰서에서 행위자와 정확한 발생 경위에 대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와 송파구 등은 서울 강동구 풍납동 삼표 공장 지하에 2000년 전 고대국가 백제 한성시대의 유물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공장 이전과 풍납토성 복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오는 2020년 백제 풍납토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 매입 등 지난 20여년간 5,700여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상황이다.

하지만 풍납토성 복원사업을 위해 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던 삼표가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소송까지 진행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풍남토성 발굴지 내 콘크리트 쓰레기가 연이어 발견된 사실로 인해 소송의 향방과 삼표 측의 문화재 훼손 의혹, 삼표가 풍납동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등에 대한 석연치 않은 이야기가 회자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제11호 풍납토성 성벽 발굴 현장에서 원인 미상의 길이 40m, 너비 20m, 두께 2~3m(약 1500t 추정) 규모의 대형 콘크리트가 발견됐다. 쓰레기로 추정되는 폐콘크리트 덩어리로 풍납토성 성벽 말단부 상당부분이 없어졌다고 송파구는 설명했다.(사진 = 송파구 제공)  ⓒ뉴시스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제11호 풍납토성 성벽 발굴 현장에서 원인 미상의 길이 40m, 너비 20m, 두께 2~3m(약 1500t 추정) 규모의 대형 콘크리트가 발견됐다. 쓰레기로 추정되는 폐콘크리트 덩어리로 풍납토성 성벽 말단부 상당부분이 없어졌다고 송파구는 설명했다.(사진 = 송파구 제공) ⓒ뉴시스

지난 25일 풍납토성 서(西)성벽 발굴 2차 조사 중 풍납토성 최초로 발견된 성벽 해자 구간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 정비작업 과정에서 길이 14m, 너비 2.5m 크기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나왔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풍납토성 성벽 발굴 현장에서는 지하 0.5m 깊이에서 잔존 성벽이 드러났고, 풍납토성 최초로 문지(門址ㆍ문 터)도 발견되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끈 바 있다.

송파구는 "발굴 지점은 풍납토성 잔존 성벽에서 불과 10여m 떨어진 곳"이라며 "외측 성벽과 성(城) 출입시설이 남아있으리라 추정되는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송파구는 문화재 훼손이 의심되는 콘크리트 쓰레기 더미 발견 후 즉시 문화재청과 협의해 관련 자료와 측량을 통해 경위를 파악했고 1963년 문화재로 지정된 부지임을 확인했다.

서울시와 송파구청, 역사학계가 이곳에 백제 한성시대 풍납토성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는 이유는 과거 일제강점기 당시 삼표 풍납동 공장 부지가 풍납토성 서쪽 성벽으로 인정돼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바를 방증하고 있기 도 하다.

역사문화재 관계자는 "풍납동 토성 지상부가 유실돼 지하에 성벽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하던 성벽에서 성벽터가 발견됐다"며 "삼표 측이 그 동안 눈에 보이지 않아 성벽이 없다고 주장하던 서(西)성벽 유실구간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지역에서 발견된 콘크리트 쓰레기로 추정되는 구조물은 자갈과 모래를 운반하는 벨트컨베이어 하부 구조물로 추정된다. 송파구는 이번에 발견된 콘크리트 구조물 관련 자료 역시 경찰에 제출했다.

송파구는 지난해 9월에도 40m에 달하는 콘크리트 덩어리를 발견하고 지난 1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큰 덩어리의 콘크리트 쓰레기가 나온 것.

해당 부지는 삼표산업 풍납공장 레미콘시설, 과거 강원산업 삼표 골재사업소가 있었던 곳이다.

하지만 삼표그룹의 주력 계열사 삼표산업이 1970~80년대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면서 사용된 만큼 콘크리트로 인한 문화재 훼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해당 지역이 지난 2003년 7월 국가지정문화재 사적(풍납토성)으로 지정됐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11월 첫번째 콘크리트 구조물이 나왔을 당시 송파구는 해당 지역에서 골재와 레미콘 생산공장을 운영한 삼표산업에게 자료제출을 요구했으나 삼표산업은 ‘문화재 훼손이 없다(부존재)’만을 주장하고 명확한 경위에 대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공장 이전 머뭇거리는 삼표...이유는 레미콘 생산과 이동 거리

또 하나의 문제는 삼표 측이 이전을 유야무야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와 송파구는 오는 2020년 백제 풍납토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풍납동 공장 부지 매입 등의 비용으로 5,700여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으나 삼표가 소송을 불사하며 제동을 걸고 있는 것.

앞서 국토부로부터 풍납토성 복원사업 시행 허가를 받은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삼표에 403억 원을 보상하고 18필지를 매입했다. 나머지 5필지와 공장 부지도 모두 매입해 5년간 추가로 5,137억 원을 투입하면서 국가 단위 문화재 복원사업을 진행 할 예정이었다.

아울러 이를 위해 서울시와 송파구 및 국토부, 문화재청은 풍납토성 복원사업을 위해 삼표 레미콘 공장의 이전과 철거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삼표 측이 보상 협의에 불응하고 풍납공장을 계속 운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표 측이 서울시와 합의까지 한 상황에서 풍납공장 이전을 하게 된다면 레미콘 생산과 유통 등에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삼표 공장이 '사돈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 중인 강남구 삼성동 105층의 초고층 사옥(GBC) 부지에서 직선거리로 5km 남짓 위치해 있어 경쟁사 대비 레미콘 공급에 지극히 유리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옛 한국전력 부지에 건설을 GBC를 추진 중에 있다. 이 곳과 인근 위례신도시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기에도 거리상 적합한 위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의 장녀 지선 씨는 현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부인으로 두 회사는 사돈 기업이다. 이에 두 그룹은 여러차례 일감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올림픽대교 남단에 위치해 있는 삼표 레미콘 풍납공장은 성수공장 못지않게 입지 장점이 큰 곳이다. 사진은 서울 풍납동 삼표레미콘 공장 입구. ⓒ뉴시스
올림픽대교 남단에 위치해 있는 삼표 레미콘 풍납공장은 성수공장 못지않게 입지 장점이 큰 곳이다. 사진은 서울 풍납동 삼표레미콘 공장 입구. ⓒ뉴시스

삼표가 풍납공장을 계속 운영할 경우 막대한 물량이 예상되는 레미콘 공급에 있어서 서울권 경쟁업체인 신일씨엠과 천마콘크리트에 비해 운송시간이나 생산량 모두 앞서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삼표산업은 2016년 국토부가 공장 이전과 풍납토성 복원 사업을 승인하자 지난해 3월 대전지법에 소송을 냈고 지난 1월 1심에서 승소했다. 법원은 당시 성벽이 땅 위에 드러나지 않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며 성벽의 존재 근거가 인정하지 않은 판결을 했다.

이에 국토부가 불복해 항소했고 지난해 11월 2심에서는 패소했다. 지난해 10월 일부 매각했던 공장부지에서 토성이 발견된 것 때문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당시 법원은 공장 부지를 수용함으로써 생기는 사익의 침해보다 문화재 발굴로 인한 공익이 더욱 크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에 따라 이달 말 3심 심리 결정과 진행 중인 최종 판결에서도 삼표가 패소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성벽 터 흔적 등 성벽의 존재 여부가 더욱 확실해지고 있고, 삼표 측의 문화재 훼손 의혹이 가려진다면 삼표 측의 최종 패소와 공장 폐쇄 절차는 바로 진행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송파구는 콘크리트 매립과 관련해 성벽 훼손에 대한 강력한 우려를 표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문화재 훼손 행위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등에 해당되는 중대한 범죄"라며 "유사사례 재발 방지와 사후 대책 강구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표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송파구청이 수용했기 때문에 현재 콘크리트 더미를 확인할 수도 없다"며 "오래된 사안이다. 현재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인이 확인되는 문제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안이다. 우리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 정확한 복원 여부에 대해서도 답변하기도 어렵다. 복원 여부는 송파구나 문화재청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 만큼 삼표 측이 인근 위례신도시나 삼성동 GBC 관련 레미콘 공급을 위한 공장 가동이 마무리되면 손해 볼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표 레미콘 풍납공장이 폐쇄되면 관련는 레미콘, 덤프, 벌크 기사 150여 명이 일자리도 문제가 된다. 레미콘 기사들은 대부분 회사 소속이 아니다. 개개인이 독립된 사업체로 회사와 계약을 맺는 협력업체이기 때문에 삼표는 레미콘 기사들에 대해 일자리 보전이나 보상에 대한 책임이 없다.

풍납공장 뿐만 아니라 삼표 성수공장도 남의 일이 아니다. 성수공장 역시 공장 이전 및 철거를 확정하는 지자체와의 협약을 체결함에 따라 120여 명의 레미콘 기사들도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

삼표는 성동구 성수동에도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며 지역 주민들과 환경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어온 바 있다. 서울시와 성동구는 지난해 10월 성수동 공장도 2022년까지 이전하도록 합의하는 협약서를 체결했다.

서울시는 지난 1979년부터 쌍용양회, 강원산업, 삼표산업 등 4개의 골재 공장을 시외로 이전할 것을 명령해 왔다.

현재 대다수의 레미콘 공장이 서울시 밖으로 이전을 했지만 유독 삼표만 끝까지 공장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가 이번에 성수와 풍납 2곳이 이전 협의를 거친 것.

타 기업들이 레미콘 공급에 유리한 서울을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거액의 비용을 들여 이전을 실시했다. 레미콘의 특성상 생산 후 1시간 30분 내에 타설을 마쳐야 하는 만큼 지리적 위치가 중요하다.

반면 가장 늦게 이전에 협의한 삼표의 경우 삼표레미콘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풍납공장의 몽니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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